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총 총무원장 만나 ‘불미스러운 일, 정말 죄송하다’ 전해
술 취한 경찰관이 심야에 김포 용화사 주지 지관 승려를 폭행한 사건과 관련, 강희락 경찰청장이 공식 사과했다. 강희락 청장은 9일 오전 11시30분 무렵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접견실에서 조계종 자승 총무원장을 만나 “불미스러운 일로 심려를 끼쳐 드려 정말 죄송하다”며 사과의 말을 전했다. 불교 조계종의 힘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용산에서 칠순의 문정현 신부 목을 손자뻘 되는 전경이 비튼 사건과는 대조적이다. 사건 당시 정진석 추기경은 침묵으로 일관했다.
▲ 술에 취한 경찰관들이 심야에 김포 용화사 주지 지관 승려를 폭행한 사건과 관련, 강희락 경찰청장이 공식 사과했다.(사진: 뉴시스)
자승 총무원장은 “피해 당사자가 가해자들을 용서하겠다는 의사를 전해와 종단도 본인의 뜻을 존중하려 한다”며 ”일반 시민들에게도 일어나서는 안 되는 폭행사건이 승려를 일어났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이에 강 청장은 “수년전부터 개인적으로 지관스님과 인연을 이어오던 중 사건이 일어나 더 안타깝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거듭 사과했다. 입에 발린 소리인지 지방 선거를 앞두고 여론 악화를 의식해서인지 진정성에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전두환 독재정권의 1980년 ‘10.27법란’을 부활시킨 경찰
한편, 지관스님은 지난달 19일 밤 자정쯤 용화사 앞에서 의왕경찰서 소속 김 모 경사와 경기청 전투경찰대 소속 이 모 경사로부터 폭행을 당해 부상을 입었다. 경찰의 승려 폭행사건은 지관이 불교계 4대강 운하개발 사업저지 특별대책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이명박 정부의 최대공약인 한반도대운하 저지에 앞장서온 점에 더욱 주목을 받았다. 아무리 만취했다 해도 심야에 사찰에 들어가 주지를 폭행한 것은 고의성이 매우 높다는 의혹을 받아 마땅하다.
헌법기관인 국회의원도 길바닥에 패대기치고 세상이니 말세란 말이 딱 맞는 것 같다. 이명박 정권의 무식하기 그지없는 막장 정치와, 이 정권이 영원히 이어지리라 착각하는 경찰을 비롯한 공안기관이 알아서 과잉충성을 하는 와중에서 벌어진 사건이다. 마치 1980년 전두환 군사독재 정권 때 사찰에 난입해 승려들을 무차별 짓밟은 ‘10.27 법란’이 화려하게 부활한 것 같다. 무덤에 묻힌 걸 되살리는 재주가 이명박 정권에게는 너무 많아 불상사가 자주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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