앞산 상수리나무 위에서 고집불통의 시동생이 형수에게 사랑하는 형수님에게. 그 동안 잘 지내시고 요즘 건강은 좀 어떤지 모르겠네요? 그렇게 기승을 부리던 겨울도 지나고 정월 대보름도 지났네요. 다음 주면 겨우내 얼어붙었던 대동강 물도 녹는다는 우수라 아무리 꽃샘추위가 오는 봄을 시샘한다 할지라도 밀려나지 않을 재간이 없을 것 같군요. 대구의.. 환경과 생태 2009.02.11
앞산 달비골에서 입춘에 딸에게 보내는 편지 해린아, 오늘은 날씨가 따뜻하고 참 좋구나. 오늘은 봄의 문턱이라는 입춘인데 애비가 있는 달비골은 마치 초봄같이 포근하고 이름 모를 새 소리가 종일 들린단다. 몇 일 전만 해도 시끄러운 자동차 소음뿐이었는데 반갑게도 새가 와서 지저귀기 시작했어. 이제 북풍한설 몰아치던 엄동설한의 추위도 .. 환경과 생태 2009.02.04
앞산에서 정월 초 이튿날 보내는 편지 어제는 설이었다. 아무리 어렵다 하지만 모여서 도란도란 이야기도 나누며 제사를 지낼 텐데 또 빠지고 말았다.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없는 게 우리네 인간사이기에 한 쪽을 버리지 않을 수 없어 달비골 입산을 택했다. 이제 이골이 난 어른들께는 덜 미안하지만 자식에게는 고개를 들기 어렵다. .. 환경과 생태 2009.01.28
앞산에서 설날 아침에 형님 두 분을 떠 올립니다. 사용ㆍ광용 형님, 두 분이 세상을 떠난 지 20년이 넘었군요. 그 동안 하늘나라에서 편히 잘 쉬고 계시는지요? 게을러터진 인간이라 형님들에게 성묘조차 제대로 못 하며 사람 구실 못하고 사는 동생을 나무라주십시오. 저는 이번 설에 제사도 같이 지내지 않고 달비골 상수리나무 위에 올라와 있습니다.. 환경과 생태 2009.01.26
아름다운 부부를 보면서...... 부부가 교사인데 자식을 ‘삭막한 도시에서 키울 수 없다’고 결심하고 귀농을 준비해 왔다. 부부 교사면 어지간한 중소기업의 사장보다 낫다고 하는 요즘 세월에 한 쪽을 포기하는 게 그리 쉽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결단을 하고 실행에 옮겼다. 주말마다 농사일을 하고, 방학 때는 가서 .. 삶의 이야기 2009.01.24
대쪽 같은 아버지의 삶에서 배우는 지혜 우리 아버지는 지나칠 정도로 경우 바르고 남에게 거짓말을 못하는 분이다. 예전에 쌀집 해서 돈 안 번 사람이 없는데 되박을 못 속이는 아버지의 대쪽 같은 성품 때문에 우리 집은 돈 벌이는 커녕 겨우 밥 먹고 살았다. 남의 일을 자기 일보다 더 잘 해 주지 않으면 안 되는 결벽에 가까운 성격이다. 거.. 삶의 이야기 2008.11.22
사랑하는 딸들아! ‘0교시 수업’에 야간 강제 학습 때문에 하고 싶은 것 하지도 못하는 너희들을 볼 면목이 없구나.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며 보고 싶은 책도 보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지 고민도 하고, 운동도 하면서 살아가야 할 너희들을 학교란 울타리 안에 가두어 놓고도 아무런 몸부림도 하지 못하는 .. 삶의 이야기 2008.06.02
진보의 탈을 쓴 가부장 청년시절인 90년대 초반 여성학자인 권인숙 씨가 ‘진보적 남성지식인들의 비진보적 여성관’이란 제목의 글이 지금도 뇌리에서 떠나지 않고 있다. 직접 겪어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내용의 글로서 민주화운동을 하다 감옥 갔다 온 아들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자상하기만한 어머니가 ‘아내에게는 폭.. 삶의 이야기 2008.05.23
행복을 위한 보험을 듭시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 행복한 삶을 위해 올해는 보험을 꼭 들도록 합시다. 어, 갑자기 보험을 들먹거려 ‘이 인간이 노가다 그만두고 보험으로 업종 전환했는가’고 의아해 하는 분들이 있을지 모르나 저는 할 줄 아는 게 노가다 말고는 없는데 다행히도 안 잘리고 남의 집 짓는데 전념하고 있습니다. .. 삶의 이야기 2008.0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