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

재활의 소식을 전하면서

녹색세상 2006. 12. 27. 00:43
  

  걱정해 주는 벗들 덕분에 휠체어에서 벗어나 목발로 발전하고 퇴원을 하게 되었다. ‘안정을 취하라’는 의사의 주의를 지킬 수 없는 현실이다 보니 수술까지 가지 않을 수 없었다. 현재 수술에 의존하는 진료 방식에 젊은 의사들은 ‘이십년 후면 잘못된 것이라고 할지 아무도 모른다’며 보존과 재활 중심의 치료를 받아들이는 추세지만 정보 접근이 워낙 힘들고 전문적이다 보니 ‘고객의 선택권’이 들어갈 틈이 없는 게 현실이다. 의료 수가가 적다보니 어지간하면 ‘칼질’부터 해대는 의사들의 양심불량도 상당부분 있고. 이번 내 병명은 ‘슬개골 연화증과 퇴행성관절염, 좌측추벽 증후군’으로 퇴행성관절염의 초기 증세가 있고 무릎 안쪽 근육이 늘어나 뼈를 조금 손상 시키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우리 나이쯤 되면 누구나 퇴행성이 있긴 하나 그렇다고 관절염이 오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무리하지 않는 적절한 운동과 근력을 적절하게 기르면 얼마든지 예방할 수 있는 게 이 병이다. 쉽게 말해서 과격한 쌍놈 운동보다는 부드러운 양반 운동을 하라는 말이다. 갈수록 평균 수명이 길어지는 추세니 지금부터 몸을 돌보는 일에 신경을 쓰지 않으면 늙어서 고생할 수밖에 없다.


  이젠 오랜 시간과 끈기를 필요로 하는 재활이 남아있다. ‘재활의 수준을 어느 정도로 잡느냐’고 묻는 재활의학과 의사에게 ‘예전처럼 자전거도 타고 등산도 다니고 콘크리트 바닥에 돌아다니는 게 목표다’고 하니 5-6개월 가량의 꾸준한 재활 치료가 필요하다고 한다. 세상에 다 좋거나 다 나쁜 경우는 없는 것 같다. 몸에 칼을 대었으니 좋을 것 없지만 재활 치료를 하면서 온 몸 곳곳에 남아 있는 각종 근골격계 질환을 고칠 수 있으니 하나는 잃었지만 몇 가지는 얻은 남는 장사인 것 같다. 세상사가 그런 것 같다는 것을 조금씩 깨닫게 된다.


  아직 관절염이 남아 있어 당분간 술은 피하라고 주치의사로부터 들었다. 과도한 음주가 칼슘을 빠지게 해 골밀도를 떨어뜨리니 지금 주의하는 게 나중에 덜 고생한다고 한다. 주당들은 이 말을 명심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누군가의 말처럼 ‘의사들 따라 하면 안 되지만 의사들 하라는 것은 하는 게 좋다’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다. 여성들의 경우 50이 가까워 오면 폐경기도 오고 갱년기 증상이 나타나는데 대부분 아무런 마음의 준비를 하지 않다보니 당황하고 심한 경우 우울증도 앓게 된다고 한다. 이제 우리 몸이 들려주는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인간의 몸이 워낙 정교해 조금만 이상이 있어도 미리 신호를 보냄에도 불구하고 무시하고 그냥 혹사하다 나처럼 사서 고생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재활치료가 건강보험 적용이 안 되고 워낙 고가라 접근하기가 그리 만만치 않은 게 현실이나 단 하나 뿐인 내 몸에 비교할 수는 없는 일 아닌가? 노년에 고생하지 않기 위해 재활이라는 결코 만만치 않은 길에 뛰어 들려한다. 걱정해 주고 전화로 위로해 준 벗들과 시간을 쪼개 병문안 와준 친구들과 바쁜 시간을 내어 중환자를(?) 도와준 친구들에게 이 자리를 빌어 고맙다는 인사를 전한다. 단 하나 뿐인 우리 몸 잘 관리해 건강하게 살아가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