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와 국제

미국대선 오바마 당선을 좋아할 일만 아니다.

녹색세상 2008. 11. 6. 00:10
 

통화스왑 금리가 마이너스인데…이젠 죽을 일만


통화교환(CRS,통화스왑) 금리가 심상치 않다. CRS 금리란 달러를 빌리고 원화를 빌려줄 때 받는 원화 고정금리이다. CRS 금리가 낮아진다는 건 원화 이자를 덜 받더라도 달러를 갖겠다는 수요가 많다는 의미로 이해하면 쉽다. 그런데 지난달 29일에 0.40%였다가 30일에는 0.60%, 31일에는 0.00%, 11월 3일에는 0.15%, 4일에는 드디어 -0.40%라니 적자 상태를 기록 중이다. 돈 빌려주는 사람이 이자를 받는 게 아니라 오히려 이자를 줘야 하는 황당한 경우를 생각해 보라. 이게 바로 이명박이 그렇게 목에 힘주어 말한 ‘외환보유고 이상 무’의 정체가 바로 그것이다. 재기랄 정말 엿 같고 황당하기 그지  없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너무 웃기는 이런 일이 과학영상 영화에서 벌어진 게 아니다. 미국과 300억 달러 통화스왑한 나라인 대한민국에서 벌어진 일이다. 더구나 한중일 3국간에 ‘통화스왑(통화교환)’을 체결해서 총 1000억 달러를 확보하려는 나라에서, 초 절정의 기가 막히고도 남을 상황이 벌어지고 말았다. 지금 남아 있다는 약 2100억 달러의 외환 보유액의 대부분이 미 국채를 위시한 유가증권일 텐데, 실제로 상각하면 얼마나 되겠는가? CRS 금리가 마이너스 상태이니 달러 가져올 때에 이자 물고, 맡겨 논 원화로 되찾아 올 때에 또 이자 내는 엿 같은 상황이 벌어진 거라면 이해가 쉽겠다. 이게 통화스왑으로도 해결되지 않는 우리나라 위기 상황의 실체다. 폭발 직전의 고요함이랄지 오바마가 당선되었다고 주가는 오르지만, 그 기쁨이 며칠이나 갈지 의문이다. 그럼 자폭할 일만 남은 것인지 지켜보면 알 수 있는 일이다.


CRS 금리가 마이너스라는 이 상황은 외국자본이 한국의 외환보유액에 대해 불신을 갖고 있어서 달러를 급하게 사들이는 경우와 시중 금융기관들이 허겁지겁 사들이는 경우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외국의 금융기관이 한국의 스왑시장에 들어오지 않고 오히려 발을 뺀다. 통화스왑 발표 이후에도 그 상황은 변함이 없다. 그래서 CRS 금리가 떨어진다는 것은 한국의 은행에 대한 신뢰가 더 추락했다는 것이다. 한국의 은행들은 달러 구하기가 더욱 어려워졌다는 게 아니면 뭐란 말인가? 이게 많은 사람들이 그동안 우려하던 외환보유고의 문제가 터지기 일보직전임을 보여준다. 지금껏 알고 있던 외환보유액 2100억 달러가 더 많이 탕진되어 훨씬 적은 외환이 남아 있는 거라야 이해할 수 있는 상황이다. 원화의 위험률이 커져서 원화를 갖지 않으려 한다는 건데, 이거는 더 이상 통화스왑으로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상상조차 하기 싫지만 1997년 굴욕적으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던 국제통화기금(IMF)구제금융 이외에는 답이 없을 것 같다. 


2MB정권의 금리인하 압력이 강해질수록 시중의 은행에서 돈은 썰물처럼 빠져나간다.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목적이므로 당연히 시중으로 은행의 자금이 흘러나간다. 이렇게 되면 은행에는 돈이 말라가고, 실물경기는 인플레이션으로 치달아가고, 심각한 재정적자는 불 보듯 뻔하고, 다시 금리 폭등으로 이루어진다는 암울한 상황이 연출될 거 같다. 그러니 개미들은 단지 참여하는 데에 의미가 있을 뿐, 시장을 이끌어가는 존재는 기관투자가와 외국자본임을 알아야 한다. 수익은 개미들이 움직인다고 발생하는 게 아니라 큰손들이 움직여야 생기는 것이고, 그래서 개미들은 항상 털리기가 쉬운 법이다.

 

정상적인 정책과는 거리가 너무도 멀리 떨어져버린, 그래서 비정상적일 수밖에 없는 건설업 위주의 경기 부양에 치중하면 할수록 외국자본은 한국에서 떠날 것이고 이로 인한 장기 불황은 필연지사가 아니겠는가. 차라리 1~2년의 짧은 경기 침체를 겪는 게 더 나을 거 같다. 경기 부양에 투입될 자금은 취약한 서민을 지원하면서, 건설업과 같은 낡은 업종보다는 새로운 성장 변화율인 환경이나 신에너지 분야에 투자함과 동시에 부동산 경기를 연착륙시켜야 하지만 이젠 그것마저 늦은 거 같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한국과 미국 사이의 통화스왑이 ‘성공’한 것이라고 아직도 믿고 있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 많을수록 단기적으로 주가는 상승할 거다. 그들을 ‘미련한 토끼’라 부르지 않을 수 없다. 외환위기의 악몽이 가져다 준 교훈처럼 부자들이야 있는 살림살이 조금 줄어든 것에 불과해 끼니 걱정 안 해도 되지만 민중들은 고난의 나날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오바마가 미국의 이익을 위한 방편의 일환으로 대북협상을 하는 것이지 한국 사정 봐 줄리 만무하다. (한토마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