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경제

개미들을 도박으로 유혹하는 증권시장의 불

녹색세상 2008. 11. 1. 23:45
 

미국의 소비 감소에 따른 실물 경기의 침체는 곧 바로 한국의 대미 수출에 먹구름을 드리운다는 건 삼척동자도 다 아는 이야기라 더 이상 시간 낭비할 필요는 없겠다. 다만 수출의존도는 높은 한국의 입장에서는 이게 엄청난 고통을 수반하기에 먼 산에 흘러가는 구름 쳐다보듯이 유유자적할 상황이 아니라는 거, 요것만은 머리 속 기억장치에 반드시 저장해 놓아야 한다. 요 며칠 주식 시장에 훈풍을 가장한 꿀물이 넘실거리고, 연일 매스컴마다 위기는 끝났다고 주가 폭등을 대서특필하면서 개미들을 유혹하고 있다. 미국과 한국의 합작 드라마 ‘통화스왑에 감춰진 진실’에 엑스트라(개미들)로 출연하여 피박 쓸 생각이 아니라면 뛰어드는 것은 화약을 안고 불 속으로 들어가는 것과 마찬가지다. 단순한 구경꾼으로는 미칠 거 같은 분들은 주식 시장에 뛰어 들어가 보시라. 그런데 이건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요즘 주식 시장은 마치 ‘바다이야기’의 도박판과 너무나 흡사하다는 사실이다. 곧 뭐가 나올 것 같이 알려 주기 때문에 그 유혹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 10월 2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정부의 은행 대외채무 지급보증안이 통과된 후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위원장실을 찾아 서병수 위원장 등에게 감사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오마이뉴스)


그래서 요즘의 주식 시장이 바다이야기와 같은 ‘도박 증시’라고 생각한다. 도박 증시에서는 잊을 만 하면 사람들의 입에서 오르내리도록 매스컴이 신나게 떠들어댄다. 대박 시세의 이야기가 전설처럼 회자된다. 미련하고 탐욕스런 개미들을 무차별적으로 유혹한다. 주식 시장에 한 번이라도 참여해 본 경험이 있는 개미들은 이런 유혹을 참기 어려울 것이다. 그렇게 정 하고 싶다면 하라. 단 두 가지의 원칙은 반드시 고수하라. 그 두 가지의 원칙이란 도박의 원칙과 완전히 동일하다. 첫째는 탐욕의 절제를 의미하는 ‘땄을 때에 적당하게 일어서라’는 것이고, 둘째는 고집의 조절을 의미하는 ‘끝까지 가면 반드시 다 잃어버린다’는 것이다. 개미는 개미가 소화할 수 있을 만큼 먹어야 하고, 공룡은 공룡의 배를 채울 수 있을 만큼 먹어야 한다. 개미가 공룡의 먹이를 욕심내면 개미는 먹다가 먹이에 깔려 죽을 거다.


그러니 개미들은 자신의 상대가 기관투자가와 외국자본이라는 공룡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들의 힘과 능력은 상상 이상이다. 세상 어느 천지에 기관투자가와 외국 자본이 개미들보다 먼저 망하겠는가. 길게 가면 그들이 반드시 개미들을 이기게 되어 있다. 아무런 대책과 원칙 없이 그들을 이기려고 덤벼드는 순간, 주식을 하는 개미들의 불행이 시작된다는 너무도 평범한 진리를 잊어서는 안 된다. 미국의 유명한 경제학자인 Jeremy Siegel 교수가 언급한 ‘성장의 함정’이라는 개념이 있다. 성장주들의 거품과 투기의 역사 중에는 나중에 알고 보면 정말 말도 안 되는 그럴싸한 말로 포장하여 개미들을 유혹하는, 진정성을 내포하기는 하지만 이미 시작부터 사기성을 함께 담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는 거다.


지금 주식 시장은 거의 대부분이 성장주라는 가면을 쓰고 있기 때문에 특히 개미들이 유혹을 참기 어렵지 않을까. 2MB정권이 정책적으로 발전시키려는 특정한 새로운 성장산업의 발전과 그 산업의 보편화에 따른 생활수준의 향상에 대한 기여는 중간에 도태된 수많은 개미들의 피를 자양분으로 해서 이루어질 게 분명하다. 쪽박과 대박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쪽박 차는 사람들이 많을수록 그런 사람을 자양분 삼아 소수의 대박꾼들이 나타난다. 그래서 쪽박과 대박의 기회는 항상 존재하고 있고, 매스컴의 영향으로 개미들은 자신이 대박의 기회를 잡을 거라는 환각에 취해 버린다. 쪽박의 가능성이 훨씬 크다는 문제를 인식하지 못하는 한, 대박의 꿈을 쫓다가 쪽박 찰 가능성은 여전히 개미들의 차지가 된다. 개미들은 개미답게 흘린 땀만큼의 행복을 맛보는 게 좋지 않는가. 욕심은 채워도채워도 끝이 없는 법이다. 톨스토이의 ‘사람에게는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한가’를 읽어보면 탐욕의 끝은 죽음임을 알게 되리라!!


이제 미국은 오바마로 정권이 바뀌게 되면 모럴 해저드에 빠진 금융기관에 대해 대대적인 수술을 가할 것이 분명하지만, 한국은 앞으로 4년 3개월을 계속해서 속이 뒤집어지는 ‘쑈’를 억지 관람해야 한다. 대학로의 ‘쑈’는 보기 싫으면 나가면 되지만, 대한민국의 ‘쑈’는 보기 싫어도 끝날 때까지 봐야 한다. 대한민국을 떠나지 않는다면 막이 내릴 때까지 졸더라도 그 자리를 지켜야 한다. 미국에서 시작된 금융위기가 실물로 전이되고, 이제 그 여파가 밀려와서 한국의 대미 수출이 어려워질 게 뻔하니까 ‘경제 위기’의 제1막 ‘통화스왑’이 끝나고 2MB정권은 ‘내수 경기의 부양’이라는 제2막을 시작하겠다고 라운드걸을 동원하고 있다. 위기가 없다고 그렇게 떠들더니 정말 급하긴 급한가 보다. 그런다고 내수가 살아날 가능성은 없어 보이지만, 어쨌든 2MB정권 기간 내내 건설로 흥하든 망하든 대한민국의 새로운 건설 역사가 시작될 것임은 자명하다. 마치 진시황의 대수로 공사나 만리장성 축조와 같이 2MB정권의 초 절정 울트라 스펙터클 환타스틱 어드벤쳐 ‘건설’이 아니겠는가? (한토마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