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남원 초록배움터를 떠나 대구로 돌아왔습니다. 점심을 먹기 위해 모(?)처로 이동해 식당에 들어갔습니다. 사진에 있는 회덮밥을 시켜 맛 있게 먹는데 서너 살 되는 아이 둘이 엄마들과 들어와 옆자리에 앉기에 반가운 얼굴을 하며 손짓과 눈짓을 했죠. 그런데 한 녀석이 ‘엄마, 할아버지 뭐해’라는 게 아닙니까. 여러 번 들은 소리라 ‘할아버지 아니고 아저씨’라고 하면 아이 엄마가 너무 미안해 할 것 같아 최대한 표정 관리를 하며 웃었습니다.
조카들이 결혼한 지 오래되어 할아버지 소리 들은 지 10년 가까이 되니 익숙한 말이라 자연스레 대꾸도 합니다. 웃으면서 ‘할아버지가 먹는 거 맛 있네’라며 응수하니 녀석이 더 신나하더군요. 같이 온 녀석도 ‘엄마, 할아버지 뭐 먹는데’라니 영락없는 할배가 되는 순간이죠. ㅠㅠㅠ 할아버지란 말에 나도 모르게 머리를 보고 ‘내가 그렇게 늙었나’ 싶은 생각에 ‘이발할 때 염색을 할 걸’ 안 했다는 늦은 후회를 해 봅니다.
당원 모임에 가면 초등학교 입학을 하지 않은 아이들이 호칭에 고민할 때 ‘할아버지라 부를래’라며 편한 대로 하라고 합니다. 서로 얼굴 익히는 게 중요하지 아저씨냐 할아버지냐가 중요하지 않으니까 말이죠. ^^ 이제 늙어감을 즐겨야 하고 익숙해져야 할 나이가 되었다는 걸 느끼면서도 잘 안 되더군요. 아직 쉰 중반이 안 된 제가 이 정도인데 50대 후반인 이용길 아저씨와 장혜옥 누님은 어떨까를 고민해 봅니다. ㅋㅋㅋ 옥이 누님, 길 행님을 들먹여서 죄송합니데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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