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악재를 만든 이명박 정권
언론마다 미국과 스와프를 한 것을 무슨 현 정부의 대단한 능력인양 찬양일색이 넘쳐납니다. 심지어 어떤 언론은 아예 스와프(통화교환)로 인해 강만수 장관 등 경제내각 교체설이 설득력을 잃고 있다는 분석까지 내놓았더군요. 아마 이런 분위기라면 이명박 대통령은 스와프가 마치 정권의 대단한 능력이 된 양 언론플레이를 해댈게 분명합니다. IMF사태(외환위기)도 사실상 언론의 무식과 무지로 인해 예측이 빗나갔다는 것일 뿐, 당시 외신들도 한국 경제위기를 우려했던 상황을 비교해보자면, 현재의 상황도 똑같습니다. 지난해 12월 이명박 후보의 당선이 알려지자마자 파이낸셜타임스 가디언 르몽드 등 유수의 외신들이 한국 경제의 암울한 미래를 예측했던 사실 다들 기억하시죠. 이 언론들이 괜한 이야기를 한 게 아닙니다. 한국경제는 정치적 상황과 매우 밀접히 연결돼 있다는 것은 상식입니다. 주식 시장이나 금융시장 모두 한쪽 댐이 붕괴되기 시작하자 일종의 도미노 현상이 일어난 겁니다. 현 정권과 일부 언론은 국제적인 금융위기 상황 때문에 한국도 어쩔 수 없이 경제위기가 닥친 것 뿐이라고 말합니다.
▲ 강만수 기획재정부장관과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10월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에서 미국발 금융위기와 관련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오마이뉴스)
그러나 경제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신문만 열심히 보신 분들이라면, 우리 경제가 국제 경제위기 상황이 온다 하여 곧바로 경제위기를 맞을 만한 상황이 아니라는 거 잘 아실 겁니다. 경제 위기와 관련해서는 다음 몇 가지로 요약됩니다. 대북관련주의 몰락입니다. 아시는 것처럼 이명박 정부는 출범하자마자 대북강경발언을 쏟아냈습니다. 최근에는 극우보수단체들의 삐라 살포 등도 있었지요. ‘통미복남’이라고 북핵문제에 있어서 남측은 아무 힘도 못쓰고 결국 북미 간 대화로 풀었지요. 그 와중에 개성공단 등 대북관련 주식들이 우수수 떨어졌습니다. 혹자는 이명박 정부의 반북대결정책을 예상한 외국투자자들은 지난해부터 이미 투자를 거둬들이기 시작했다는 말도 있더군요.
건설부문의 문제입니다. 이것은 한국경제구조의 취약성을 그대로 보여준 것입니다. 지금 건설업계 위기라죠? 여기에 9조나 되는 혈세를 퍼줄 거라고 하죠. 그런데 현재 건설업계의 위기는 건설업계 스스로 자초한 위기입니다. 구조조정 되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걸 정부가 나서서 도와주면 언젠가는 또다시 건설업계의 위기가 찾아옵니다. 똑같은 방식으로요. 아마1~2년 뒤부터는 골프장 줄도산에 따른 또 한 번의 건설업 위기가 찾아올 겁니다. 일본의 버블붕괴 사태처럼 우리나라도 비슷한 상황이 시작됐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우리나라에 골프 시장을 볼 때 적정 수는 200~300개랍니다. 그런데 현재 계획 중인 골프장까지 모두 합하면 600개나 된다고 합니다. 이 가운데 절반은 망한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지금도 지방의 골프장들은 회원권 할인에 온통 골프장 회원유치에 안달이 난 상태인데 1~2년 뒤 500개 수준의 골프장이 개장을 하게 되면 그야말로 엄청난 위기가 시작될 거란 말이지요.
세 번 째는 숫자놀이 예산 절감정책 때문입니다. 아시는 것처럼 정부는 1%도 안 되는 부자들을 위해 종합부동산세 감면 등을 통해 세수를 줄이고 거꾸로 다수의 국민들에게 거둬들이는 세금을 늘리겠다고 합니다. 거기에 각종 국토균형발전정책을 후퇴시킴으로써 혁신도시 건설이나 지방에 분산된 각종 경기활성화정책(공단조성 대형프로젝트)을 반토막내고 예산을 대폭 삭감하는 정책을 펴고 있지요. 예를 들면 호남지역의 경우 5+2광역경제권으로 재편할 경우 2개 광역을 가진 영남보다 1개 광역을 가진 호남은 1/2수준의 예산밖에 지원받지 못합니다. 광주광역시의 경우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예삭 삭감, 전남의 경우 서남해안개발프로젝트의 사업자체가 불투명한 상태라고 합니다. 공단지역에서는 수도권 규제완화로 인해 일부 기업들이 수도권 공장을 증설하고 지역에 있는 공장 등을 철수할거라는 흉흉한 소문까지 나돌고 있습니다.
