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

왜 무리한 수를 둘까?

녹색세상 2007. 4. 11. 03:42

 몇 일전 집행위원회 때까지만 해도 상근자의 거취 문제는 아무런 말이 없었다고 들었는데 운영위원회 처리 안건으로 느닷없이 올라와 당황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지역위원회 살림살이를 책임질 사람을 뽑는 일인데 사전 조율 전혀 없이 올라왔으니 그저 어안이 벙벙할 뿐이었다. 바둑에 비유한다면 악(惡) 수 중의 최고의 악 수란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그냥 밀어 붙이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생각이 짧은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


한 운영위원이 강하게 문제 제기 하는 것을 보고 감정적으로 치달을 것 같아 “집행위 회의를 그쳐 임시운영위를 소집해 처리하도록 하자”는 중재안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시일이 촉박하다’며 안 된다고 고집을 부린다. 이해 당사자의 거취 문제가 걸려 있을 때 당사자는 그 안건 논의에 배제 시켜야 한다는 것은 회의 진행의 기본 상식임에도 불구하고 그 자리에 앉혀두고 그러는지......  일주일에 세상에 망하는 것도 아닌데 왜 그러는지 중재안 조차 바로 잘라 버리니 회의고 뭐고 다 집어 치우고 나가고 싶었지만 참느라 여간 곤혹스러운 게 아니었다.

 

우여곡절 끝에 중재안이 받아 들여졌으나 개운치가 않다. 무엇보다 중요한 사람의 거취문제인데 이렇게 무리하게 밀어 붙이려는지 모르겠다. 나 같으면 충분히 조율해서 매끄럽게 처리할 텐데 대안이 없으니 그냥 들이밀면 된다는 독선과 오만인지 머리가 둔한지 모르겠다. 박노자의 지적처럼 민주노동당은 ‘40대 운동권 아저씨들의 전당’이란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 같다. ‘소수령들이 둥지를 틀고 앉아 있는 것’이란 말이 딱 맞는 것 같다.


나름대로 다 자기 생각이 뚜렷한 한 고집하는 사람들이 앉아 있는 자리에서 그냥 밀어 붙여 될 일이 아닌데, 대안이 없다 보니 좋은 게 좋다고 넘어간 게 습관이 된 건지 모르겠다. 자기 셈에 관한 한 소시민들은 더 철저하고 치열함에도 불구하고 자본이나 근처에 노는 사람들은 대충 비비면 되는 줄 착각을 하는 것 같다. 인심 잃을 짓을 골라서 하는 것 같아 더 갑갑하다. 내가 안 그런 게 천만다행으로 알아야 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