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와 국제

천안함은 왜 그 날 백령도로 갔을까?…우리 아들들의 죽음에 답하라!

녹색세상 2010. 3. 29. 22:09

평소 초계함 안 다니는 곳에 천안함 보낸 자는 누구인가?


침몰한 해군 초계함 천안함이 사고가 난 26일 밤은 통상적인 항로를 벗어나 사고였다. 이런 해역에서 벌인 ‘작전’에 대해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를 비롯한 군 당국이 명확히 밝히지 않아, 당시 천안함이 사고 원인과 관련된 ‘특수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지 않았겠느냐는 의혹이 자꾸만 불거져 나오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29일 천안함의 배꼬리(함미)가 백령도 연화리 서남쪽 2.4킬로미터 지점에서 발견됐고, 이곳에서 오른쪽으로 183미터 떨어진 곳에서 폭발이 일어나 사고가 났다고 설명했다.

 

▲ 29일 오후 경기도 평택 제2함대사령부에서 침몰한 천안함 실종자 가족들이 인양작업과 군 당국의 수색방법과 속도에 대해 불만을 토하며 오열하고 있다. (사진:한겨레신문)


함미도 첨단 탐색 장비를 탑재했다고 자랑한 해군이 아닌 어선이 발견해 신고한 것이다. 침몰 소식을 듣고 현장으로 급파된 해군 함정은 단 한 명의 인명도 구조하지 못하고 해경이 전원 구조하는 어이없는 일까지 발생해 ‘재난에 대비가 전혀없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게 되었다. 사고 지점에 대해 해군 예비역과 현역 장병들은 “평소 초계함이 다니지 않는 항로인데, 초계함이 늦은 밤 시간에 그 항로에 들어간 이유를 모르겠다”고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한 해군 예비역 장성은 “사고 지점은 수심 30m 안팎의 바다이고 백령도에서 1~2킬로미터 떨어져 있다”며 “1200t급 초계함이 항해하기엔 바다가 너무 얕고, 왜 그렇게 백령도에 바짝 붙어 항해했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그는 “사고 지점은 300톤급인 해군 고속정이나 어선이 다니는 항로이기 때문에 초계함이 들어갈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일반적으로 백령도 등 북방한계선(NLL) 근처엔 고속정이 배치돼 북한 경비정을 상대한다.

 

규모가 크고 화력이 강한 초계함은 고속정 뒤에 배치돼 유사시 고속정을 지원한다. 이번 사건의 원인과 배경을 정확히 파악하려면 사고 당일 무슨 작전 때문에 초계함이 이례적으로 백령도에 근접했는지를 밝혀야 한다는 지적이 해군 예비역들을 중심으로 제기되는 까닭이다. 한 정보 소식통은 “북한이 이달까지 서해 북방한계선 근처에서 해안포 훈련을 하고 있는 것과, 천안함이 수행한 작전의 연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 청와대 지하벙커에서 열린 안보관계장관 회의에 참여한 이명박 대통령. 참석자 중 병역을 마친 자는 국방부 장관과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들 뿐이다. (사진 오른쪽). (사진: 청와대 제공)


김태영 국방장관 ‘서해에 기뢰 없다’…‘백령도 인근은 기뢰밭’


천안함은 1200톤급 초계함인데, 평택이 모항이므로 평상시에는 백령도 일대에서 상주하지 않는다. 백령도 일대가 2함대의 작전구역이므로 천안함은 이 해역에서 작전을 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사고 당일 무슨 작전 때문에 백령도 서남쪽에 근접했는지를 밝히는 것이 이번 사건의 배경을 파악하는 핵심이다. 더구나 수심이 얕은 백령도 인근까지 1,200톤 함정이 가야 하는 이유를 납득시키기 위해서는 이에 대한 설명이 반드시 필요하다.


