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

고부간의 갈등보다 더 심한 갈등

녹색세상 2008. 11. 9. 00:59

 

며느리와 시어머니의 갈등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아무리 며느리가 좋아도 ‘내 아들 보다 못하다’는 게 어른들의 일반적인 정서입니다. 간혹 ‘허물 많고 부족한 내 아들을 사랑해줘 고맙다’는 분들도 있지만 극히 드문 게 사실이죠. 핏줄인 딸에게는 관대하지만 며느리에게는 깐깐한 게 대부분이라 이래저래 고부간의 갈등은 있을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이런 고부간의 갈등 보다 더 심한 게 있는데 무엇인줄 아십니까? 목사와 교인들 사이의 갈등입니다. ‘나를 따르라’는 목사들의 일방통행에 민주주의 원칙을 말하고 신학에 조금이라도 눈을 뜬 교인들은 ‘그건 아니다’며 종교 개혁 정신인 ‘만인사제주의’ 원칙을 말합니다. 지극히 상식적이고 프로테스탄트(개혁) 정신에 맞는 너무나도 당연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목사들은 칼자루를 놓지 않으려 하니 갈등은 불가피하죠. 단순한 힘겨루기인 목사와 장로들 사이는 함량미달의 유치한 싸움이지만 신학적 근거와 논리를 거론하는 원칙적인 교인들과의 갈등은 목사들이 신학의 원칙을 지키지 않는 한 해결의 실마리는 멀기만 합니다.


이런 갈등은 고부 간의 갈등보다 몇 배나 더해 대부분 원칙을 지키려는 순수한 교인들이 상처 받는 것으로 끝나는 게 한국교회의 현실입니다. 통일연대나 진보연대에 관계하는 목사들은 있어도 ‘민중운동’이나 진보신당에 함께 하지 않는 것은 수평 관계에 익숙지 않은 그들의 한계라고 저는 봅니다. 물론 ‘이름만 걸었지 활동 하는 건 아니다’고 대부분 핑계를 대지만 이름을 걸었다는 것 자체가 이미 동의를 한다는 것이죠. 단언컨대 자신의 살을 도려내는 처절한 성찰을 목사들이 하지 않는 한 이 갈등은 없어지지 않는다고 봅니다. 이런 목사들과 수시로 부딪치며 신앙생활 하려니 사람인지라 마음의 상처가 늘 남아 있습니다. 특히 운동한다는 목사와 부딪치면 그 상처는 정말 오래갑니다. 문제는 목사들이 이런 갈등은 자기중심으로 일방통행 하려는 것이죠. 교회란 틀을 깨지 않는 한 이런 갈등은 계속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