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녹색세상 2006. 10. 3. 03:11

  

  칭찬 앞에 약해지지 않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래서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이 나온 것 아닐까? (주로 내가 밥벌이 하는) 현장에서 잘못된 것 하나로 무조건 잔소리부터 퍼부어 대는 사람들을 더러 본다. 십중팔구 그 주변 사람들의 작업 능률은 당연히 떨어지고 하자 발생이 많아 품이 많이 들어간다고 투덜거린다. 그런 날 고소 작업을 하거나 위험도가 높은 작업을 하면 사고 발생률도 높다. (건설현장에서 극히 드문 예 이긴 하지만) ‘잘 했다, 그렇지만 이것은 조금 다른 방법으로 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하면 사람들의 얼굴이 확 달라진다. 물론 하자도 거의 발생하지 않아 뒷손이 가지 않아도 된다. 이렇게 지극히 ‘평범한 사실을 사람들은 왜 모를까’를 곰곰이 생각해 본다. 어린 시절 꾸지람만 듣고 살아와 칭찬을 받아 보지 않았기 때문에 남을 칭찬할 마음의 여유가 없어 그렇다고 심리학자들은 말한다. 이런 사실을 재빨리 발견한 자본은 ‘하루 한 번 칭찬하기’ 운동을 하며 업무 능률 향상에 이용한다.


  언젠가 어느 당원으로부터 들은 말처럼 당에서 당원들에게 한다는 게 문자 날려 “선거하라, 집회참석 바람, 특별 당비 재촉”말고는 거의 없는 것 같다. (바쁜 일정 탓이긴 하지만) ‘사람이 많으니 적으니’ 잔소리 듣는 경우도 간혹 있다. 지난 몇 년 시간 여유가 있는 자리에 근무하고 있어서 볼일을 보다 잠시 시간을 내어 집회에나 전국적인 단위 모임에 참석할 수가 있었다. ‘쌀독에 인심 난다’는 옛 말처럼 내가 형편이 될 때나 가능하지 종일 현장에 매달려 있어야 하는 요즘 같으면 엄두도 못 낸다. 서로 머리 맞대야 하는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닌데 졸지에 죄인이 되고 만 심정이다. 그런 점에서 온 몸으로 일하는 섬유공장 같은 곳에서 가슴까지 올라오는 장화를 신고 한 여름 일 하며 자발적으로 당비 꼬박 내는 당원들을 보면 고개를 숙이지 않을 수 없다. 거기다 특별 당비까지 내는 그 동지들이야 말로 우리 민주노동당에 ‘새벽이슬’ 처럼 영롱하고 고귀한 분들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그런 당원들의 몸에서 피부병이나 기타 직업병은 떠날 날이 거의 없다. 최근 산재 승인도 잘 안 나지만 산재란 말을 꺼냈다가는 목 날아 갈 각오를 해야 한다.


  그런 귀하디 귀한 동지들에게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칭찬 제대로 한 적이 있는지 되돌아보자. 선거 기간 동안 조퇴하고 일찍 나온 당원들, 모든 약속 제쳐 놓고 칼 퇴근 한 당원들, 아이들 맡겨 놓을 때가 없어 고심하면서도 온 몸으로 일정을 때운 동지들이야 말로 칭찬 받아 마땅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당원 개개인들의 형편과 시당이나 지역위원회의 사정이 어떠하던 그런 고귀한 분들에게 칭찬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믿는다. 속된 말로 ‘고객 관리’ 잘 해야 다음에 그 동지들이 더 열심히 몸을 움직이고 정성을 보탤 것 아닌가. 선거 기간 중에 나온 것을 당연하게만 생각하지 말고 “그때 와서 도와줘 고맙다”는 말 한 마디가 사람을 움직이는 큰 힘이 되지 않겠는가. 의례히 오려니 하는 안일한 방식의 고객 관리는 이제 저 뒤로 보내고 ‘한 번이라고 와 줘서 고맙다’는 말로 주변 동지들에게 칭찬을 아끼지 말자. 당원들이야 의무적으로 내는 것이니 놔두고 후원회원들에게 ‘후원 해 줘 고맙다’는 문자나 이메일이라도 날려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을 해 본다.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칭찬에 인색하면 우리 조직은 얼마 안 가 후회하고 말 것이다. (06년 9월 초순)


   

 

'삶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16년 만에 만난 옛 사랑  (0) 2006.10.05
보안사를 아십니까?  (0) 2006.10.03
사랑하는 딸 해린아.  (0) 2006.10.03
표류하는 가정...... 가족이라는 뗏목  (0) 2006.10.03
사랑하는 질녀들에게  (0) 2006.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