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와 국제

콜린 파월 전 미국무장관 ‘북한은 괴짜 아닌 최고의 협상가’

녹색세상 2009. 7. 31. 00:35

 

“북한은 괴짜도 아니고 무분별하지도 않다.”

 

콜린 파월 전 미국 국무장관이 28일(현지시간) 미국을 상대로 한 북한의 대미 협상력을 평가하고 나서 눈길을 끌었다. 파월 전 장관은 이날 CNN방송의 ‘래리 킹 라이브’에 출연해 “북한은 내가 상대해 본 가장 뛰어나고 강력한 협상가들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1기 부시 행정부에서 외교수장을 지낸 파월 전 장관은 “만일 당신이 지금까지의 북미 협상과정의 역사를 보게 되면 북한의 협상력을 발견하게 될 ”이라면서 “그들은 당신을 미치도록 만들고, 당신의 성급함을 이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왼쪽부터 콜린파월, 딕 체니 (사진:한겨레21)


그는 “북한은 지난해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됐고, 방코델타아시아에 동결됐던 2천500만달러를 돌려받았지만 아무 것도 포기하지 않았다”면서 “그들은 형편없는 정권일지 모르지지만 뛰어난 협상가들”이라고 강조해 북한 특유의 협상력을 직접 겪은 사람답게 솔직하게 털어 놓았다. 그는 이어 “북한은 쉽게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지만 이들 핵무기를 사용하지는 않을 것이고, 또 충분히 갖고 있지도 않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북한의 현 상황과 관련해서는 ‘후계 작업이 진행중’이라면서 “그들의 지도자는 점점 더 쇠약해지고, 결국에는 무대에서 사라지겠지만 권력승계가 이뤄질 때까지 그들의 정책이 바뀔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파월 전 장관은 또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에 대해서는 “내가 아는 역대 국무장관 가운데 가장 적절하게 정책 수행을 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다만 북한에 대해 외교적이지 않은 발언(10대 철부지)을 하면 그들도 똑같이 반응(소학교 여학생, 장마당 할머니)하며 그런 것을 즐긴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최근 알래스카 주지사를 사퇴한 세라 페일린 전 공화당 부통령 후보에 대해서는 ‘매혹적인 인물’로 평가하면서 지난해 대선 때는 부통령 후보로서 준비가 제대로 돼 있지 않았지만 앞으로 큰 관심을 갖고 지켜볼만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그리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라 뛰어난  협상집단임을 전임 미 국무장관이 거론한 말이라서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