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

공무원들이 모델이야?

녹색세상 2007. 1. 3. 23:49

   지방 가 있느라 밀린 세금을 정산하러 달서구청에 갔다. 해당 창구에서 서류를 재발급 받아 나오려는데 구의회에 뭔가 되는 것 같아 보이는 사람이 "높은 사람 온다"며 민원실 책임자에게 말하는데 딴나라당 국회의원 김석준이 들어서는 게 아니가. 뒤에서 누구는 사진 찍을 준비도 하고. 그런데 일 하던 공무원들이 일을 중단한 채 전부 일어서서 인사하느라 정신 없는 모습에 뚜껑이 열리고 말았다.

 

  "왜 공무원들이 일은 안 하고 전부 일어서는 거요. 자신의 초상권이 침해당하는데 아무도 말 한 마디 안 해요. 공무원들이 모델도 아닌데 사진이나 찍히고 국회의원 한테 인사하는데 정신이 없는 이 모습이 부끄럽지 않는냐?"고 한 소리 해대었다. 그러자 일어서던 공무원들이 자리에 엉거주춤 앉았다. 구의회 한 자리 하는 인간은 고함 지르는 나를 달래려고 안달이 나고.

 

  자기들 말처럼 일 열심히 하는 공무원들 격려하러 왔으면 그냥 인사나 하고 가면 되지 전부 일도 못하게 만드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줄 서기를 강요하는 분위기가 어느 조직보다 강한 공직 사회의 특성상 인사 안 하고 버티기란 '왕따'를 각오하지 않고는 안 될 것이다. 공무원 노동조합이 제 자리를 잡아 이런 꼴불견이 없는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기대해 본다. 그런 날이 분명 오리란 믿음을 결코 버리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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