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

개발공화국의 중단 없는 공사.....

녹색세상 2007. 2. 25. 13:52

   목요일(2/22일) 볼 일이 있어 경남 마산 진동면에 다녀왔다. 몇 년 전 거제에 공사가 있어 몇 번 다녀 본지라 낯설지 않은 길이다. 거제는 건설 현장에서 두 번째로 돈을 떼인 좋지 않은 기억이 있고 손목을 다쳐 산재 요양을 하다 수 차례 누적된 산재 사고로 정신과 질환의 감기라 할 정도로 흔한 우울증이 발생한 악연이 있기도 하다. 경남대학교를 지나 외곽지로 들어서면 주변 경관과의  조화나 환경 문제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교회 공사 현장이 보여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더구나 시외곽에 크게 지으려면 대중교통 접근이 힘들어 주차장 시설을 크게 하지 않으면 안 되기에 건축 비용이 더 증가하기 마련이다.


  물론 믿음 좋은 교인들이 ‘주실 줄 믿습니다’며 전력으로 매달리겠지만 비용 계획을 세부적으로 세우지 않고 공사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짓고 나면 부채 청산으로 많은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하나님이 창조 하신 세상’이라면 환경과의 조화를 먼저 고민하는 게 상식이건만 교회 건축에는 배제 하는 게 아니라 애초 고려하지 않는다고 보는 게 맞다. 오가면서  수차례 봤지만 주변 경관이 좋아 조금만 고민을 하면 작품을 만들 수도 있건만 ‘성전을 크게 짓는 것’이 하나님에 대한 신앙고백으로 착각을 하니 건축에 관심 있는 사람으로서 갑갑할 때가 많다. 인간의 탐욕을 하나님이 좋아할리 만무 하건만.....


  건설교통부 산하의 국토관리청이 10년 전부터 시작한 국도 우회 도로건설과 국도 4차선 확장 공사가 여기도 오래 전부터 하고 있다. 고속도로도 아니고 교통량도 입체 교차로를 만들어야 할 정도로 많지 않건만 무조건 크게 짓는 것에만 관심이 쏠려 있다. 기존의 도로를 최대한 활용해 환경 파괴를 최소화 하고 건설비용을 줄이는 게 보편적인 상식이건만 ‘원활한 소통’이라는 말 한 마디에 무조건 산 무너뜨려 길 내고 만다. 물론 건설자본과 관련 공무원들의 ‘끈끈한 유착’은 굳이 거론할 필요조차 없을 것이다. 이 도로가 완공되면 마산시로 경유하지 않게 되어 마산은 죽은 도시가 될 가능성이 많다고 많은 걱정을 하고 있음에도 지방정부와 중앙정부의 계획 조정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기초단체 건설부서 공무원도 타고 다니는 차가 다른데 국토관리청 공무원들의 경우 물어볼 필요조차 없다. 책임감리제가 도입된 후 감리 업무는 전문업체에 이관되었지만 공사 진척에 따른 ‘기성금 결재’ 권한이 담당 공무원에게 있어 7급 정도만 되어도 대형 건설업체 임원급들이 슬슬 맬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심한 경우 날짜와 시간을 정해 ‘집합’ 명령을 내리면 전부 모여 시중을 들어줘야 한다. 접대를 거나하게 받는 것은 물론이다. 건교부 공무원들에 대한 비리만 제대로 잡아도 불필요하게 나가는 정부 예산을 복지 분야로 돌려 삶의 질을 높이는데 사용할 수 있건만......


  지금도 남한 땅 곳곳에 벌어지고 있는 건설 현장의 소음은 국민들의 피와 땀이 그냥 새는 복마전이다. 얼마나 더 부수고 산천을 파괴해야 무분별한 공사가 멈출지 모르겠다. 공급 위주의 정책이 시대에 뒤떨어진 것이라고 증명이 되었건만. 건설교통부에 공무원 노동조합이 자리를 잡아 ‘자정을 선언’하고 혈세에 대한 감시 운동을 기대한다면 지나친 환상만은 아니라고 본다. 그런 날이 분명 오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