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에게는 직업병이자 직업을 잃을지도 모르는 성대결절로 고생을 하다 수술을 한 백지영이 다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사십대 후반의 노땅으로 ‘백지영 왕팬(?)’인 저로서는 반갑기 그지없습니다. 사실 저는 백지영 노래 한 곡도 따라하지 못하지만 그가 노래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더군요. 여성으로서는 치욕적인 고통을 겪으면서 ‘잃어버린 10년’을 보낸 백지영에게 ‘20대’란 꽃다운 나이는 사라져 버렸지요. 그 마음의 상처가 얼마나 클지 생각만 해도 가슴이 쓰라린데 당사자의 고통은 어떠했을지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좋아서 성관계를 해 놓고도 그걸 몰래 녹화해 인터넷을 통해 퍼뜨려 한 때 자기를 사랑한 여성을 죽음의 골짜기에 처넣고 말았습니다. 그 파렴치범은 미국으로 도망가 또 성폭력 사고를 저질러 잡혀 국내 송환이 되어 구속 수감되었다고 합니다.
만일 성관계 장면이 노출된 게 문제라면 상대 남자에게도 책임을 물어야 하는 게 당연하건만 우리 사회는 남자에게는 일언반구도 하지 않고 여성에게만 ‘밝히는 년’이라며 사정없이 낙인을 찍어 버립니다. 남자가 성욕이 있으면 여자도 성욕이 있는 게 너무나도 당연하건만 그것은 음지에서만 존재할 뿐 드러내면 ‘음탕한 여자’로 보는 이중 잣대가 아직도 있다는 것은 정말 부끄러운 일이죠. 가수나 배우같은 연예인은 공인이 아닌 개인이니 그들의 사생활은 보호해줘야 합니다. 연예인의 많은 직업 중의 하나이지 공무를 맡고 있는 사람이 아님을 우린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이제 연예인들도 자신의 사생활이 노출되면 ‘난 공인이 아닌 개인이니 사생활을 보해해 달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연예인들은 직업의 특성상 사생활의 노출은 일정부분 감수해야 하지만 개인적인 문제는 보호해 줘야 우리들을 더욱 즐겁게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수술 후 새로 노래 부르는 백지영의 맹활약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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