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평등과 인권

북구의 동지들에게 간곡히 재고를 요청합니다.

녹색세상 2011. 6. 2. 20:17

 

4월 2일 북구위원회가 대구시당에서 가장 먼저 당원 총회를 열었던 것으로 압니다. 운영규정도 만드는 등 세심하게 조직을 꾸려가고 있어 보기 좋습니다. 그런데 그 날 총회에서 7분의 부위원장을 선출하셨는데 전부 남성입니다. 이는 여성명부를 비롯한 소수자 할당을 의무 규정으로 정한 당규에 어긋난 결정입니다. 저도 무심코 보았는데 여성정치아카데미 첫 강좌에 참석해 토론을 하다 ‘성인지적 관점이 높다’고 자부하는 내가 잊고 있었다는 것을 알고 깜짝 놀랐습니다.

 

 

 

상위법인 당규에 어긋난 결정으로 북구의 동지들이 재고해 주시라는 말씀을 간곡히 드립니다. 우린 진보신당의 당원으로서 당규를 지킬 의무가 있다는 것은 굳이 거론할 필요가 없을 겁니다. 현실적으로 활동할 여성을 발굴하기 힘들다는 걸 알지만 당의 법인 당규에서 정한 것에 어긋난 결정은 가능한 빠른 시기에 고치시는 게 ‘평등과 연대’의 정신을 실현하는 진보정당의 구성원으로서 할 일이라고 저는 감히 말씀을 드립니다.

 

토론을 하던 중 참석한 남성들이 “무심코 보았다. 그런데 알면서도 왜 문제 제기하지 않았느냐?”고 물었더니 “이젠 지치고 질려서 말하기도 싫다”고 합니다. 이런 명확한 성인지적 관점을 가진 사람들을 ‘별나고 깐깐한 인간들’이라 단정하지 마시고 우리 조직의 정신을 지키려는 감성이 누구보다 높다고 봐 주시면 안 될까요? 제가 여성정치아카데미의 전 강좌에 다 참석하려는 이유는 4년 가까이 성인지적 관점을 높이는 과정이 없어 둔해져 있다는 것을 알기에 바로 잡으려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동지 여러분, 우린 뜻을 같이하는 동지(同志)이자 진보정당운동이란 기나긴 수행의 길을 같이 가는 도반(道伴)입니다. 그러기에 잘한 것에 대해 칭찬에 인색하지 말아야 하며, 실수한 부분에 대한 지적도 아껴서는 안 된다는 말에 동의하시리라 믿습니다. 사람이 하는 일이기에 실수할 수 있고 잊어버릴 수도 있습니다. 이 땅의 절반인 여성의 행복은 우리 모두의 행복임을 우린 잘 알지 않습니까? 현실적인 여건을 알지만 부위원장 선출을 재고해 주시라는 말씀을 간곡히 드립니다.

 

 

덧 글: 두 번 째 사진은 일정이 바빠 뒤풀이에 참석하지 못하신 이연재 위원장 대신 제가 술상무 노릇하는 장면입니다. ‘먹고 살려고 하는 짓’이라고 핑계 대며 별 짓 다하고 살았는데 여성들에게 이 정도 아부도 못 하면 정말 곤란하죠. ^^ 무엇보다 넉넉한 웃음의 장혜옥 위원장님이 정말 보기 좋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