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

예수를 팔아 사기 치는 교회

녹색세상 2010. 12. 16. 11:20

 

제가 다녔던 대구 이곡동에 있는 개척교회의 사진입니다. 미국 발 금융위기 이후 헌금이 줄어 임대료를 부담하지 못해 경영난에 허덕이다 다시 작은 곳으로 옮겼습니다. 저 건물로 옮길 때 “공간을 지역 주민들에게 개방하자. 그러려면 주민도서관과 방과 후 학교를 하는 게 좋다”고 담임 목사에게 권유를 했으나 듣지 않았습니다. 한 동안 ‘인재를 키워야 한다’며 영어에 몰입해 난리를 치며 고집을 부리니 더 이상 말릴 재주가 없더군요.

 

 

 

당장 헌금은 하지 않더라도 교회에 편히 드나드는 사람들이 많아야 자연히 교인이 늘어나기 마련인데 눈 앞의 이익만 생각하다 견디지 못하고 결국은 규모를 축소한 것이죠. 개척교회 목사들의 ‘내가 하는 대로 따르라’는 똥고집은 누구도 말리지 못합니다. 한 동안 비어 있던 그 자리에 다른 교회가 입주를 해 ‘글로벌미션센터, 영재교육비전센터’라는 거창한 간판을 내 걸었습니다. 자금이 많고 인력이 얼마나 빵빵하기에 저렇게 나오는지 신앙생활 한지 35년이 넘은 저도 모르겠습니다.


상가 2층에 세입자인 교회가 저런 큰 일을 할 수 있다고 믿는 어리숙한 사람들은 거의 없지만 목사는 ‘기도하면 복을 주실 줄 믿습니다’며 교인들을 닦달하겠죠. 친구 동서인 목사도 같은 말로 축복장사 열심히 했습니다. ‘헌금하면 축복 받는다’며 돈을 쥐어짰습니다. 칼만 안 들었지 강도나 전혀 다를 바 없는 일이죠. 주변을 지나가다 저 교회 역시 교인 유치하려고 안달을 부리는 걸 보면 보험영업을 뺨칠 정도입니다. 과잉 배출된 목사의 취업과 생계난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습니다.


하나님을 빙자한 이런 일에는 마음껏 부려 먹기 좋은 여성 인력을 동원하는 것은 물론입니다. 예수는 영재를 키우러 온 게 아니라 소외된 사람들과 함께 한 것을 절대 말하지 않습니다. 입만 열면 들먹이는 성서 어디에도 많이 배운 똑똑하고 잘난 사람이나 돈 부자들과 어울렸다는 기록은 전혀 없습니다. 예수를 팔아 장사한다는 비난을 받아 마땅합니다. 간판만 보면 교인 수 천 명의 교회도 하기 어려운 일인데 ‘기도하면 하나님이 들어 주신다’며 뻥을 치니 더 이상 할 말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