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합지졸들을 모아 아름다운 합창단으로 만든 박칼린이 무르팍 도사에 출연한 걸 봤다. “진정한 지도력(리더쉽)이 어떤 것이냐”는 강호동의 질문에 “수직적인 관계가 아닌 수평적인 관계, 아랫사람의 말을 무시하지 않고 잘 들어 주고, 앞서서 이끌어 가지 않고 조금 늦더라도 함께 가는 것”이라고 했다. 이제 인맥이나 학연이 아니라 실력으로 승부하는 시대란 걸 박칼린은 ‘남자의 자격’에서 과감히 보여주었다. 이미 알고 있으면서도 인정하지 않으려는 자들의 비겁함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이제 세상이 변했건만 아직도 군대식으로 이끌어 가려는 함량미달의 인간들이 판을 치고 있다. 아직도 ‘이 따위로 일 하려면 집어 치우라’며 서류를 집어 던지는 게 우리 직장인들이 처한 현실이다. 아래 사람들이 일을 잘 하도록 이끌지는 못할지언정 깽판은 치지 말아야 하는데 그런 평등한 관계를 말하기는 멀기만 하다. 그렇지만 누군가는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지 않으면 안 된다. 억압적이고 폭압적인 사회 환경은 폭력을 철저히 내재화 시켜 내성을 키워 느끼지 못하게 만든다.
대표나 국회의원에게 깎듯이 숙이지 않는 진보정당의 문화를 보고 의아해 하는 지인들이 많아 수평적인 관계를 강조하는 나는 각종 모임에서 별종 취급을 받는다. 차이를 인정하지 않는 우리 사회의 폐쇄적인 환경이 한 몫을 한 탓이다. “국회의원은 원내 투쟁을 하고, 나와 비슷한 처지의 활동가들은 원외 투쟁을 할 뿐 하는 일은 마찬가지”라고 아무리 말해도 먹히지 않는다. 그렇지만 왕따를 당해도 “좌우는 있어도 상하는 없다”는 말을 해야 할 의무가 진보를 말하는 사람들에게 주어져 있다. 그렇게 진실을 말해야만 세상이 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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