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과 민중

쌍용자동차 ‘협상 결렬’…사측은 공장 진입 시도

녹색세상 2009. 8. 2. 13:50

“회사가 대화 핑계 꼼수”…협상 재개 바래

헬기 순찰 시작, 선무방송도…다시 긴장감


노사 협상이 결렬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협상결과를 기다리며 농성을 이어오던 조합원들은 충격에 빠진 모습이다. 노사가 ‘끝장 교섭’ 이란 표현을 써가며 협상에 임해, 힘들지만 어떤 식으로든 절충안을 내올 것으로 기대를 해왔기 때문이다. 일부 조합원은 2일 결렬 소식이 전해지자 공장 정문을 통해 귀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조합원은 ‘충격’이란 표현을 써가며 격한 감정을 표현했다. 신아무개씨는 “회사가 먼저 협상 결렬을 선언할 줄은 몰랐다”며 “다들 충격에 빠졌다”고 말했다. 그는 “파산만큼은 막아보려 했는데 왜 회사가 결렬을 선언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 8월 2일 오전 한상균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 등 조합원 간부들이 보고대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 한겨레신문)


대부분 조합원들은 “사 쪽이 무리한 입장을 고수해 결렬에 이르렀다”며 사쪽의 협상 결렬 선언을 비난했다. 다른 조합원은 “40%만 살려주겠다면 지금까지 함께 싸워온 조합원들 간에 싸움을 일으키겠다는 건데 조합이 이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겠느냐?”라며 “무급 휴직 기간 8개월을 16개월로 늘이는 등 방법도 있는데 왜 결렬을 선언했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정 모씨는 “6:4 제안(40%만 구제하겠다는 사 쪽의 안)은 어차피 못 받아들일 수준이었다.”며 “회사가 대화를 핑계로 꼼수를 부렸다. 몇 사람 죽어나가길 바라는 것 같다”고 말해 현장의 격앙된 분위기를 느끼게 했다.


하지만 조합원들은 여전히 협상이 재개되길 기대하고 있는 눈치다. 70일 이상 계속 되어온 파업에 피로도가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고 파국만큼은 막아보자는 인식이 여전히 강하기 때문이다. 이아무개씨는 “정리해고안만 사 쪽이 고수하지 말고 대화가 재개되어 파국만큼은 막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농성장 안에서는 10시 30분부터 긴급 보고대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 참석한 조합원들은 내부동요 없이 계속 싸워 나갈 것을 서로 독려하는 모습이었다. 한상균 금속노조 쌍용차 지부장은 “우리를 마루타 삼아 계속 시험에 들게 하겠다면 이후 발생할 불상사는 책임질 수 없다”며 “정리해고 철회를 위해 ‘악으로 깡으로’ 투쟁하자”고 조합원들에게 호소했다.

 

 


이런 와중에 사측은 이에 따라 노조의 폭력과 점거파업에 대한 엄정한 법 집행을 촉구하고 이마저도 실행되지 않는다면 남은 4천600명의 임직원들이 회사를 살리기 위해 공장 진입을 시도하겠다고 밝혀 노사 간 충돌을 부추겼다. 박영태 관리인은 “청산을 전제로 한 회생 계획안은 인수합병을 전제로 한 것이 아니고 기본적으로 회사를 정리하는 수순의 하나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회사는 불법 점거파업에 대해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는 다했다. 공권력 투입 시기는 정부 당국의 몫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사측 임직원들은 노사 대표자간 협의가 진행되는 동안 협상 결렬에 대비해 공장 진입을 위한 직원 서명을 받아 왔다.


농성장에는 다시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경찰 헬기가 다시 굉음을 울리며 파업 중인 공장 위를 날아다니기 시작했고 사 쪽의 선무방송과 노조 쪽의 선무방송이 다시 교차하고 있다. 받아들이지 못할 내용을 내밀며 협상을 핑계로 경찰력 투입의 명분을 쌓아가려는 회사 측과 이명박 정권 의도가 그대로 드러났다. 정말 협상할 생각이 있다면 물과 음식이라도 들여 보내주고, 다친 사람들이 치료받을 수 있도록 의료진들이 들어갈 수 있도록 해 줘야 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봉쇄했다. 전쟁 중 적군 포로에게 조차 인도적인 조치를 취하건만 대한민국은 국민들을 고사시키는 행위를 자행하고 있다. 서울 용산 학살 보다 더 심한 집단 학살이 벌어지지는 않을지 걱정이다. (한겨레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