김태영 국방부 장관이 29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서해에 한국군 기뢰는 없다”고 말했으나, 백령도에서 근무한 해병대 전역자는 “명백한 거짓말”이라고 지적했다. 또 김 장관은 사고 지점에 대해 “천안함이 15번 이상 지나간 지역”이라고 주장했으나 천안함과 같은 초계함(PCC) 순천함(1200톤급)에서 근무한 해군 전역자는 “초계함은 물론 고속정도 웬만해서는 지나가지 않는 길”이라고 반박했다. 전역자의 말이 맞는지 국방장관의 말이 맞는지 진실을 밝혀야 한다. (프레시안 인용)

 

▲ 김태영 국방부 장관(오른쪽)이 29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야 의원들이 천안함 사고 초기대응 부실을 거듭 지적하자 김태영 국방장관은 질의 초반엔 “해군은 해경과 긴밀히 협조해 구조작전을 폈고, 초동 조처는 비교적 완벽했다”고 답했으나 의원들의 거듭된 질타에 “해군은 나름대로 대단히 노력했으나 기뢰탐지함을 바로 투입하지 못한 점 등은 미흡한 부분이 있다”고 물러섰다. (사진:한겨레신문)

 

침몰한 천안함 인근에 있던 속초함은 사고 당시에 왜 76mm 포를 발사하였는가? 속초함이 철새 떼를 발견하고 5분 동안 76mm 포를 발사했다는 것을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냉전 시대 미국의 북미방공사령부(NORAD)가 이동경로를 바꿔서 날아오는 철새 떼를 소련의 미사일로 착각한 적이 있다는 이야기에 착안해서 뭔가를 숨기기 위해 둘러댄 이야기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새떼한테 76mm함포를 발사한 것은 소 잡을 칼을 가지고 파리한테 휘두르는 꼴이다.


속초함에는 76mm보다 작은 소형 함포도 많은데 76mm 포를 발사할 정도로 어떤 상황이 발생하고 있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그 상황은 과연 어떤 것인가? 군사훈련인지, 아니면 다른 어떤 상황이 있었나? 이를 분명히 하지 않고 새떼라고 둘러대는 것은 86년에 박종철을 고문해서 죽여 놓고 숨기기 위해 “책상을 탁 하고 치니 박종철이 억하고 쓰러졌다”는 말 이후 최대의 코미디로 그야 말로 대박이다. 총 한 발도 명령에 따라서 한 것이니 통신 기록을 보면 바로 알 수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사고가 난 3월 26일은 독수리훈련 차원에서 미 해군 이지스함 2척이 서해에서 해상 훈련 중이었다. ‘키리졸브/독수리(KR/FE)’ 훈련에서 키리졸브는 3월 18일 종료되었지만 야외기동훈련인 독수리연습은 3월 30에 마친다. 3월 26일 사고당일 서해에서 한미합동 독수리 해상훈련이 진행 중이었으므로 천안함의 풀리지 않는 의혹이 훈련과 관련된 것이라는 의혹으로 증폭될 수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해서도 속 시원한 해명이 필요하다. “해군 2함대사령부는 미 해군 이지스함 2척이 ‘한미 독수리훈련’ 참가를 위해 평택항에 입항, 해상 훈련 중에 있다”고 26일 밝혔다.



김태영 국방장관은 29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나와 “천안함 함장이 사고 해역을 15번 지나갔고, 부근 해역은 초계함이 경비하는 곳”이라며 “비상상황이라면 병사들이 전원 투입됐을 텐데 당시 근무를 마친 병사들은 휴식하고 있어 그런 가능성이 없다”고 말했다. 이는 앞에 인용한 해군 전역 관계자들의 말과 완전 다르다. 국방부가 이런 식으로 소극적 대응으로 제대로 된 원인 규명을 하지 못하니 의혹이 더욱 커지고 있다.국민들의 의혹을 하루빨리 풀기 위해서라도 2함대 사령부의 작전 일지와 통신 기록을 바탕으로 공개하면 된다.


국민들의 의혹을 말끔히 해소하지 않으면 이명박 정권은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는 사태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 지금 천안함 침몰이라는 한국의 상황에서 진실을 파헤치는 용기 있는 사람이 필요한 때이다. 인양할 때까지 시간만 질질 끌다 대충 묻어가면 된다고 착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혹여 군부 내에서 정권에 알아서 충성하느라 지방선거까지 질질끌다 ‘원인미상’으로 덮으려 든다면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 이명박 정권의 명운을 좌우할 날이 점점 다가오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덧 글: 한미합동군사훈련과 관련한 부분은 한겨레신문과 프레시안의 기사를 인용했습니다. 나머지 부분은 제가 알고 있는 군 관련 상식을 바탕으로 작성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