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와 국제

천안함 침몰 보복은 군대 안 간 너희들부터 나서라.

녹색세상 2010. 4. 17. 20:38

천안함 희생자들을 두 번 죽이지 마라!

 

슬픔을 안고 돌아온 천안함 희생 병사들의 명복을 빕니다. 아직 사고 원인 규명이 이루어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개입한 것으로 몰아가는 정신 나간 언론과, 철딱서니 없는 어른들이 ‘보복 전쟁’을 하자고 난리를 쳐 댑니다. 정말 북한이 한 것이라 할지라도 신중을 기해야 하는 게 당연하건만 미리 예단해 지금이야 말로 ‘북진통일의 기회’라고 거품을 무는 추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정말 저질 언론이고 철이라곤 갓난아이들 보다 더 없는 철부지들입니다.

 


수구언론들이 천안함 침몰은 외부 타격, 즉 기뢰나 어뢰의 공격에 의한 가능성을 높이면서 북한 개입에 대한 심증을 더욱 깊게 하고 있습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자칭 애국 단체가 “천안함 도발의 범인은 99.99% 북한 김정일”이라며 “국가가 응징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아직 진상 조사도 마치지 않았는데 미리 북한의 소행이라고 단정하고 나서는 것 자체가 망신살이 뻗친 것이지요. 헛소리의 대가인 김동길처럼 ‘지금이 통일의 기회’라고 거품을 물고 설칩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 빈소를 엎은 개망나니 짓을 한 국민행동본부는 15일 성명을 내고 “태극기로 감싸진 천안함 장병들의 시신을 보며 국민은 한 목소리로 흐느꼈다”며 “우리는 우리의 아들, 동생, 형제의 죽음을 피눈물 흘리며 가슴에 묻었다”고 비통해 하며 자신들만 애국을 하는 것처럼 굽니다. 이어 “희생을 헛되이 하지 않겠다는 말로는 답답하다”라며 “대한민국이 존재하는 한 저들을 죽음으로 몰고 간 적들을 반드시 응징할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빈소를 부순 인간 말종들이 애국을 들먹이니 그저 어안이 벙벙할 뿐입니다.

 

 

“범인 김정일, 잠수함기지 때리자”…지금은 곤란하다

 

거기에다 정력이 가득찬 노인들까지 합세하니 난리입니다. 이명박 정부는 이들이 기운을 적당한 곳에 발산해 사회가 혼란스럽지 않게 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방치하고 있습니다. 얼마 기운이 차고 넘치는지 “국가가 해야 할 첫 번째 응징은 북한의 잠수함 기지에 대한 폭격”이라며 “대북방송과 함께 대북삐라에 물건을 실어 나르는 작전을 재개해야 한다”며 “증거 운운하며 시간만 보내다간 국민 모두 북한의 인질로 전락할 판”이라며 전쟁도 불사하는 결단을 할 시기라고 전쟁까지 부추깁니다.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는 이날 대구 시국안보강연에서 “대통령이 김정일을 응징하지 못한다면 국민이 대통령을 응징할 것”이라며 “보복할 수 없는 나라는 살찐 돼지와 같다”고 말했습니다. 자유북한운동연합 박상학 대표도 “지난 2월 5일 김정일은 사령부를 방문해 수단방법 가리지 말고 복수하자고 했고, 3월 24일에는 조선 인민군이 전쟁이 어떤 것인가 알게 해주겠다고 공갈 협박했다”면서 함정 침몰이 북한의 도발임을 강력 주장하며 전쟁을 하지 못해 안달이 난 사람들 같습니다.


그는 ‘천안함’ 침몰이 암초에 걸렸느니, 피로파괴니 하는 것은 “국군을 저주하고 북한 김정일에 대해 면죄부를 주는 것”이라며 “보복타격으로 NLL을 사수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런 수구이익단체의 주장과 강조에 대하여 진보적 네티즌들은 “그거 참 좋은 발상”이라며 이 정부의 군 면제자들과 그렇게 주장하는 사람들의 자녀들을 우선 먼저 북의 도발 응징에 앞장서라고 독려했습니다. 진짜 보수라면 입으로만 설칠 게 아니라 나라가 어려울 때 자신의 몸을 불살라야 합니다.


우리 같이 힘없는 사람들은 나라에서 부르니 인생의 황금기인 20대 초반을 바쳤습니다. 국방부 시계 쳐다보면서 시키는 대로 할 때 쥐새끼 마냥 빠져 나간 자들이 이제 나서야 합니다. 진짜 보수는 조국이 어려울 때 먼저 나섭니다. 자기 나라를 위해 몸을 아끼지 않는 일본의 우익이 하는 것을 보고 배워야 합니다. 철없는 ‘어른아이’들 때문에 천안함 희생자들과 가족들이 또 한 번 상처를 받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신중을 기할 때지 함부로 보복을 들먹일 때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