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달서구청에 일이 있어 갔다가 나오는 길에 후배를 만났다. “형님 동기 중에 ×서치 회사 하는 분 있습니까?”라며 묻기에 “완전 맨땅에 헤딩하다시피 시작해 자리 잡은 걸로 알고 있다”고 했다. “그 자리에 송영선이 와서 같이 저녁을 했다”는 말을 듣자 뚜껑이 열렸다. 30년이 넘게 지난 지금도 중2 시절 내 눈으로 본 그 장면을 잊지 못한다. 교생 실습기간이었다. 영어과 교생으로 온 송영선은 수업 시간 중 아이들이 떠든다고 매를 든 게 아니라 ‘귀싸대기’를 쳐 발랐다. 아무리 학생의 인권이란 말 조차 없던 시절이었지만 해도 해도 너무하다 싶었다.
그런데 그 송영선이 3학년 때 1학년 영어교사로 발령을 받고 온 게 아닌가? 학생들을 어떻게 대했는지 우리 2년 후배들은 잘 알고 있으리라 믿는다. 대구에 코배기도 안 보이던 그 송영선이 요즘 대구 나들이가 잦다는 얘기를 여러 경로를 통해 들었지만 중학교 동문들 모임에까지 왔다는 말에 난 불쾌함을 넘어 ‘인면수심’이란 말을 떠 올리지 않을 수 없다. 비록 내가 맞지 않았지만 그런 폭력적인 인간을 ‘선생’이라 부를 생각은 추호도 없다. 오히려 “아직 현직에 있는데다 다른 선생님들에 비해 나이도 젊고 남학생들 수업 들어가지 않았다”며 사은회 초대를 정중히 거절한 이×태 선생 같은 분이 존경스럽다.
20대 후반 교육청이 가까운 어느 목욕탕에서 쇠파이프로 학생들 머리 때리기로 유명한 통대구를 탕 안에서 만났으나 끝까지 아는 척 하지 않았다. 그런 인간은 기본적인 대접조차 받을 자격이 없다는 생각에 하지 않았고, 그 후 몇 번 봤지만 외면으로 일관했다. 체력 좋은 청년 시절이라 멱살이라도 잡고 창피를 주고 싶었던 게 솔직한 심정이었지만 억지로 참았다.
이라크 파병으로 ‘국가 이익’이 어떠니 하던 송영선의 개소리를 일일이 거론하려면 너무 양이 많아 줄이려한다. 국가 이익을 위해 우리 젊은이들을 이라크로 보내야 한다고 거품 무는 바람에 딴나라당 비례 대표 한자리 꿰찰 수 있었을 것이다. 국방 전문가라면서 ‘전 세계 모든 분쟁의 배후에는 미국이 있다’는 기본적인 사실조차 잊어버리고 ‘미국은 정말 대단한 나라’라고 극찬을 하던 장면은 한편의 코메디로는 걸작이었다. “청년 실업자를 이라크로 파병하자”는 말은 정말 절정이었다. 부모가 되어 자식들 생명을 담보로 돈 챙기는 게 할 짓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그렇게 폭력적으로 학생들을 대하던 영선이의 대구 나들이가 왜 잦은지 알 만한 사람은 다 알 것이다. 제 돈 내고 왔다 갔다 하던 말던 당사자 맘이지만 얼굴 파는 자리에 들러리 세우는 일에 제발 부르지 말라고 정중하게 부탁한다. 그런 자리에 동문들도 가지 말았으면 하는 게 개인적인 바램이다. 영선아, 제발 그만 설치고 다녀라 부탁이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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