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와 국제

위기의 대북관계는 이명박 정부 왕초보 정책의 극치

녹색세상 2008. 11. 25. 23:19
 

이명박 대통령이 열 받아 해외순방귀국길에 ‘통미봉남’이란 용어는 없어져야 한다고 일갈했다. 그의 이런 아무 생각 없는 망발은 이 정부가 얼마나 대북 정책에 있어 초보인가를 보여준 극명한 사례라서 기분이 씁쓸하다. 먼저 이명박 대통령이 알아야 할 사항은 북한이라는 조직이 엄연히 미국과의 대화의 가능성이 열려있는데도 한국을 상대해야 할 이유가 없을 뿐더러 미국 역시 한국의 국익보다는 북한의 ‘핵 위협’을 제거하는 것이 그들의 외교적 목표이기 때문에 대통령 당선자의 정치적 결단으로 열린 북미 대화의 가능성을 한국의 눈치 봐 가며 미룰 이유가 없다. 그런데 무슨 한미동맹이 무슨 전가의 보도도 아니고 그저 한미관계가 돈독하니 미국과 북한이 대화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망상은 현 정권의 대북 인식뿐 만이 아니라 대미 관계도 무식하리만큼 순진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외교의 첫째 덕목은 국익의 수호인데, 취임이후 미국과의 첫 쇠고기 협상에서 국민의 건강권을 그런 식으로 무자비하게 팔아버린 정권이니 현재의 대북 및 대미관계에서 있어 왕따를 당하는 것이 무리는 아니다. 분명한 것은 이명박 대통령이 말로만 ‘통미봉남’ 당하지 않을 것이라 말을 해도 이미 이런 징후는 현실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북한입장에서는 자신들의 영도자인 김정일 위원장과 김대중ㆍ노무현 대통령의 합의사항을 헌신짝처럼 내버리며 북한을 ‘자유민주주의’로 ‘흡수 통일’하겠다는 무식하기 그지없는 발언을 여과 없이 토하는 무식한 이명박 대통령과 지금 힘들게 대화할 이유가 없다. 어차피 한국의 정권은 5년 주기로 바뀌게 되어있고 지금 정부가 이런 식으로 경우 없이 자신들을 무시하면 다음 정부와 대화하면 되기 때문이다. 미국과도 마찬가지로 말도 안 통하던 부시 정부와는 줄타기 전략으로 자신의 생존권을 사수하면서 버티다가 막판에 핵문제에 대한 타협을 이끌어 내었고 차기 미국 대통령이  핵문제 해결을 위해 대화를 먼저 제의한 마당에 이를 차버릴 이유가 전혀 없는 것이다. 주판알 튕겨 봐도 북한이 지금 한국과 대화할 이유가 없다.


반면 노무현 정권 당시 북한과 중국은 한국의 의견을 경청해 들었다. 왜냐하면 한국만이 중국과 미국 그리고 북한사이를 중재하며 실질적으로 6자회담에서 의견조율을 이끌어낸 국가였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권은 ‘좌편향 정권의 유산’을 이어받지 않겠다며 자신들이 전혀 알지 못하는 대북 문제마저도 철저한 현실 인식에 근거하기 보다는 자신들의 적대적인 대북관에 맞추어 재편하는 우를 범했다. 그 결과 한국이 6자회담에서의 영향력을 잃었음은 물론 금강산 관광 및 개성관광 중단과 판문점 직통전화도 끊기고, 이젠 한국 기업들이 투자한 개성공단마저도 제한적 출입에다 철수까지 고민해야 하는 기막힌 지경에 이르렀다. 삼성과 현대 같은 재벌도 ‘남북경제 협력강화’를 주문하는 현실과 정반대로 헛발 짓을 해대는 게 이명박 정권의 정책 기조다.

 

 

모든 원인은 북한에 대해 전혀 모르는 매파 수구인사들이 자기들 마음대로 북한정책을 꾸리면서 전 정권이 착실히 쌓아온 북한과의 신뢰를 모조리 날려 버렸다. 이젠 자신들의 국익에 따라 움직이는 미국이 북한과 대화를 시도하려하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면서, 한반도의 운명을 북한과 미국 그리고 중국의 결정에 맡기게 될 지도 모르는 실로 개탄스런 지경에 이른 것이다. 솔직히 매파 수구인사들이 북한 욕하고 진보인사들 빨갱이라고 우기는 건 봐줄만하다. 국내용이니까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 들어도 넘어 갈수 있다. 잊어버리면 되니까. 하지만 이런 식으로 북한에 대해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어설픈 작자들이 대북정책을 세움으로서 돌아오는 건 실질적인 ‘대한민국의 손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당장 매파 수구인사들의 잘못된 정책으로 한반도 평화의 상징으로 10여년을 이어오던 금강산 관광과 최근 시작한 개성관광이 중단되었으며, 이런 결과로 정치적 위험의 증가는 결국 한국기업들에게도 영향을 미쳐 금융기관들의 외화차입 불안 증가로 나타날 것이다.


그리고 외국기업들이 정치적 불안으로 한국 투자를 줄이거나 이익 송금을 본국으로 더할 것은 뻔하다. 또한 개성공단에 투자한 한국기업들도 안 그래도 불황으로 안 좋은 상황에서 공장출입마저 자유롭지 못하게 되고 이로 인한 생산차질 등은 누구한테 하소연한다는 말인가?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한 수구 매파인사들은 북한문제 모르면 제발 가만히 있기 바란다. 아무리 건설족 출신 대통령과 수구출신 정치인들이라도 할 말 못할 말은 가려서 해야 한다. 이명박 정권은 5년이지 대한민국은 지속되어야 하고 대한민국은 결국에는 북한과 공존공생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북한문제에 관한한 김대중 정부 및 노무현 정부에서 북한과의 관계개선에 실질적으로 참여했던 인사들을 중용해 정책의 연속성을 반드시 보장해야 한다. 제발 되지도 않는 말로 북한이나 자극하는 어설프기 그지없는 말과 행동은 자제하기 바란다. 경제를 망친 것도 모자라 대북관계까지 망치면 이 정권은 한국의 미래를 잘못된 방향으로 이끈 무능한 정권이라는 역사적 평가를 피해가기 어렵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제발 모르면 가만히 있는 게 도움이란 것을 알아야 한다. 그러기에 우리 조상들은 무식이 용감하다고 했다. (한토마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