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정치

심상정은 경고 이용길 자격정지 4개월이 합당한가?

녹색세상 2010. 8. 24. 02:01

심상정ㆍ이용길 누구의 잘못이 더 큰지 상식적으로 보라!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 후보직을 사퇴하고 유시민 국민참여당 후보를 지지한 심상정 전 공동대표에게 경고를, 충남도지사 후보직을 사퇴한 이용길 전 부대표에게 당원 자격정지 4개월을 결정했다. 이날 중앙당기위원들은 징계 수위를 놓고 초반에 이견을 보이기도 했으나, 논란 끝에 표결 없이 전원이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레디앙에 난 위의 기사를 보고 내 눈을 의심했다. 더구나 당기위원회에서 ‘논란 끝에 표결없이 전원이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는 기사에 더 의아하다. 당의 진로를 앞두고 시끄러움에도 분당 시절 어려운 내용을 쉽게 써 많은 공감을 얻은 친구가 조용하기에 오랜만에 안부도 물을 겸 통화를 했다. “원칙을 말하는 게 당연하지만 정치판의 물을 먹은 사람들은 앞날에 대한 계산을 할 수 밖에 없지 않겠느냐. 그럼에도 원칙은 지켜야 한다”는 말을 나누고 기분 좋게 막걸리 한잔 한 뒤라 더욱 의아하다. 


김상하 중앙당기위 위원장은 이날 회의 직후 <레디앙>과의 통화에서, 심상정 전 대표 징계 건과 관련해 “최근 선거평가나 당의 진로 문제에 대해 당내 논의가 활발히 벌어지고 있다. 그래서 ‘정치적 행위’에 대해 중앙당기위에서 판단하는 것에 대해 의문이 든다”며 “당 대회나 당의 의결기구에서 판단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해, 당론 위배 부분은 배제했다”고 밝혔다. 심상정 씨의 잘못이 더 큰지, 이용길 씨의 잘못이 심한지는 법을 떠나 상식 아닌가?


“절차 위배 부분은 판단했는데, 경기도당 당원들과 충분한 논의가 부족했던 과오는 있었지만 당의 기여도 종합해 심상정 전 대표에 대해 경고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용길 전 부대표 징계 건과 관련해 김상하 위원장은 “진보신당, 민주노동당 등 진보진영의 충남도지사 단일후보였는데 석연치 않은 이유로 사퇴한 책임은 중하다고 보되, 당 활동을 열심히 해온 점을 고려해 이용길 전 부대표에 대해 당원 자격정지 4개월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징계 수위가 당의 기여도와 무슨 상관이 있는가?


위의 기사가 과연 진보정당의 당기위원회 결정이 맞는지 회의가 든다. ‘과오는 있지만 당의 기여도를 종합했다’는 말은 재벌이나 정치인들 재판에서 질리도록 들어온 소리인데 진보정당 조차 따라간단 말인가? 레디앙의 기사가 맞다면 당기위원 전원이 사퇴해야할 심각한 문제다. 당의 기여도가 높으면 징계 수위를 낮추는 게 과연 합당하고 상식적인지 당기위원회에 묻지 않을 수 없다. 이 말은 나처럼 ‘당의 기여도가 낮다면 엄중 징계한다’는 것 아닌가?

 


무엇보다 당기위원장이 변호사라 그런지 보편적인 상식을 뛰어넘는 판단을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 당규를 떠나 상식적으로 판단하자. 선거 이틀을 앞두고 노인들의 파스까지 빼앗아간 노무현의 정치경호실장인 신자유주의자 유시민을 지지한 게 큰 잘못인지, 아니면 당기위원회 판단대로 “진보신당, 민주노동당 등 진보진영의 충남도지사 단일후보였는데 석연치 않은(?) 이유로 사퇴한 이용길의 책임”이 중한지를.

 

이번 당기위원회의 판단은 상식을 뛰어 넘은 것이라 도무지 납득할 수 없다. 최종심인 중앙당 당기위원회가 결정을 했으니 법적으로 어떻게 할 방법이 없어 더욱 갑갑하다. 김상하 위원장을 비롯한 당기위원들은 이번 결정에 대해 당원들과 지지자들이 어떻게 반응을 보이는지 물어 보고 책임을 져야 한다. 누가 당에 더 많은 물적 정신적 피해를 입혔는지 정녕 몰라서 그렇게 결정 했는가? 이제 솔직하게 드러내고 누구와 어떻게 통합하자는 것인지, 진보대중 정당으로 가되 원칙을 분명히 지켜야 하는지 치열하게 논쟁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