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야기

용산 살인진압 경찰에 대한 국민 분노를 왜곡하지 마라!

녹색세상 2009. 2. 12. 00:34
 

부당한 명령 거부하는 경찰 간부는 아무도 없나?

 

 

먼저 상부의 부당한 명령에 침묵하고 있는 일선 경찰 간부들에게 ‘실망했다’는 말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1980년 전남도경국장은 전두환 신군부가 시민들을 진압하라는 명령에 ‘그렇게 할 수 없다’며 맞섰습니다. 그 시절 그런 말 하다가는 어떻게 되는지 모르는 사람들은 없을 것입니다. 1968년 시위대가 일본의회에 난입한 사건이 발생하자 수상은 경시청장(경찰청장)에게 ‘시위대를 당장 끌어내라’고 명령을 했어나 ‘수상 당신이 잘못해서 그런 것인데 난 못 한다’며 거부한 사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작년 광우병 반대 촛불집회를 해산이 아닌 진압을 할 때 경찰은 어떻게 했습니까? 상부의 명령이 아닌 현장지휘관들의 자의적인 판단에 의한 사건이 엄청나게 벌어진 게 대한민국 경찰임을 국민들은 모르지 않습니다.


국민들은 경찰에게 완벽한 것을 요구하지 않았습니다. 경찰도 사람인 이상 실수가 없을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용산참사를 이야기할 때 본질을 호도하는 담론이 왜 경찰만이 일방적으로 매도당해야한다는 반론입니다. 사실 경찰의 행동은 실수라고 설명하기에는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너무 많습니다. 시너 등의 위험물질이 많은 상황에서 정확한 수치까지 파악한 경찰이 하루 만에 특공대를 투입하였습니다. 그럼 안전대책은 준비되었습니까? 실상은 최소한의 안전 확보도 없었다는 게 드러났고, 오히려 불에 기름을 붓듯 위험한 상황을 더 초래한 것으로 볼 수 밖에 없습니다.

 


추락에 대비한 안전 매트리스도 없었고, 소방차를 대기시키지도 않았으며 구급차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경찰의 물대포는 화재가 발생한 다급한 상황에서 오히려 피해상황을 더 극대화시켰을 뿐입니다. 시너 등의 물질에 가루소화기는 준비하지도 않고 물대포로 사방에서 쏘아대는 것을 이해할 수 있겠습니까? 이미 그런 위험물질이 산적해있다는 것을 파악한 경찰은 아무 준비도 안했을 뿐더러 화를 더 자초했습니다. 용역 깡패들과 합동으로 작전을 펼쳤습니다. 경찰은 부인하고 있으나 드러난 상황으로는 용역을 대동하고 장애물 제거작업을 직접 지시했습니다. 경찰이 뻔하게 드러난 것 조차 거짓말을 했습니다. 그 용역은 더구나 무허가업체로 전라도 지역의 조직폭력배들과 연계되어 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라 경찰의 관리 대상이라고 합니다.


경찰특공대의 살인진압은 이명박의 ‘화려한 휴가’

 

▲ 추운 겨울에 물대포를 잔인하게 쏘아 댄 것 자체가 이미 살인이나 다름없다. 국방의 의무를 하러 온 청년들을 ‘진압의 도구’로 사용한 것은 ‘폭력이면 된다’는 것을 가르치는 미친 짓이다.

 

고도로 훈련된 전문가인 경찰 특공대가 필요했다고 강변하면서 농성 시작한 지 하루 만에 특공대 투입을 정당화시키는 경찰이 훈련받지도 않고 통제되지도 않는 용역들과 합동으로 작전을 펼쳤다는 것은 어찌 이해해야 합니까? 지나가는 버스에 화염병이 투척되어 수십 명이 살상되었을 수도 있었다는 가정을 펼치면서 경찰의 진압은 어쩔 수 없었다는 논리는 타당하지 않습니다. 그런 위험은 거의 없었다는 것이 대부분 상황을 지켜본 사람들의 의견입니다. 검찰은 그 분들은 소환해 조사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그야말로 가제는 게 편’이란 비난을 받아 마땅합니다. 만약 그러한 위험이 실제적으로 존재했다고 양보하더라도 경찰은 얼마든지 다른 방법을 강구할 수 있었습니다. 차단벽을 설치할 수 있고 교통통제를 하는 게 경찰이 해야 할 기본적인 임무입니다.


이번 용산에서 6명의 사망은 단순히 경찰의 실수라고 치부할 수 없습니다. 상황을 냉철히 본다면 경찰의 작전은 사람의 사상에 대해 미필적 고의까지 인정될 정도입니다. 몇 명 죽어도 좋다거나 중상을 입는 사람이 있어도 묵인하겠다는 식의 강경 진압 작전으로 보입니다. 아무리 경찰의 어려운 직무수행을 이해한다고 하더라도 최소한의 준비조차 안하고 그저 가장 강력한 무력만을 앞세운 진압이었습니다. 이명박 식 법치주의의 불도저가 국민 생명까지 쓸어버리는 참사가 발생했고 그 실행은 경찰이 했습니다. 왜 경찰은 그런 위험한 상황에서 아무런 대책과 준비도 없이 마치 흉악한 테러범을 진압하듯이 밀어 붙였을까요? 왜 경찰은 중간 간부나 실제 투입되는 특공대든지, 아무도 작전이 너무나 무모하다는 것을 건의하고 항변하지 않았을까요?


