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과 생태

‘삽질 대신 일 자리를 언론악법 철폐’ 일주 경기도로 이동

녹색세상 2009. 11. 22. 12:06

 

충남 당진에서 반가운 분들의 환대를 받았습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자전거 일주임에도 많은 격려와 함께 기운을 듬뿍 실어주셔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릅니다. 1979년 박정희가 개통식을 마치고 총 맞아 죽은 삽교천 방조제를 지나 아산방조제를 넘어 경기도로 가려고 했으나 연일 불어대는 강풍과 몸이 따라주지 못해 경기도 안산으로 갔습니다. ‘아직 12월도 아닌데 내복을 챙길 필요가 있을까’ 방심했던 게 결정적인 실수인 것 같습니다. ‘한 여름에도 겨울옷을 챙겨두라’는 건설현장의 불문율을 누구보다 잘 알면서 무거운 짐 때문에 방심했습니다.

 


목감기에다 잡다한 일로 인한 스트레스로 갑자기 기운이 빠져 치료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몸을 움직일 수 없어 가까운 찜질방에 가자 바로 꿈나라로 갔습니다. 찜질방 구조가 65~70도의 고열만 있고 체온보다 조금 더운 곳이 없어 잠시 누웠다 깨기를 몇 차례 반복했는지 모릅니다. 도저히 견딜 수 없어 서산에 근무하는 후배를 불러 긴급구조 요청을 했습니다. 몸 고생이야 각오를 했기에 괜찮은데 자꾸 불필요한 일로 신경을 쓰다 보니 환절기마다 괴롭히는 목감기와 어깨를 짓누르고 팔이 아파 힘을 쓸 수 없어 고생을 했습니다.


결정하기까지 복잡할 정도로 따지는 인간이 ‘약속하면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결벽이 가져다 준 병이기도 합니다. ‘약속은 지키기 위해 있는 것’이긴 하지만 때론 상황 변화에 따라 융통성을 발휘해야 하는데 그게 잘 안 되는 게 저의 좋지 못한 습관입니다. 삽교천방조제와 아산방조제 가운데 휴게소만 있었더라면 강행했을 텐데 도중에 쉴 곳도 없는데다 바람이 연일 불어대니 차로 이동할 수 밖에 없더군요. 화성으로 가서 기아자동차노동조합에 상근하는 후배를 만나고 안산으로 가려 했는데 버스 편이 없어 부득이 하게 안산으로 갔습니다.


비싼 자전거가 아니라 아무데나 세워 놓을 수 있어 안심이 되더군요. 자전거를 세워 놓고 중학교 동기들 모임에 갔습니다. 나이 쉰 줄이지만 ‘자전거 전국 일주’가 그리 별난 게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모두들 난리더군요. 특히 여동기들이 여간 난리가 아니었습니다. 저는 무슨 이유 때문인지 잘 모르지만. ^^ ‘내가 대신 하겠다’고 말했기에 하고 있을 뿐이지 특별한 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누구라도 평소 몸 관리만 한 사람이라면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봅니다. 다만 끈질긴 것은 있어야 하겠다는 것은 절실히 느낍니다. (2009. 11. 19일 자전거 일주 28일째 경기도 안산에서)


추 신: 충남지역을 다니는데 진보신당 충남도당 안병일 위원장님을 비롯한 많은 당원들의 도움이 컸습니다. 해당 지역을 지날 때 마다 기자 회견도 주선해 주고, 뜻을 같이 하는 반가운 분들을 만나 융숭한 대접을 해 주셨습니다. 덕분에 비용을 많이 줄일 수 있었습니다. 완주하는 것으로 빚갈이 하겠습니다. 극심한 감기 몸살로 이틀 가량 일정이 늦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