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엔 ‘이명박’ 하면 떠오르는 말이 ‘신화’였다. 그러나 대선 후보를 거치면서 그가 저질렀던 탈법, 불법행위가 속속 드러나고 각종 의혹이 꼬리를 물자, 이를 변명하는 과정에서 신화는 무너지고 ‘거짓’이라는 말이 그의 상징처럼 떠올랐다. 그가 가훈을 ‘정직’이라 했으나 확인할 길이 없고, 만약 사실이라면 그는 가문의 신조를 더럽힌 셈이다. 어쨌든 그는 신화에 현혹된 유권자들의 지지에 의해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제 버릇 버리지 못했을까. 주변을 온통 의혹투성이인 인사로 채우더니 국정조차 끊임없이 겉과 속이 다른 행보를 보였다. 언행불일치도 여전했다.
그가 대통령이 된 후 주례 라디오연설을 만들어 늘 자화자찬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추락한 명예를 되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전직 대통령을 섬기겠다’고 약속했지만 입에 침도 마르기 전에 검찰은 전직 대통령의 주변을 뒤지고 있었고 결국 죽음에 이르게 했다. 전직 대통령의 도덕성을 자신보다 아래로 추락시켜 자신의 도덕성을 비교우위에 두고자 했던 시도가 실패로 끝났지만, 사과하지 않은 사실을 주목해 보자. 이명박과 서로 교감이 없었다면 어찌 검찰이 전직 대통령 사돈의 팔촌까지 집요하게 파고들 수 있었을까?
국정원과 더불어 그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은밀한 지시를 내릴 수 있는 기관이 검찰이기 때문이다. 또한 일이 성공하면 그는 정치적 전리품을 챙기며 쾌재를 부를 것이고, 일이 잘못되면 모든 책임은 검찰에 떠넘기기 때문이다. 4.29 재보선 참패와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바람에 혼비백산해 있던 그가 슬그머니 ‘근원적 처방’을 운운하더니 느닷없이 ‘중도 강화론’을 들고 나와 친서민 행보를 시작하며 그간 지독히 아껴두었던 재산환원 카드를 던지며 국정운영 주도권을 되찾으려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검찰의 고삐도 더욱 쥐어야 하기에 은밀하게 교감하기 좋은 천성관을 낙점했으나 천성관의 각종 의혹이 드러나자 차 버리고 말았다.
국정운영 주도권을 되찾기는커녕 오히려 개망신만 사는 꼴이 된 것이다. 이렇듯 이명박의 ‘꼼수정치’는 늘 역풍을 부르거나 자신의 발등을 찍곤 했다. 취임 초부터 ‘강부자 내각’이 그랬고 ‘광우병 쇠고기 파동’이 그랬고 ‘대운하’가 그랬으며, ‘남북 경색정국’과 ‘미디어법’은 역풍이 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역풍이 불면 그는 반성하는 척 하며 납작 엎드렸다가 바람이 잦아들면 또 잔꾀를 부리곤 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자신의 진정성을 몰라준다’고 직간접적으로 투덜대고 있다. 그런 의도가 아닌데 결과적으로 그렇게 흘러간다는 의미다. 그가 자주 말하는 ‘오해’와 상통한다. 과연 그럴지 의문을 갖는 사람이 한 둘이 아닐 것이다.
그가 말한 ‘정직’과 ‘반성’이 궁지에서 벗어나려는 '잔꾀'에서 나온 말이라고 대다수 국민이 인식하고 있다는 사실에 있다. MB의 ‘정직지수’를 조사한 결과는 없다. 그러나 낙제점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지지율을 묻는 최근의 여론조사는 조사기관에 따라 다르지만 20%~30%에 머물고, 국정운영에 관한 대다수의 질문에 부정적인 의견이 55%~75%에 이른다. 그가 정 억울하다면 재미있는 수학적 통계 하나를 알 필요가 있다. 코끼리 한 마리를 보여준 다음 ‘몸무게가 얼마나 될까’라는 질문을 한다. 이 경우 소수의 대답을 평균한 수치보다 다수의 대답을 평균할수록 수치가 실제 몸무게에 더 가까워진다고 한다. 이래도 오해일까? (한토마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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