우리 사회의 구조 중 특히 군대나 경찰은 밑에서 토를 달기 힘들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민의 생명이 극단적인 위험에 처하는 상황에서까지 그것을 핑계로 삼을 수는 없습니다. 위의 결정자는 영전을 위해 국민의 생명까지 빼앗을 수 있는 뻔히 보이는 위험 속에서도 무모한 작전을 지휘하고 그 아래로 중간 간부는 냉철하게 판단해 불가함을 보고하여 다른 방법을 건의하지도 않았으며, 작전 수행 부대장은 실제 상황에서 명령을 따를 수 밖에 없음을 강조하여 6명이나 사망한 것을 그저 우연히 일어난 자연재해로 치부하여 묻어둘 수는 없습니다. 화재로 죽은 사람들의 손가락이 부러지고, 두개골이 박살나고 앞니가 부러진 것은 경찰 폭력에 의한 살인으로 1980년 광주민중항쟁 당시 투입된 계엄군이 저지른 만행과 다를 바 없습니다.


사람의 죽음에 책임지지 않는 것은 조폭이나 하는 짓

 

 

사태가 이 지경임에도 불구하고 분명하게 책임질 사람이 없다는 것은 용역깡패나 다를 바 없습니다. 도대체 국민 6명이 화마에 휩쓸려서 생명을 잃었는데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도 없고 그저 죽은 사람만 안타깝고 어쩔 수 없다는 식으로 넘어간다는 게 말이 됩니까? 그럼 국가가 존재할 이유가 무엇 있습니까? 더군다나 경찰 특공대 대원 한 명도 사망했는데 그도 대한민국의 국민으로 국가의 보호를 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누가 국민들을 이 지경으로 내몰았습니까? 누가 책임져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지 억울해 할 일이 아니죠. 아무런 안전 대책 없이 무리하게 작전을 결정한 책임자들이 경찰에는 없습니까? 김석기 서울경찰청장은 보고만 받았다고 거짓말을 하다가 작전계획서에 자신이 직접 서명했음이 드러나서야 마지못해 얼버무리면서 인정하는 치졸함마저 보였습니다.


일선에서 실제 행동하는 경찰에게만 책임을 묻자는 것이 아닙니다. 물론 필요 이상의 과잉행동으로 사상의 결과를 초래한 실행자가 있다면 책임을 묻는 것은 별도로 해야 합니다. 적어도 국민 생명을 6명이나 앗아간 무모한 작전을 지시한 자에게는 책임을 물어야하지 않습니까? 적어도 김석기와 원세훈 행정안전부 장관은 결정자와 지휘자로서 정치적인 책임은 물론이려니와 사법적인 책임까지 물어야 합니다. 경찰 특공대원이 사망했는데 일선에서 직접 뛰는 경찰은 상부의 결정자들이 자신들의 신분상승을 위해 그런 무모한 작전을 펼치는 데도 분개하지 않습니까? 영전하기 위해 부하들을 죽음으로 내몰도록 강요한 사람은 오히려 그런 경찰의 상층부 아닙니까?


책임 있는 경찰 지휘자라면 적어도 상황을 냉철히 판단하고 다른 방책을 세웠어야 합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법치주의라는 허울로 국민 생명까지 아랑곳하지 않는 작전을 요구한다면 오히려 경찰청장이 앞서서 부당함을 진언하고 자신이 옷을 벗더라도 막아야하는 것 아닙니까? 생명을 잃은 국민은 누구에게 분노해야 합니까? 누구에게 우리의 분노를 표출해야 정의로운 것입니까? 또한 생명을 잃은 경찰은 누구에게 분노해야 합니까? 그것은 국민이 아닙니다. 국민은 경찰에게만 사회적 갈등의 책임을 덮어씌우고 희생양으로 삼지 않습니다.


사실왜곡은 망자에 대한 기본 예의가 아니다.


지금 용산참사에 대한 국민의 요구를 이런 식으로 왜곡하는 것은 오히려 실제 책임이 있는 자들이 원하는 것입니다. 논쟁의 대립점이 그렇게 엉뚱한 곳으로 흘러가도록 교묘히 유도하기도 합니다. 경찰 특공대원의 죽음을 슬퍼하지 않는 국민은 없습니다. 그러나 그 죽음이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국민은 많지 않습니다. 안타깝지만 그렇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생명을 잃을 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어디에 있습니까? 앞에서도 말했다시피 일신상의 영달을 위해 부하를 위험한 상황으로 내모는 위의 결정자들에 있는 것 아닙니까? 바로 국민의 주장은 그들에게 마땅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제 경찰은 복지부동할 수 밖에 없다고 항변하시는 분도 있습니다. 차라리 이런 용산참사에서는 그렇게 하는 게 정답입니다. 이명박 식 천박한 법치주의를 위해 무엇 때문에 의미도 없이 희생된답니까? 그런 위험한 상황에 도달해서 냉철한 판단으로 이 작전은 안 된다는 건의조차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무모한 작전임을 건의하고 막을 수 있는 용기가 없었다면 차라리 복지부동으로 피하는 것이 낫습니다. 그랬다면 경찰 특공대원을 포함해 6명의 국민이 희생당하는 일은 없었을 것입니다.


국민의 분노는 경찰 모두를 향한 것이 아닙니다. 그것을 분별하지 못하고 경찰 모두가 자신들에 대한 분노로 이해한다면 그것은 경찰 조직은 위와 아래까지 부당한 일이라도 서로 눈감고 덮어주어야 한다는 불법적인 조직 이기주의에 지나지 않습니다. 적어도 김석기를 비롯한 지휘자와 결정자들에게는 분명하게 잘못이 있습니다. 이에 대한 국민의 분노를 엉뚱하게 해석하여 왜곡하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이렇게 갈등의 대립을 왜곡된 곳으로 이끌려는 사람이 있다면 그 자는 분명히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고자 하는 진정 책임을 지어야 할 자이거나 사리분별 없이 피상적인 현상만을 보고 부화뇌동하는 자일 것입니다. (한토마 인용, 동영상:칼라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