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

국민휴식처로 자리 잡은 찜질방

녹색세상 2010. 12. 26. 15:28

언제부터인지 찜질방이 우리 생활 근처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온돌이 주거 문화인 점을 감안해 만든 것 중 이 정도 대박은 없을 것 같습니다. 잘못 가면 우락부락한 만화가들이 설쳐 분위기가 삭막하기 그지없지만 주택가는 대부분 가족들이 옵니다. 휴식문화가 발달하지 않은 우리 사정을 감안하면 가족이 집을 벗어나 같이 수다도 떨면서 휴식을 취하기 딱 좋은 곳입니다. 같은 동네에 사는 아줌마들끼리 와서 챙겨 온 것을 나누어 먹으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합니다.

 

 

물론 돈 많은 사람들에게는 해당되지 않겠지만 서민들의 가벼운 주머니 사정을 감안하면 이만큼 좋은 게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 봅니다. 밤 10시가 넘으면 미성년자들은 보호자 없이는 머무를 수 없지만 잘 지켜지지 않은 게 사실입니다. 사람이 많이 섞여 있다 보면 누가 누구인지 분간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죠. 사람들이 많이 찾다보니 서로 경쟁을 해 시설을 보강해 어설프게 해 놓았다가는 고객들로부터 바로 외면당하고 맙니다.


대구 지역의 경우 어지간한 시설이면 8천원이 협정가격 처럼 형성되어 있지만 어떤 곳은 차별화된 시설과, 친절로 1천원을 더 받아도 이용객들이 많은 곳이 있는 걸 보면 자신이 누리는 만족도에 적합한 대가를 기꺼이 지불하는 것 같습니다. 성탄절 연휴기간 동안 푹 쉴 곳을 찾다 찜질방을 갔습니다. 글을 쓸 만한 소재가 없는가 싶어 돌아보다 3대가 같이 온 가족들이 보여 “가족들이 같이 있는 모습이 보기 좋은데 사진 좀 찍어도 되겠느냐”고 하자 기꺼이 응해주신 가족이 있습니다.


얼른 올라가 옷장 안에 넣어 놓은 사진기를 들고 와 몇 장 찍었습니다. 적당히 연출도 해야 그림이 잘 나오는데 가족들의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망칠 것 같아 그냥 찍었습니다. 간혹 보는 새로운 풍속도입니다. 어떤 집은 중학생인 딸이 무언가를 잃어 버려 꾸지람을 듣고 있더군요. 한 번도 아닌 몇 번 된 것이라 아이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그냥 듣기만 하고 있었습니다. 잃어 버렸다고 그냥 사 주지 않고 그에 상응하는 꾸지람을 하는 것은 좋은 교육이기도 하죠.


어색한 사람들끼리 막힌 것을 풀려고 목욕탕을 같이 가는 걸 가끔 보았습니다. 아무 것도 걸치지 않은 가장 원초적인 모습을 보면 최고의 친밀감을 느끼기 좋죠. 더러 자기 안방처럼 날뛰는 아이들을 방치하는 부모들을 보면 갑갑하기도 합니다. 자신의 자유가 소중하면 남의 권리를 방해하지 않도록 교육을 시켜야 하는데 잘잘못에 대해 아무런 말을 하지 않는 걸 보면 도무지 납득할 수 없습니다. 상대에 대해 조금만 배려하면 서로가 즐겁다는 걸 모르는 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