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8차 협상을 앞두고 마지막 힘을 실는 투쟁을 하기 위해 당지도부와 최고위원과 의원단, 광역시도당 지도부에 단식 농성 지침이 내려왔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난 안 굶어 봤는데 걱정이다”는 동지의 말을 듣고 비교적 금식 기도에 대한 안내서와 노하우가 많이 축적되어 있는 기독교 내부의 ‘금식 기도 준비와 요령’이란 책이 떠올라 기억을 더듬고 경험이 있는 분들로 부터 모은 것을 올리려 합니다.
엄멀히 말해 단식과 금식은 다릅니다. 단식은 물까지도 안 먹는 그야말로 ‘사생결단’으로 하는 것이고 금식은 물은 먹으면서 합니다. 단식의 경우 3-4일을 넘기면 생명이 위태롭다고 할 정도로 위험합니다. 금식의 경우 40일을 넘게 한 사람도 더러 보았으며 진보 진영의 활동가인 어느 분은 안식년을 맞이해 한 달 정도 기도원에서 ‘금식기도’를 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사전 준비도 중요하지만 회복이 정말 중요합니다. 회복을 잘못하면 내부 장기에 큰 손상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일단 물을 먹으면서 단식 농성을 하지만 곡기를 끊으니 몸에 반응이 오기 마련입니다. 단식에 들어가기 (보통 열흘 정도) 최소한 일주일 전 부터 섭취하는 음식물의 양을 서서히 줄이고 식사 전에 물을 좀 더 먹으면서 공복감을 줄여야 합니다. 물을 갖고 다니면서 수시로 마시면 더 좋습니다. 그러다 삼일 전부터 죽이나 미음을 먹으면서 몸을 적응 시켜야 합니다. 군사독재 정권 시절 단식농성 한다면 전날까지 실컷 먹다가 갑자기 안 먹어 고생한 사람들 정말 많습니다. 지도부의 나이도 감안해야 된다는 것을 염두에 두시기 바랍니다. 물론 이 기간에 술과 담배는 안 좋은 정도가 아니라 매우 위험하니 절대 하면 안 됩니다. 그래야 본 단식에 들어갔을 때 고생을 덜 합니다.
본격적인 단식농성에 들어가면 수시로 물을 먹어야 노폐물이 밖으로 배출될 수 있습니다. 3일이 고비인데 이게 장난이 아닙니다. 이틀 정도 곡기를 끊으면 입 안에서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 했던 악취가 나고, 온 몸에서도 냄새가 납니다. 이럴 때 미지근한 물로 아침저녁으로 샤워를 하면 냄새를 줄일 수 있습니다. 단식을 하기 전 꼭 치과에 가서 구강 건강을 확인해야 합니다. 자기도 모르는 각종 세균으로 인해 입안에 치아를 비롯한 이상이 있을 수 있습니다. 구강검진을 받지 않은 사람은 단식을 하지 않는 게 좋을 것입니다. 냄새가 나기에 수시로 양치질을 해 주는 게 많은 도움이 됩니다. 활동량도 줄이고 가벼운 걷기 같은 운동이 몸을 굳는 것을 예방하는데 아주 좋습니다. 시내 중심가 쪽에서 해야 하기에 황사마스크 같은 걸 준비하는 것도 좋으리라 생각합니다. 단식 기간 중 술 담배는 건강에 치명적인 것이니 절대 하면 안 됩니다.
단식농성 기간 중 음식을 먹지 않으면 체내에 축적되어 있는 숙변이 굳을 수 있으니 하루 한 번씩 ‘마그밀’을 먹으면 우리 몸 안에 있는 독소가 빠져 나가는데 변의 냄새가 고약하기 그지없습니다. 일주일 정도 되면 많은 양의 숙변이 빠져 나가 몸이 확 달라지는 경험을 했다는 말도 들었습니다. 약국에 가면 살 수 있습니다. 단식을 끝낸 후 회복이 아주 중요합니다. 회복을 단식 기간의 2배 정도로 잡아야 건강을 회복하고 예전보다 좋은 몸의 상태가 되지만 회복을 게을리 하면 몸이 엄청나게 고생합니다.
단식을 끝낸 후 처음 먹어야 할 게 된장국물이나 청국장 국물이 좋습니다. 다른 것은 넣지 말고 끓여서 식힌 후 조금씩 먹으면 속이 편하고 아주 좋습니다. 그러다 죽이나 미음을 먹으면서 서서히 회복을 해야 됩니다. 죽을 3-4일 정도는 먹어야 밥을 먹을 때 고생 덜 한다는 것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밥을 먹을 때도 양을 반공기 이하로 꼭 씹어서 먹다가 서서히 양을 늘려가는 게 중요합니다. 된장국과 같이 먹는 게 회복에 아주 좋습니다. 죽염도 준비해 단식 기간 중 조금씩 먹어 염분 유지를 해야 되고요. 3일이 넘으면 보건의료 단체와 연계 해 기본적인 건강 체크를 받는 게 좋습니다. 어떻게 할지는 모르지만 여러 명이 할 경우 건강이 악화되는 경우도 전혀 배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회복에 대비해 회복식과 요령에 대한 자료를 수집해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조용한 곳도 아니고 소음도 심하고 밤낮의 기온차가 심하고, 먼지도 많은 곳에서 단식농성을 하려면 여간 고생이 아닌데 각별히 건강에 유의 하시고 사전에 주치의사를 찾아가 기본적인 건강 체크를 하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심장질환이나 평소 지병이 있는 동지들의 경우 위험할 수도 있으니 꼭 상의를 해야 됩니다. 피가 끓어오르는 20대 청년이 아니란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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