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의 여성 할당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 대구 북구 을 선거구에 민주노동당 출신의 남명선 씨와 통합연대 출신의 조명래 씨가 내부 경선을 했다. 여성 할당을 적용하면 여성후보인 남명선 씨가 당연히 후보가 된다. 그런데 의무조항인 여성할당을 지키지 않고 조명래 씨로 후보 조정이 되었다. 여성과 장애인 할당은 소수자의 공직·당직 진출을 보장하기 위해 만든 제도이다. 사정이 어떤지 모르지만 이런 원칙이 하나 둘 흔들리기 시작하면 무너지는 건 순식간이다.
스웨덴은 상장기업의 임원 중 여성이 40퍼센트가 안 되면 불이익을 줄 정도로 여성할당이 늘어나는 세계적인 추세다. 명색이 진보정당이란 간판을 내걸어 놓고 이런 것 조차 지키지 않으면서 사회를 향해 ‘성평등’을 말 할 수 있는가? 공동대표인 심상정ㆍ이정희 씨는 여성으로서 ‘20퍼센트 여성 할당을 지켜야 한다’는 걸 분명히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규정을 지키지 않은 이런 일에 침묵하는 건 비겁한 행위로 공인인 정치지도자를 자처하는 사람이 취할 태도가 아니다.
이제 통합진보당은 성평등을 말할 자격이 없다. 자신들이 만든 당규조차 지키지 않고 공직 후보를 내면서 ‘법을 지키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은 자신에게는 한 없이 관대하고, 상대에게는 엄격한 이중자대를 갖고 있임에 분명하다. 남을 비판하려면 먼저 자신에게 엄격해야 한다는 건 상식이자 기본 예의다. 예의조차 지키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을 비판하는 건 기본이 아니다. 통합진보당이 대구만 여성할당을 지키지 않았는지 확인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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