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저녁에 “월요일 오전 11시 서산에서 기자회견이 있는데 같이 참석하고 같이 식사를 하는 게 어떻겠느냐”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생존이 걸린 문제로 장기간 농성을 하고 있습니다. 사람이 하는 모든 일이 살자고 하는 짓이란 건 누구나 아는 사실입니다. 그만큼 ‘밥그릇’은 소중하기 그지없습니다. 도저히 문제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아 ‘서산시장에게 도와 달라’며 호소를 했는데 시청 공무원들과 서산시의 지원을 받는 관변단체 노인들을 동원해 폭력을 휘두르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문제를 해결할 자신이 없으면 가만히 있기나 하지 보조금을 빌미로 노인들을 동원해 생존이 걸린 문제로 싸우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복날 개 끌어내듯’하는 상식 이하의 짓을 지방단체장이라는 시장이 있을 수 없는 일을 저지른 것이죠. 더 웃지 못 할 일은 공무원과 관변단체를 동원해 폭력을 휘두른 만행에 항의하는 기자회견을 함에도 불구하고 단 1명만 기자회견을 취재하러 왔습니다. 시청 기자실에 수 많은 지방지 기자들이 있음에도 취재조차 하지 않는 것은 서산시청과 얼마나 유착이 심한가를 보여주는 증거임에 분명합니다.
서산은 예로부터 충절의 고장이라고 합니다. 그런 고장의 단체장이 손자뻘 되는 노동자들을 끌어내는데 노인들을 동원하는 파렴치하기 그지없는 짓을 자행했습니다. 모가지를 끌어내려야 할 인간임에 분명합니다. 기자회견을 마치고 같이 점심을 먹었습니다. 곳곳에서 이와 유사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겠더군요. 무엇보다 언론이 정론보도는커녕 취재조차 하러 오지 않는 것을 보면서 언론의 존재 이유가 무엇인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습니다. 최소한의 시늉조차 하지 않는 언론이 언론인지 의문입니다.
서산에서 당진으로 자전거로 달렸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바람이 사정없이 반겨주어 30여 킬로미터를 가는데 얼마나 힘이 들었는지 모릅니다. 자전거 이동에 가장 강적인 바람이 당진가는 길마저 방해하더군요. 바람 때문에 일정을 수정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당진에 도착해 피시방을 찾아 작업을 하고 약속한 분들을 기다렸습니다. 처음보는 얼굴임에도 불구하고 반가이 맞아주셨습니다. 전국 자전거 일주에 기운을 듬뿍 돋우어 주고 ‘무사히 완주하라’며 격려를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자리를 옮겨 자전거 일주와 관련해 취재를 했습니다.
환경운동연합에 상근하는 분이 지역신문 기자라 ‘삽질 대신 일자리를ㆍ언론악법 철폐’ 자전거 일주를 시작하게 된 연유와 각 지역을 돌면서 느낀 이야기를 취재했습니다. 부안독립신문에 이어 두 번째 지역신문 취재였습니다. 밤이라 사진은 아침에 찍기로 했습니다. 찜질방에 자려고 했는데 현대제철에 근무하는 노동자 한 분이 집에서 하룻밤 묵도록 배려해 주셨습니다. 일요일 저녁에 좋지 않던 목은 다행히 괜찮아졌습니다. 목감기로 고생하지 않을까 걱정을 했는데 한숨 돌리게 되었습니다. (2009. 11. 16일 자전거 일주 25일째)
추 신: 서산ㆍ당진에서 진보신당 당원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잠자리도 챙겨 주고 ‘자전거 일주 꼭 완주하라’며 격려해 주셨습니다. 해당 지역을 지날 때 마다 전화해 주신 충남도당 안병일 위원장님과, 반가운 분들과 같이 만나도록 챙겨주신 당진환경운동연합 유종준 사무국장님께 고맙다는 말씀을 전합니다. ‘일일보고서’를 늦게 올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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