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평등과 인권

성추행한 교사는 사표 내는데 왜 목사는 멀쩡한가?

녹색세상 2010. 9. 8. 22:08

성폭력범을 추방하는 것은 교인의 권리이자 의무 


교생실습 나온 여대생을 성추행해 물의를 빚은 안양 모 고교 교사가 9월 6일 사직서를 제출했다. 그는 이날 오전 학교 앞에서 자신의 출근을 저지하던 학부모 대표와 면담을 한 뒤 학교장을 만나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학교 교감은 “해당 교사가 학교장에게 사직서를 낸 뒤 학교를 떠났다”고 말했다. ‘성추행범에게 우리 자식의 교육을 맡길 수 없다’는 부모들의 당연한 소망이 이긴 것이다. 그런데 교인들을 성추행 하거나 성폭행한 목사가 사직하는 경우는 거의 보지 못했다.

 


끝까지 온갖 말을 동원해 자신을 합리화시키기에 급급할 뿐이다. 심지어 나이 든 여 교인들은 ‘여자가 꼬리를 쳤다’며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주기도 한다. 같은 여성이면서도 피해를 당한 여성을 위로하지 않고 문제를 덮고 넘어가는 게 좋다는 잘못된 생각이 배어 있기 때문이다. 폭력을 당한 ‘피해자가 꼬리를 쳤다’니 말이 되는 소리인가? 교인들을 성폭행 할 정도의 인간 말종이라면 목사를 당장 그만 두도록 만들어야 한다.


사고가 벌어진 그 학교 교사 4명은 지난해 4월 교생실습 나온 여대생 3명과 회식자리에서 술을 마신 뒤 “노래방에 가지 않으면 실습학점으로 F학점을 주겠다”며 노래방에 데려가 성추행했다. 피해를 당한 실습생들이 지도교수에게 문제 제기를 해 사건이 공론화 되었다. 제자들을 보호하고 더 이상 피해를 줄여야 한다는 교수들 때문에 해당 학교에 강력히 항의한 것이다. 급기야 학교법인은 이사회를 열어 1명을 파면하고 3명에게 해임 처분을 내렸다.

 


성폭력범이 갈 곳은 감옥과 재발 방지 교육


이들은 이에 불복 소청심사를 제기해 3명은 해임, 해당 교사는 정직 3개월로 징계가 경감됐다. 해당 교사는 3개월의 정직 기간이 끝나 지난 1일부터 출근하고 있으며 학사모(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모임) 회원들과 학부모들은 “성추행한 교사에게 자녀 교육을 맡길 수 없다”며 지난 3일부터 학교 정문 앞에서 사표를 낸 교사의 등교를 저지해 왔다. 그렇다. 교생실습생을 성추행한 파렴치범에게 자식의 교육을 맡기고 싶은 부모는 아무도 없다.


마찬가지로 내가 헌금을 내고, 그 돈으로 먹고 살아가는 목사가 우월적인 지위를 악용해 여 교인들에게 성추행이나 일삼는다면 그 목사를 그냥 두고 싶지 않은 건 당연한 권리다. ‘주의 종은 하나님이 심판하신다’며 목사의 잘못에 대해 지나치게 관대한 교인들이 많다. 하나님의 종이 하나님의 딸에게 성폭력을 했는데 가만히 두어도 된다는 말인가? 종이면 종답게 주인을 잘 섬겨야 한다. 종 주제에 주인의 자녀들에게 온갖 감언이설과 폭력을 휘두르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


성추행범이 갈 곳은 감옥이고, 가해자 재발 방지 교육을 받아야 하지 목회를 계속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어떤 것이 은혜로운가? 잘못을 저지르고 사회법을 적용해도 형사처벌을 받아야 할 자를 그냥 강단에 세우는 게 하나님의 사랑이 아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용역깡패를 동원해 성전을 짓밟으면서도 눈썹하나 까딱하지 않은 인간을 그냥 용서만 해야 하는가? ‘사랑은 불의를 기뻐하지 않고 진리를 기뻐한다’고 했다. 성 추행범을 강단에 세워서는 절대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