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

산재환자를 쥐어짜는 근로복지공단

녹색세상 2007. 3. 6. 02:08

  

  처음으로 요양 연기 신청을 한 게 승인이 났다며 결정통지서가 날아왔다. 그런데 “요양 승인 기간 내 증상고정 및 종결 검토 여부 확인바랍니다”는 문구가 적혀 있는 게 아닌가? 담당자를 찾으니 2월말에 인사이동이 있어 바뀌었다고 한다. 끌어 오르는 화를 삭이며 주말을 보내고 월요일 오전 근로복지공단을 찾아갔다. 곳곳에 낯익은 얼굴들의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게 눈에 들어온다. 바뀐 담당자에게 “사고 발생 시일만을 기준으로 보지마라고 전임자에게 분명히 말했다. 무릎을 수술해 입원해 있다 보니 통증이 심해 손가락은 가볍게 생각을 했는데 통증이 심해 한 달 열흘 가까이 되어 사진을 찍어보니 골절이 된 걸 발견했다. 나도 생각 못 했지만 주치의사가 엑스레이 찍자는 소리 한 번 없었다”며 상황을 재방송 했다.


  “김태촌이나 조양은이란 이름이 자체가 일반인에게는 흉기이듯 근로복지공단의 말 한 마디는 산재환자에게 큰 압력이니 조심하라”고 했더니 “전임자의 실수인 것 같다”며 한 발짝 발을 뺀다. 전원신청서를 작성하면서 했던 말을 도대체 몇 번이나 하는지 모르겠다. 그저 편하게 치료받게 놔두지를 않는다. 이러니 무슨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단 말인가? 물고 늘어지고 악을 쓰면 놔두고 가만있으면 바로 짓밟아 버리는 게 산재환자의 치료와 현업 복귀를 돕는 ‘행정서비스’인지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고객에게 이래도 되는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상복을 넣어갔다. 이상한 소리 튀어 나오면 바로 상복 입고 한 바탕 할 준비를 근로복지공단에 갈 때 마다 해야 하니 이것 또한 여간 머리 아픈 일이 아니다. 당연히 받아야 하는 정당한 권리임에도 불구하고 두 눈 부라리고 달려들지 않으면 못 찾아 먹는 이 현실이 너무 원망스럽다. 다행히 무릎에 대해 일부 병명이라도 승인이 나는 걸로 의학 소견이 나왔다고 하니 안도의 한숨의 쉬어 본다. 일부는 ‘특별진찰’을 가야 한다고 하니 또 스트레스 받지는 않을지 모르겠다. 해당 3차 진료기관에 공문 보내고 진료 예약하고 거만하기 그지없는 교수란 작자들과 머리 굴려야 하는 일이 남아 있다. 그렇지만 몇 개월의 시간을 벌어 놓았으니 이제 한 시름 놓고 좀 여유 있게 계획을 세우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특혜도 싫고 법적으로 보장한 권리를 가만있어도 찾을 수 있는 것을 원하는 것뿐인데 왜 이게 ‘별난 짓’이 되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사람의 목숨을 갖고 장난질 치는 그런 인간들이 더 나쁘고 용서해서는 안 되는데. 내가 간 길이 다음 사람의 이정표가 되리란 믿음은 버리지 않아야 할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