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지 않는 정부는 있으나 사랑하지 않는 조국은 없다.
김제동을 좋아한다. 평소 자신의 소신을 당당하게 밝히면서 연예인으로서 불이익도 감수하는 그의 용기 있는 모습이 보기 좋다. 그런 김제동이 더 좋아졌다. 김제동이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에서 가진 강의에서 자신을 둘러싼 정치적 논란에 대해 입을 뗐다. 그는 강연 중 학생들이 ‘좌파로 불리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노무현 전 대통령 노제 사회를 본 것 때문에 좌파라고 한다면 그런 좌파는 기꺼이 하겠다”며 거침없이 발언했다.
또 ‘그로 인해 불이익을 받는다고 생각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보스턴 레드삭스 팬이라고 해도 뉴욕 양키스 팬들을 경기장에 입장하지 못하게 하지는 않는다”며 불편한 속내를 비치는 당당하고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였다. 또 “나는 좋아하지 않는 정부를 가진 적은 있지만 사랑하지 않는 조국을 가진 적은 없다”면서 “나는 오로지 웃기고 싶을 뿐”이라며 에둘러 자신의 심경을 전했다. 방송에 출연해 얼굴이 팔려야 불러주는 곳이 있는데 출연 정지까지 당하고도 이러니 더 보기 좋다.
지난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당시 노제의 사회를 맡았던 김제동은 이후 진행을 맡고 있던 KBS 2TV ‘스타골든벨’ 등에서 하차하며 ‘방송인 블랙리스트’ 논란에 불을 지폈다. 김제동은 오는 5월 봉하마을에서 열리는 노 전 대통령의 서거 1주기 추도식 사회를 맡을 예정이다. 이날 김제동의 강의 주제는 ‘왜 웃겨야 하는가’였다. 그는 “모든 사람들이 소통하고 이해하면 행복해진다. 소통의 선결 조건은 웃음”이라고 웃음 철학에 대해 말했다.
방송인이 이 정도 말은 할 수 있어야 되는 게 상식이 통하는 사회다. 겨우 한 마디 했다고 과잉 충성하는 무리들이 방송 출연조차 가로 막는 것은 상식을 떠나 치사하기 그지없는 짓이다. 남을 잘 웃기는 김제동 같은 사람을 한가하게 만들면 안 된다. 방송에서도 보고, 무대에서도 볼 수 있어야 한다. 주머니가 빈 서민들은 방송에서 김제동의 구수한 말을 보면서 웃을 권리가 있다. 치사한 방법으로 방송인 김제동을 괴롭히지 마라. 이런 정치는 너무 유치하고 창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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