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밀반출 작전이 있었습니다. 갑자기 수도원에 들어오느라 옷만 가지고 왔는데 갈비뼈 골절 사고라 최소 6주 정도는 지나야 붙는다는 주치의사의 말에 마냥 객지에 둘 수 없어 당원들에게 수청 잘 들기로 소문난 김수청 동지에게 부탁을 했더니 첫 마디에 ‘시간내죠’라고 하기에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릅니다. 다음 날 전화가 와 “예정한 일요일에 갑가지 일이 생겼다”며 다른 날 하면 안 되냐기에 가진 것은 시간뿐이라 “언제든지 좋다”고 했습니다. 요즘 시간이 넉넉한(?) 건성당원도 동행하기로 했다기에 저로서는 기분 ‘짱’이었습니다. 망우공원에서 접선을 해 목적지인 기장군 장안읍 핵발전소로 향했습니다.
눈에 뜨이면 “입원 중이라더니 엄살 아니냐”는 말이 나올 것 같아 야간 반출 작전을 수행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오면서 미리 챙겨 놓은 대로 바로 차에 실었습니다. 핵발전소 부근이긴 하나 바닷가에 왔는데 그냥 갈 수 없어 조수간만의 차이는 별로 없는 지역이긴 하지만 한 장면 찍었습니다. 조용한 포구에 바닷물이 출렁이는데 한 장면 찍는 것도 괜찮더군요. 밥값이 비싼 동네를 벗어나 장안읍 소재지로 가서 저녁을 먹고 커피 한 잔 한 후 대구로 출발 했습니다.
오가면서 이런저런 얘기도 나누는 등 재미있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눈치도 없이 고속도로비도 내지 않는 등 민폐를 끼쳤습니다. 늦은 시간까지 아무런 내색하지 않고 시간을 내 준 두 분께 고맙다는 말을 전합니다. 퇴원 후 뼈가 붙은 후 느긋하게 한잔하면서 빚을 갚아야 할 것 같습니다. 동지애를 느낀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열흘 전에 있었던 일인데 게을러 이제야 올립니다.)
▲ 불이 보이는 곳이 고리 핵발전소입니다. 시간을 내 주신 두 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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