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

지만원 씨는 문근영에 대한 망발을 즉각 사과하라!

녹색세상 2008. 11. 19. 14:55
  

“모두가 모략…좌익세력의 인민재판 진행되고 있다?”


지만원 씨의 문근영에 대한 어이없는 막말을 보고 도저히 참을 수 없어 몇 자 적습니다. 먼저 글을 쓰기에 앞서 제 신분부터 공개하겠습니다. 대구에서 태어나 군대 생활 말고는 대구를 별로 벗어나지 않은 49세의 시민입니다. 우리 아버지는 한국전쟁에 참전하셨고, 바로 위 큰아버지는 장교로 전역한 덕분에 보훈병원을 이용할 경우 직계가족이라 본인 부담금 할인 혜택도 받고 있습니다. 이런 집안이다 보니 군대생활을 ‘전두환 경호부대’에서 할 정도로 보안사령부조차 ‘신원 이상 무’라고 인정했습니다. 

 

 

아무튼 우리 집안은 ‘빨갱이’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밝히면서 국민들을 웃기는 사람들이 너무 많이 나왔는데 칠순이 가까워 오는 지만원 씨 마저 이 대열에 참여해 웃기는 것으로 먹고사는 개그맨들이 직업을 잃지는 않을지 정말 걱정입니다. 이름 없이 거액을 기부해 ‘기부천사’로 밝혀진 탤런트 문근영에 대해 ‘음모론’을 제기, 논란을 빚고 있는 군사평론가 지만원씨가 “나에 대한 좌익세력의 인민재판이 진행되고 있다”고 항변하고 나섰더군요.

 

11월 18일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 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해 자기를 향해 “기부문화에 찬물을 끼얹고 아름다운 기부자를 빨치산 가족이라며 문제를 삼으면서 색깔을 씌우는데 모두가 모략”이라며 “좌익세력에 의한 인민재판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다”는 아주 시대에 뒤떨어진 주장을 했는데 ‘노망든 게 아닌가’ 하는 의혹을 받고 있는 김동길 노인의 뒤를 이어가고 있더군요. 이날 지씨는 문근영에 대한 색깔론은 인터넷과 언론들이 ‘문근영의 외조부가 통일 애국운동 열사이며 문근영은 그 외손녀’라고 표현했기 때문에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자신의 책임이 아니라고 거듭 강조하더군요.

 

그러면서 자신의 주장이 정당하다는 특유의 궤변을 늘어놓았는데 이는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란 전형적인 삼류소설이죠. 특히 문근영의 선행에 색깔론이 명예훼손이 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그렇게 말귀를 못 알아듣느냐”고 면박을 주는가하면 또 “지금 이거 나를 인신공격하려 나왔느냐” “사회자같은 분이 악성 댓글을 확산시키는 것”이라고 지나친 과민 반응했다는 소식을 듣고 제가 몸을 담고 있는 진보신당이 빨리 집권해 ‘무상진료’를 해 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거기에 한술 더해 “기부행위에 딴지를 걸 사람이 어디에 있겠느냐. 문제는 기부행위에 있는 게 아니라, 그 기부행위를 등에 업고 빨치산 집안을 훌륭한 집안이라고 미화하는 데에 있는 것”이라고 반박해 대한민국 헌법에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 국가’라고 명시한 것 조차 모르는 무식함을 용감무쌍하게 드러냈습니다. 인터넷을 통해 문근영의 외조부인 고 유낙진 선생이 비전향장기수임을 알게 됐고, 일생의 대부분을 빨치산 생활과 감옥 생활로 채웠는데 묘에는 ‘통일 애국열사 묘’라고 쓰여 있다며 “문근영의 기부 기사가 나온 13일부터 대다수 인터넷 매체에는 문양의 외조부에 대한 기사가 도배되어 있었는데 대부분이 문양의 외조부를 비판하지 않고 ”자 보아라, 문근영은 훌륭하다. 외조부가 통일운동가다. 빨치산 가문은 명문가다“ 이런 식으로 표현되어 있었다”라는 터무니없는 궤변을 늘어놓는 것을 보니 너무 유치하더군요.

