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

주말 한 밤중의 지하철역 노점상 할머니.....

녹색세상 2009. 4. 25. 23:33
 

 

토요일 밤 인터넷을 통한 ‘토론자’들이자 촛불을 끄트리지 않고 지켜온 아고라 회원들과 만나 한 잔 하고 지하철을 타러 대구역 지하상가 앞을 지나다 물건을 정리하는 노점삼 할머니를 봤다. ‘어 지금 시간이 몇 시인데 장사를 한단 말인가’ 싶어 시계를 보니 밤 10시 40분이다. ‘아니 이 시간에 무슨 장사를 하는가’ 싶어 의문을 가지면서도 바빠서 지나쳤다. 연세를 보니 족히 60대 중반은 넘어 보인다. 낮도 아닌 한 밤 중에 그것도 인적이 드문 곳에서 무슨 장사가 된다고 물건을 정리하는지 의아했지만 노인들을 저렇게 내팽개치는 우리 사회를 먼저 원망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또 그 놈의 돈 타령을 할 것이 뻔하다. 삽질할 돈은 남아도는데 약자인 노인 복지를 위한 돈은 왜 없는지 나도 모르게 욕이 튀어 나왔다.

 

 

지난 10년 민주당이 집권 했을 때부터 그랬으니 물론 이명박 정권의 탓만 아니다. 그러나 문제는 갈수록 더 열악하고 악랄하기 그지없게 개악되고 있다는 것이다. 물건을 정리하는 할머니 앞의 광고판의 모델 예쁜 얼굴은 화려하기만 한데 바로 그 앞에 있는 사람은 곧 노숙인들이 자러 들어오는 곳에서 그 시간까지 한 푼이라도 벌려고 몸부림 쳐야하는 현실이 갑갑할 뿐이다. 중앙정부가 하지 않으면 지방 정부라도 나서서 대책을 세워야 하건만 빚내어 유료 도로는 내어도 복지는 나 몰라라 한다. ‘묵은 땅을 갈아엎어야 새 농사를 짓는다’는 말처럼 이 묵은 세상은 갈아엎지 않으면 해결책이 없다. 단순하고 과격해서 그런지 이 방법 말고는 다른 길이 내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 노인문제는 지금 기성세대들의 노후와 직결된 것이라 결코 남의 일로 봐서는 안 된다.

 

정책방향은 첫 단추를 잘못 끼우면 여간해서 바로 잡기 힘들다는 것은 상식이니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안 된다. 약자인 노인을 나몰라라 하지 않는 사람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아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인디언들은 노인들이 죽으면 더 슬퍼했다고 한다. 노인들의 삶의 연륜과 지혜를 존중하기 때문이다. 오늘 우리 사회가 이렇게 원칙이 없고 수고골통을 보수로 알고, 전형적인 친미보수정권인 노무현 정권을 좌파라고 우길 정도로 막혀 있는 것에 대한 책임이 나이 먹은 사람들에게 없지 않으나 우리들을 키워 주신 부모님들이다. 늙고 기운 없다고 함부로 대하거나 결코 가벼이 여겨서는 안 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