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정치

노회찬ㆍ심상정 단식농성과 진보신당의 향후 방향은?

녹색세상 2011. 7. 14. 09:51

전당적인 지지 속의 노회찬ㆍ심상정 단식농성 


6월 26일 진보신당 임시 당 대회는 전국위원회가 상정한 안건 중 아무 것도 처리하지 않은 채 끝났다. 특별결의문은 시도당 위원장이 서명하고, 계산기 열심히 두드린 독자론의 일부가 묵인을 넘어 지지를 한 덕분에 가까스로 처리되었다. 8월까지 독자 진영은 억지(?) 농성에 들어간 상태다. 그런데 통합파의 최대 주주인 노회찬ㆍ심상정이 한진중공업 사태 해결을 위한 희망버스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고, 지금은 전당적인 지지 하에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한 여름에 곡기를 끊고 농성하는데 가타부타 하기 곤란하지만 지금 독파진영이 긴급 사안에 대한 투쟁의 선수를 빼앗겨 여론에 불리하게 된 건 사실이다. 언론은 ‘노회찬ㆍ심상정 진보신당 고문 한진중공업 문제 해결을 위한 단식농성 시작’이라고 보도를 했다. 돌발변수가 나타나 독자진영이 조금 밀리게 되었다. 합의문 처리를 두 달 미룬 결과로 ‘지불해야 하는 대가 중 하나’라고 본다. 통과를 묵인해 준 사람들이 ‘실수였다’는 말은 해야 하는 게 당을 지키려는 동지들에 예의 아닌가?


‘오늘은 깔끔하게 처리하자’고 생각한 지역의 대의원들이 ‘특별 결의문 상정’이란 말에 당황했다. “왜 처리를 미루느냐”고 묻자 “표 점검을 해 보니 우리가 불리하다.”는 말은 불리하면 싸움을 하지 않겠다는 소리다. 목요일까지만 해도 ‘수정안 저지’라는 분명한 선을 그어 놓고도 갑자기 태도를 바꾼 것에 지역의 대의원들이 화가 났다는 것을 수도권의 선수들은 알아야 한다. 연석회의 합의문은 당 대표가 서명한 문건임이 인정했을 뿐, 당 기관 어느 곳의 심의도 거치지 않은 이상한 물건으로 남았다.

 

이젠 중요한 갈림길에서 선택을 해야 할 때


당을 계속 유지할 것인지 말 것인지 결정하는 사안을 당의 공식 의결 기관 어느 곳에서도 한 달 넘게 심의하지 않았다. 그 결정의 순간을 다시 두 달 뒤로 미뤘다. 적어도 지금 이 국면에서 진보신당은 하나의 ‘정당’으로서 이미 작동을 멈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취 상태에서 수술을 하지 않고 미룬 것이다. 2개월 후 마취상태에서 제대로 깨어난다는 보장도 없다. 지금도 당의 일상적인 정치활동이 이루어 지지 않고 있는데 2달을 미루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

 


전국위원회는 이른바 선수들이 모여 표 점검이 거의 일치하지만 대의원대회는 다양한 사람들이 참석하기에 정확한 계산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정기 대의원대회에서 확인했다. 2개월 동안 어떤 일이 벌어질지 쉽게 짐작 가능하다. 고민하고 있는 대의원들에게 ‘대화를 하고 싶다’며 곳곳에서 전화가 계속 온다. 이대로 간다면 두 달 후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이제 갈 사람 붙들 생각은 없다. 작정한 사람을 막을 재주가 없는 게 사실이아닌가? 다만 조직의 결정을 존중하라는 말은 덧붙인다.


진보신당의 당원은 약 1만 6천명, 대구의 당권자는 300명이 못 된다. 한국사회에서 이런 인연을 만난다는 게 그리 쉽지 않다는 건 고등학생인 작은 집 조카 녀석도 안다. 자신의 주장이 관철되었다고 통합파가 결과를 자신에게 유리하게 해석한다면 큰 오산이다. 겨우 40여 표가 넘었을 뿐이란 건 독자쪽에서 애초 결정한 대로 조직만 했다면 충분히 이길 수 있는 결과란 걸 명심해야 한다. 애매하게 봉합한 것을 대수술을 마친 것으로 통합파가 오해한다면 큰 오산이다. 

 

덧 글: 위의 사진을 보면 전당적인 지지 하에 시작하는 노회찬ㆍ심상정 단식농성의 의미가 그대로 보인다. 사진을 보노라면 중요한 갈림길에서 선택을 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 서글프다. 장마가 끝나면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는데 건강 상하지 않고 농성을 마쳤으면 좋겠다. (사진: 진보신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