전북을 보면 새만금에 당초 70%에 달하는 농지를 조성해 식량안보의 전진기지로 만들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 정부에서는 농지규모를 30%로 줄이고 공단 부지를 늘리겠다고 했죠. 그런데 인근에 있는 군장 산업단지도 분양이 안 되는 상태에서 새만금에 공단을 조성한들 수도권공장 총량제나 규제를 완화해버린 상태에서 누가 새만금에 공장을 짓겠냐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한 마디로 앞뒤가 맞지 않은 소리죠.
기획부동산은 부동산 다단계의 다른 이름입니다. 200평씩 땅 팔아서 차액 챙기고 토끼는 무슨 리치 같은 거 달고 있는 회사들이 대부분 그런 사기 행각을 벌이죠. 광운대 동영상과 비슷한 말을 많이 합니다. 이 회사들이 과거에는 종종 있었는데 지난해 하반기부터 전국 광역도시 곳곳에 우후죽순 엄청 생겨났습니다. 이 회사들이 왜 생겨났냐? 바로 대운하 때문입니다. 그들의 예상이 빗나가길 바라지만 현실로 드러나고 있어서 걱정입니다. 대운하 개발을 통한 대규모 그린벨트 해제를 예상하고 지난해부터 올까지 계속해서 땅을 팔고 있는데 요즘은 더 기승이라는군요. 마치 기획부동산들의 예언을 맞추어주려는 듯 얼마 전 정부가 대규모 그린벨트를 해제해버려서 말입니다. 문제는 기획부동산으로 인해 피해를 입는 것은 중산층 서민들이라는 겁니다.
한나라당과 정권의 정서적인 배신감입니다. 한나라당은 부자당입니다. 뭘 해도 서민들의 정서에 맞지 않습니다. 이를테면 우리가 정책을 잘못 펴서 경제가 어렵게 됐다. 우리가 나설 테니 국민들도 도와달라고 했으면 모를까, “집안 장롱에 숨겨둔 달러가 있을 거다. 그러니 내놔라”는 식으로 접근합니다.그러니 대다수 국민들은 “달러는커녕 한국 돈 구경하기도 힘든데 니들은 달러가 남아돌아 장롱에 기본적으로 100달러씩 감춰두느냐?”고 화를 내는 게 당연하지요.
외환보유고 튼튼하다더니 미국한테 달러 꾸는 뒤통수
정서적 배신감, 이게 사실은 한국경제위기의 핵심입니다. 더 큰 문제는 사회복지 예산 동결, 각종 지원 사업 축소, 공공 사회적 사업 중단 등으로 소위 말하는 정부가 돈을 풀어 유지되던 각종 경제활동이 멈추는 바람에 경기가 더 꽁꽁 얼었다는 겁니다. 정부가 추진하는 사업들, 사회복지사업 등에 돈이 풀려야 그 돈이 시장에서 돌고 사회적인 경제안전망이 유지가 되는데 예산 절감을 이유로 이런 거 다 죽여 놓고 건설사들을 위해 수조원에 달하는 혈세를 투입한다니 국민들로서는 환장할 노릇이죠. 바로 많은 외신들이 지적하듯 한국경제가 탄탄함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잘못된 정책을 세워 국민들로부터 불신을 받아 심리적인 경기위축이 현실 경제위기로 나타났다는 게 정확할 것입니다. 거기다 대통령과 장관이 듀엣으로 ‘위기다’ ‘아니다 긴장하라고 한 말이다’ ‘IMF때와 다르다’ ‘IMF사태 때보다 더 심각한 위기다’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등등의 형태로 자고 일어나면 말을 바꾸는 바람에 아예 막장까지 가버려 국민들이나 시장으로부터 아예 희망을 지워버린 것도 있습니다.
아시는 것처럼 얼마 전 까지 이 정권은 외환보유고가 탄탄하다 ‘급하면 달러를 시장에 풀겠다’는 등 호언장담했지요. 그런데 지금에 와서 미국과 스와프를 했습니다. 달러가 충분한데 왜 미국한테 달러를 꾸었을까요? 원-달러 스와프를 왜 꾸었다고 보느냐고요? 왜냐면 미국은 원화가 그렇게 필요치 않거든요. 미국이 우리 원화를 가져다가 어디에 쓰겠습니까? 그 사람들 원화 없어서 경제위기 오고 그렇지 않습니다. 그러니 상대적으로 아쉬운 것은 우리 아닙니까? 미국이 최대 주주인 IMF한테 돈 빌리는 거나 미국한테 달러 빌리는 거나 결과는 같습니다. 달러가 부족해서 일어난 결과라는 거지요. 이걸 두고 무슨 대단한 능력인양 내각교체설이 설득력을 잃었다는 둥 개소리 씹어대는 언론들이 정말 한심합니다. 당선만 되면 주가가 얼마까지 뛴다구 했죠? 아직도 거짓말을 믿습니까? 어찌됐든 이런 심리적 이반이 지속되는 이상, 이 정권하에서는 경제가 회복되기는 어려울 겁니다. 우리가 두 눈 부릅뜨고 정신 차리지 않으면 안 됩니다. (한토마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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