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과 생태

앞산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상수리나무 위로 올라간 작은 난장이들.

녹색세상 2008. 12. 15. 15:55
 

‘나무 위 농성’은 ‘난장이’들의 절박한 몸부림


대구의 어머니산인 앞산을 지키기 위해 모인 사람들인 ‘앞산꼭지’(앞산을 꼭 지키려는 사람들)는 2008년 12월13일부터 앞산 달비골 상수리나무숲에서 무기한 ‘나무 위 농성’에 돌입했습니다. 달비골은 앞산의 골짜기 중의 하나로 무주 덕유산국립공원 만큼 많은 생물들이 서식하고 있는 생태 보존이 아주 잘 되어 있는 곳이라고 생물학자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계절의 변화가 선명하지 못한 분지인 대구에서 ‘계절의 변화’를 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아름다운 곳이기도 합니다.

 

  ▲ 생명을 살리고 앞산을 지키기 위한 첫 ‘나무 위 농성’을 시작을 한 오규섭 목사(우측)


달비골의 반대편인 파동 용두골에 선사시대 유적이 발견되어 문화재청의 ‘공사중지 명령’을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시공사인 태영건설은 앞산 용두골에서 또 벌목 작업을 강행하는 등 허술하기 그지없는 최소한의 건설관련법 조차 뭉개버리는 짓을 저지르고 있습니다. 저는 건설현장에 오래도록 일해 왔고 도시계획을 공부한 사람으로서 달비골에서 범물동까지 10.5킬로미터, 즉 25리가 넘는 거대한 구조물을 대도시 한 가운데 설치하겠다는 것은 한 마디로 ‘미친 짓’이라고 감히 말합니다. 벌써 설계 변경이 2번 있었는데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이 해 공사금액이 눈덩이처럼 늘어날지 모릅니다. 미국발 금융위기로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인 사람들이 급증하고 있는 요즘 시민들의 복지에 쓸 예산은 쥐꼬리만큼 해 놓고 이런 엉뚱한 짓거리를 자행하는 대구시는 정신 나간 행정만 해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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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관리 감독해야 할 대구시는 불법공사를 묵인해 태영건설과 끈끈한 유착의 의혹을 자꾸만 보여주고 있습니다. 김범일 대구시장은 엄청난 적자가 예상되는 민간자본유치사업인 ‘앞산터널공사’를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개최 시기에 맞추어 무리하게 추진해 자신의 치적을 남기려 하고 있습니다. 이 ‘나무 위 농성’은 법조차 무시하고 있는 태영건설과 대구시에 앞산꼭지들이 보여주는 최소한의 목소리이며 절박하기 그지없는 죽어가는 생명들을 향한 몸부림이기도 합니다.

 



난장이들의 최후 몸부림인 ‘나무 위 농성’ 이어가기로 앞산을 살리자!


무엇보다 보안이 유출되어 언제 덮칠지 모를 경찰과 대구시, 태영건설의 눈을 피해 많은 분들에게 알리지 못하고 밤 새워 농성장을 꾸렸습니다. 앞산꼭지들 중에서도 연락을 받지 못할 만큼 보안을 유지하고 추운 겨울밤, 야음을 틈타 보름달의 달빛에 의지해 농성장을 쌓아올렸습니다. 이 농성장은 건설노동 형제들이 퇴근 후 피곤한 몸을 이끌고, 동지섣달 추운 밤에 안전장치도 제대로 설치하지 못한 채 함께 해 주셨습니다. 야간 특근 수당은 ‘생명을 살리고 앞산을 지키는 것’으로 응답해야 한다고 믿기에 저희 앞산 꼭지들은 힘을 모으겠습니다.


흔쾌히 나무 위 농성 시작을 해 준 오규섭 목사님께 감사드리며 더 많은 분들이 나무 위 농성에 함께 해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이런 작은 마음을 이어간다면 앞산에 터널이 뚫리는 무식한 짓은 결단코 없을 것입니다. 농성에 함께 하지 못하는 분들도 농성자들을 위한 지원과 응원 동참할 수 있는 일이 많으니 많은 분들의 이해와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연락처 : 앞산꼭지 우충훈 상황실장 010-3543-89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