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평등과 인권

“끝이 없는 최시중의 막말…여기자는 직업보다 현모양처”

녹색세상 2010. 3. 19. 01:06

여기자 포럼 깜짝 방문해 ‘여성의 임무는 가정을 기반으로 해야’


막말을 사정없이 뱉어대는 이명박을 닮은 인물이 곳곳에 늘렸다. 권력이 영원한 줄 착각하는 덜 떨어진 막말 경연대회를 하는 것 같다. 방송통신위원장을 할 정도면 노망들 상태는 아닌데 망령든 노인네처럼 이명박 정권의 최고 시중꾼답게 사정없이 뱉었다. 아무리 벌어진 입이라지만 너무 했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18일 한국기자협회가 서울 제주도 서귀포 KAL 호텔에서 연 ‘2010 여기자 포럼’에서 기자들에게 “충실한 어머니와 선량한 부인만 되어도 사회에 기여하는 것”이라며 망언을 했다.

 


최 위원장은 이날 포럼에서 전재희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의 초청 강연 직후 참석해 15분 가량의 인사말을 했다. 이날 연설은 예정에 없었으나, 같은 호텔에서 열린 신문방송편집인 세미나에 참석한 최 위원장이 기자협회장의 요청에 따라 잠시 들른 것으로 알려졌다. 1절로 끝냈으면 다행이련만 최시중은 기어코 끝까지 마무리를 해야 직성이 풀리는 모양이다. 노욕이 과한 탓인지 멈출 줄 몰랐다. 그런 최시중에게 성평등 의식은 전혀 기대할 수 없었음은 물론이다.


아직도 시절이 1960년대 인줄 착각한 최시중은 처음 들어와 “이렇게 지성적이고 아리따운 여성들 가운데 있어 영광이다. 내가 다 젊어지는 기분”이라며 “여기자들이라고 해야 자식뻘이고 삼촌과 같은 마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준비된 연설문 대신 “언론계 선배로서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겠다.”며 서두를 뗐다. “나는 여성들이 직업을 가지기 보다는 ‘현모양처’가 되기를 바란다”면서 “내 딸 두 명도 이대 가정대학에 보냈고 졸업하자마자 시집을 보냈다”고 말했다.


굳이 딸이 이대를 다녔다는 걸 강조하는 대목에서는 국가기관의 위원장이 맞는지 자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막 나가는 최시중의 말을 더 들어보자. 이어서 그는 “세상에서 여성의 임무는 가정을 기반으로 하는 게 맞다”면서 “그렇지 않고는 저 출산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거의 없고 직업을 가지더라도 양육과 보육 등의 문제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이 많이 낳고 제대로 키우고 싶지 않은 젊은 부모들은 거의 없다. 키우기 버거운 현실이 문제라 출산파업을 하고 있을 뿐이란 사실을 방송통신위원장이란 사람만 모르는 모양이다. 

 

 

기어코 3절까지 다 뱉은 최시중은 “충실한 어머니와 선량한 부인만 되어도 사회에 기여하는 것”이라며 “사회 진출한 여성들이 많지만 여력이 생기면 일을 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1937년생인 그는 스스로를 “일하는 여성들이 현모양처가 되기를 바라는 세대”라고 말해 비웃음을 샀다. 망령이 들긴 확실히 든 모양이다. 낄 자리와 안 낄 자리조차, 할 말과 하지 말아야 할 말 조차 구분하지 못하는 걸 보니 노망 증상이 심각한 것 같다.


이어서 그는 “살면서 몇 가지의 행복이 있다”며 “탄탄한 남편을 만나야 하고 재물과 알맞은 일거리가 있어야 하고 행복한 자녀를 둬야 한다”는 등의 당부를 했다. 특히 그는 수차례에 걸쳐서 “가정의 행복을 위해 꼭 결혼해서 최소한 애 둘은 낳아 주십시오”라고 강조했다. 탄탄하지 못한 남편들은 죽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이러한 발언에 이날 포럼에 참석한 여기자들은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몇몇 여기자들은 최 위원장의 발언 동안 실소를 보이기도 했다.


오는 20일까지 이어지는 여기자포럼은 ‘국가 재앙 초래할 저 출산 극복과 언론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열렸다. 이에 대해 이태희 방송통신위원회 대변인은 “최 위원장이 정색하고 말한 것도 아니고 기자협회에서 인사해 달라고 해서 격의없이 이야기한 것”이라며 “본인도 70대 중반이고 하니 ‘저 출산 극복’ 등의 주제에 딸 뻘인 기자들에게 편하게 이야기한다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70대 중반이면 자기 몸 건사하기도 힘들 텐데 온갖 일에 참견하려니 얼마나 힘들지 걱정이다.


최시중의 노망 탓인지 MBC를 장악하려 혈안이 된 방송문화진흥회의 김우룡 이사장은 ‘문화방송 접수 작전’에 대해 신동아 기자에게 자랑스럽게 지껄여 개망신을 당하고 있다. 그런데 더 웃기는 말을 최시중의 대변인이 했다. 이태희 대변인은 “성 문제가 소위 전공 분야도 아니고 격의없는 분위기로 말한다고 발언하신 것을 문제 삼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대 놓고 편든다.  ‘그 나물에 그 밥’이란 말은 이런 경우를 두고 하는 것 같다. 나이를 못 속이는 최시중의 노망이 얼마나 도질지 걱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