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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선에 대한 소설 쓰기를 중단하라.

녹색세상 2010. 11. 16. 13:33

김부선에 대한 ‘소설쓰기’는 천박한 성차별


누구라도 개인의 사생활은 존중해야 한다. 공인이 아닌 개인의 사생활을 들먹이는 건 명백한 명예훼손이다. 흔히 연예인을 공인이라고 지칭하는 걸 나는 반대한다. 연예인은 수 많은 직접 중의 하나일 뿐이다. 직업의 특성상 언론에 노출될 수 밖에 없기에 어느 수준까지 사생활이 드러날 수밖에 없다는 것은 인정한다. 독신인 사람이 누구와 잠자리를 같이 하거나, 성생활을 지속하는 것은 당사자가 알아서 판단하고 결정할 일로 남이 거론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 독신이 아니라 할지라도 ‘성에 대한 자기 결정권’이 있으니 간섭하는 것 역시 사생활침해다.

 


김부선은 한겨레신문에서 보도된 딴지일보 김어준 총수와의 대담에서 2007년 당시 변호사인 어느 남성과 사랑한 사연을 솔직하게 공개했다. 상대는 유부남이면서도 총각이라고 거짓말을 한 것이다. 언론에 공개적으로 밝히자 김부선에 대해 관심도 갖지 않던 언론이 소설 쓰기를 시작했다. 유부남이 총각행세를 하며 자신과 잠자리를 했다고 말한 것이 시끄러워지자 김부선은 자신이 ‘잠자리를 같이했다’고 언론이 보도하는 것에 대해 “정치인 신상 털기를 그만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김부선은 15일 자신의 공식 팬카페를 통해 “많은 팬 여러분께 걱정을 끼쳐 드려 죄송합니다. 오랫동안 일을 못해서 간만에 인터뷰로 언론에 얼굴을 알리게 됐는데 의사와 무관하게 세상이 떠들썩해져 또 무안합니다”며 입을 열었다. 특히 일부 언론에서 특정인을 거론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확실히 말씀드립니다만, 언론에 언급된 이니셜은 아닙니다. 소설을 그만 써주시기 바랍니다. 당사자에게는 죄송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차라리 국제회의에 온 외국인을 댈 걸 그랬나봅니다.”고 했다.


김부선에 대한 마녀사냥을 중단하라.


김부선이 한겨레신문 김어준이 만난 여자에서 한 말을 읽어보자.

“총각이라는데 그 인생 스토리가 참 짠하더라고. 인천 앞바다에서 연인들처럼 사진 찍고 지가 내 가방 메주고 그러면서 데이트했지. 어머, 대선 안 바쁘세요, 하니까 하나도 안 바쁘대.(폭소) 그러고서는 같이 잤지 뭐. 며칠 안 가서. 난 그때 급했으니까.(폭소) 얼마 만인지 몰라. 내가 쓸데없이 자존심은 세 가지고 아무리 힘들어도 정말 오랜 세월 혼자 외롭게 보냈거든.


그렇게 나한테 적극적인 남자는 없었어. 진짜 행복하더라. 다 지난 일이지만 그땐 고마웠어. 여자로서. 그런데 그 새끼가(폭소), 다음날 아침에 내가 해 주는 밥이라도 먹고 가는 게 내 시나리오인데 바로 옷을 주섬주섬 입는 거야. 그래서 내가 농담처럼 여우 같은 처자와 토끼 같은 자식 있는 거 아니에요, 했는데 답이 없네. 하늘이 무너지는 거지. 유부남이었던 거야, 그 새끼가(폭소). 발소리도 안 내고 도망가더라고.”

 


아무리 연예인이지만 나이 오십이 다 된 여성이 언론과 대담에서 이렇게 솔직하게 공개하는 걸 본 적이 있는가? 난 김부선의 당당한 용기가 부럽기만 하다. 박수를 쳐 주지는 못하지언정 마녀사냥을 하는 것은 사람에 대한 기본도리가 아니다. 뒤통수를 내리치는 것도 모자라 등에 비수까지 꽂는 것은 정말 야만이다. 김부선은 “어느 지방지 홈페이지에 썼다던 그 글은 제가 쓴 게 아닙니다. 제가 미쳤습니까. 일없어서 밥도 굶는 주제에 실명 걸고 그런 글을 쓰다니 말입니다”라고 명확히 밝혔다.


그러면서 “언론에 기대하고 싶어 한 인터뷰가 부메랑이 되어 다시 언론에 또 다시 짓밟히고 나니 무섭고 두려운 생각이 드는군요. 저 헌법소원도 내본 여자입니다. 법적 책임은 다들 각오하고 쓰시겠죠?”라고 덧붙였다. 당사자인 김부선이 “내가 쓴 게 아니라”고 했으면 해당 언론사는 명확한 해명을 해야 한다. 이로 인해 엄청난 상처를 받은 김부선 개인에 대해 민형사상의 책임을 져야한다. 기자들이 현장 취재는 하지 않고 책상에서 소설쓰기만 한다는 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만만한 게 홍어생식기라고 ‘대마초 마약 지정을 중단하라’고 헌법소원까지 내고, 한미FTA와 광우병 정국에서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온 것이 무슨 죄라도 되는가? 김부선과 일면식도 없지만 당당하게 자신의 의사를 밝히는 그의 모습이 정말 보기 좋다. 만일 번듯한 자리를 차지한 남편이 있는 여성이라면 이렇게 할 수 있는가? 김부선이란 여성에 대한 폭력은 많은 독신 여성들을 향한 것이기도 하다. 김부선에 대한 소설 쓰기는 ‘2010년판 마녀사냥이자 성차별’이다. (한겨레신문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