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야기

대법원장 차에 계란 투척…50년대 백색테러 부활?

녹색세상 2010. 1. 21. 16:58

강기갑 의원의 국회폭력 사건과 PD수첩 ‘광우병 허위보도'’의혹에 대해 법원이 잇따라 무죄 판결하자 이에 반발한 극우수구 단체들이 법관을 상대로 과격한 행동을 일삼는 경우가 속출해 사회적 우려를 낳고 있다. 이승만 정권 시절인 1950년대 특정 정치적 견해와 어긋나는 판결을 내린 판사에게 보복 협박을 일삼던 악습이 이명박 정권이 들어선 후 화려하게 부활해 사법부의 독립과 법관의 신분을 보장한 헌법 원칙이 훼손될 수 있다는 것이다.

 

▲ 뉴라이트전국연합 회원들이 21일 오전 서울 서초동 대법원 앞에서 '사법부 전면쇄신 촉구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MBC PD수첩 제작진에 대한 무죄판결을 규탄하며 이용훈 대법원장의 사죄를 촉구하고 있다.


대한민국어버이연합과 자유개척청년당 등 4대 극우단체는 21일 오전 7시 무렵 서울 용산구 대법원장 공관 근처에서 PD수첩 무죄 판결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어 이용훈 대법원장의 출근 저지를 시도하고 원장 관용차에 계란을 던지는 몰상식한 짓을 했다. 앞서 어버이연합 등의 단체 회원 30여명은 19일 오전 7시께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에게 무죄를 선고한 서울 남부지법 이동연 판사의 양천구 자택 앞에서 ‘좌익 판결을 규탄한다’며 집회를 열기도 했다.

 


이동연 판사는 ‘누군가가 출근길을 미행한다는 소문까지 돌자 신변에 위협을 느껴 이날 집에 돌아가지 못했고, 남부지법은 현재까지 그에게 경호원이 운전하는 통근 차량을 지원하고 있다. 또 나라사랑실천운동본부와 자유민주주의수호연합 등 다른 보수 성향 단체들은 20일 ’용산참사의 검찰 수사기록을 공개하라‘는 판결을 내린 서울고법 이광범 부장판사 집 앞에서 ’법 질서를 파괴했다‘며 규탄 집회를 열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조국 교수는 “정치적 견해 때문에 개별 판사에게 각종 압력을 가하는 1950년대 관행이 부활하고 있다. 헌법적 원칙을 위협하는 이런 행태는 좌ㆍ우 성향과 관계없이 정부와 사회 각계가 자제를 촉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른사회시민사회의 전희경 정책실장도 “상식과 법 감정에 어긋나는 판결에 항의하려는 심정은 이해하지만 행동의 표출은 그럴수록 차분하고 법질서에 맞게 해야 국민적 공감대를 얻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는 이날 오전 11시 같은 장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PD수첩 무죄판결은 사법부가 살아있음을 보여준 결과”라고 주장했다. 전공노는 “법원이 PD수첩 제작진에게 무죄를 선고한 것은 말 그대로 사법부가 우리 사회의 마지막 보루임을 보여준 판결”이라며 “지난 1년여 간 ‘피디수첩’을 괴롭혀온 정부는 지금이라도 MBC와 국민에게 사죄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사라져 무덤으로 간 백색테러가 이명박 정권이 들어선 후 진보신당을 시작으로 무차별적으로 자행되고 있다. 더구나 사법부의 판결에 대해 반발해 법관의 신변까지 위협하는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짓은 용납할 수 없다. 경찰은 관련자들에 대해 즉각 구속 수사해 일벌백계의 본을 보여줘야 한다. 아무리 경찰이 잡아들인다 해도 검찰이 기소는 할지 걱정이다. 지금의 검찰이라면 그러고도 남을 정신 나간 집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