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와 국제

천안함 침몰이 ‘북한의 소행’이라는 나경원 씨에게

녹색세상 2010. 4. 18. 11:55

사법고시 합격하여 판사로 재직한 여성이니 군 생활은 전혀 모를 것이다. 그 연배의 여성이 대학 졸업할 정도면 먹고 사는 것은 걱정하지 않았을 넉넉한 살림살이였다. 분명히 충고하는데 제대로 알고 말하라는 것이다. 대한민국은 세계 9위의 군사대국이다. 남한의 군사력이 북한보다 우세하다는 것은 노태우 정권 시절 이기백이가 국방장관으로 있을 때 발표한 국방백서에도 분명히 나왔다. 북한은 지금까지 식량난으로 허덕인다. 한 마디로 깜냥이 안 된다. 그래도 다른 말이 필요한가?

 


남북이 휴전선과 바다를 수 백 만명의 군인들이 마주보고 있는 세계에서 가장 긴장감이 맴도는 지역이기도 하다. 대한민국 남성들 중 이명박이나 그 무리들과 한나라당 일부 무리들이 군에 안 갔을 뿐 대다수는 군대를 다녀오고 총칼을 다룰 줄 알며 군사작전에 대한 기본은 알고 있다. 나경원 씨의 말처럼 북한의 소행이라면 군이나 작전에 대해 모른다 할지라도 북한이 어떤 장비로 어떻게 공격했느냐를 명백히 밝혀야 한다. 아무런 근거도 없이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이 막말을 하면 정말 곤란하다.



한나라당과 그 패거리들이 흔히 하는 말로 북한의 잠수정 따위가 우리 ‘영해 깊숙이 들어와서 배후에서 천안함을 향해 어뢰로 공격을 했다.’는 소리는 너무 낡아 듣고 싶지 않다. 적어도 군대를 아는 사람은 그런 식으로 마구 말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 해군이나 미군이 그렇게 호락호락 하질 않다. 더구나 당시는 북한을 상대로 한 한미합동 군사훈련을 하고 있었다. 미국의 함정과 막강한 우리 해군의 함대가 진을 치고 실전을 방불케 하는 훈련으로 군사용어로 ‘작전 중’이라 부른다.

 

▲ 인양해 바지선에 올려놓은 천안함. 바닥이 긁힌 자욱이 있을 뿐 외부폭발이 있었다면 함체가 파손되어 찢어진 흔적이 있어야 하는데 보이지 않는다. 인양전문가인 알파잠수공사 이종인 대표는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어뢰 아닌 침수로 침몰했다’고 밝혔다. (사진: 오마이뉴스)


그 사이를 뚫고 북한 잠수함이 전방도 아닌 후방 내지는 측방으로 침투하여 공격을 했다는 말은 대한민국 해군에 대한 엄청난 명예훼손이다. 한 해에 수십조원의 예산을 쓰고, 백만여명의 군ㆍ경찰 병력이 물샐 틈 없이 경계하는 대한민국의 바다를 북괴군이 유유히 돌아다니며, 초계함을 한방에 격침시켰다면 군 수뇌부는 물론이요 국방의 최종 책임자인 이명박 정권은 바로 하야해야 한다. 집권당인 한나라당 역시 책임을 져야함은 물론이다. 그것이 책임 정치다.

 

나경원 씨가 군사학이나 남북관계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는지 모르지만 어떻게 별다른 고민 없이 북한의 소행이니 단정 할 수 있는가? 사고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다는 것은 상식이다. 어쩌면 북한의 소행일 수도 있지만 아군의 실수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며, 미군의 실수가 있을 수도 있고, 미처 수거하지 못한 기뢰 등 여러 가지 원인이 있다. 속초함이 가까이 있었고, 새떼를 보고 함포를 쏜 연출도 있었고,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이제껏 숨기려 해온 그 무엇인가도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의 절반 가까이인 군대 갔다 온 사람들이 조용히 결과를 지켜보고 있는데 군사 작전의 기본조차 이해하지 못한 나경원 씨나 안상수 따위가 함부로 입을 놀려대니 정말 열 불 난다. 군사기밀이란 말 때문에 바른 소리 못하는 양심있는 군인들에 대한 모욕임을 알아야 한다. 걸핏하면 북한소행으로 몰아붙여 선거에 우려먹으려는 치사한 짓거리에 속아 넘어 갈 정도로 국민이 어리석지 않다. 방송에 안 나오는 전문가들의 분석자료가 인터넷에 널려 있어 언제든지 검색이 가능한 세월이다. 


분명한 것은 우리 군이 북한의 침공에 그렇게 무력하게 당하지 않는 게 엄연한 현실이다. 허술하게 경계하지도 않을 뿐더러 함부로 침투하게 놔두질 않는다. 북한군이 돌아다니는데도 침실에서 잠을 잔다는 것은 영창이 아니라 전원 군법회의 회부감이다. 그런데도 나경원 씨나 한나라당 패거리들이 북한의 소행이라고 마구 떠들어 대는 것은 한명숙 무죄 선고로 불리해진 ‘6.2지방선거’에서 한 몫 챙겨보자는 것 속셈일지 모르나 큰 착각이다. 잘못은 엄중히 문책하되 사기를 먹고사는 군대를 너무 욕보이지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