 

▲ ‘김구와 안중근 오사마빈 라덴과 같은 테러리스트’라고 지껄인 지만원 박사. 국비로 유학가서 시스템 공학을 공부하고 온 사람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유치하다.


이어 “그 중 가장 영향력이 있어 보이는 것은 방송 YTN 뉴스의 14일자 동영상이었다”며 “좌익이 아닌 이상 그 동영상을 보고 어찌 속이 상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해 군사평론가로 군인 출신으로는 비교적 합리적인 인물이란 평가를 받아온 지난날의 자신의 명성에 스스로 먹칠을 하셨더구만요. 자신이 “저들은 문근영을 최고의 이상형으로 만들어놓고, 빨치산에 대한 혐오감을 희석시키고 호남에 대한 호의적인 정서를 이끌어내려는 다목적 심리전을 펴고 있다”고 표현한 것에 대해 “표현을 문제 삼을 게 아니라 내가 그 표현을 하게 된 동기를 문제를 삼아야 한다”며  우겼습니다.

 

“YTN 동영상은 문근영을 통일운동가문의 외손녀로 표현했는데 빨치산 가족이, 빨치산 가문이 명문가냐? 빨치산 가문을 명문가라고 표현하는 데에 문제를 삼은 것”이라고 거듭 강조해 자신의 사회 인식 수준이 얼마나 저급함을 드러냈습니다. 지만원 씨는 ‘좌익 메뚜기 떼들이 문근영 영웅 만들기에 혈안이 되어 있다’고 표현한 것과 관련해서는 “문근영이 외할아버지가 빨치산인데, 빨치산이 명문가문이라고 하니까 그게 혈안된 거 아니냐”고 반문한 뒤 “왜 이렇게 말귀를 못 알아듣느냐”고 면박도 하는 등 그야말로 추태 연발이었습니다. 


개인의 기부행위는 칭찬받아 마땅한 것이며 이를 집안과 연관 시켜서는 안 됩니다. 문근영의 외조부인 유낙진 선생은 교직에 있다 통혁당 사건에 연루되어 갖은 고초를 겪은 분이며, 자신의 신념을 접지 않고 오랜 세월을 감옥에서 보내다 1990년 전향서를 제출하고 19년 만에 가석방되었습니다. 1994년 김영삼 정부 때 사건 조작 의혹이 있는 ‘구국전위사건’으로 또 다시 안기부에 체포된 뒤, 재야인사들의 석방 운동에 힘입어 1999년에야 광복절 특사로 가석방되었습니다. 통혁당 사건은 유신 독재 시절 의혹사건 중의 하나입니다.

 

설사 지만원의 주장대로 문근영의 외조부가 좌익이라 할지라도 ‘빨갱이 집안’ 운운하는 것은 연좌제를 금지한 헌법의 정신과도 어긋나는 것이죠. (난 노무현을 좋아하지 않지만) 6년 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이인제가 노무현 장인의 좌익 전력을 문제 삼자 “장인이 좌익전력이 있다고 해서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 아내를 버릴 수 없다”고 연설해 박수를 받고 몰표가 나와 이인제는 바로 역풍을 맞은 사실을 모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어디 그 뿐인가요. 빨치산의 아들인 권영길 의원이 대통령선거에 출마해도 아무런 법적인 하자가 없었다는 사실을 기억조차 하지 못하는 ‘용량미달’임을 보여준 지만원의 기억력에 아낌없이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막내 딸 보다 더 어린 여성을 사정없이 ‘빨간 칠’을 해 버린 지만원 씨, 이제 연세도 칠순이 가까워 오는데 자칫하다가는 ‘노망든 노친네’란 소리 듣기 딱 좋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