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

일본은 왜 한일 해저터널에 목숨을 거는가?

녹색세상 2008. 7. 24. 14:07

 

이미 남북이 예전의 경의선과 동해선 철도 연결 합의를 보았으나 이러저러한 정치적이 사안이 해결되지 않아 제대로 진척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잘 아시리라 믿습니다. 개성공단 역시 계획보다 5~6년 늦어 입주 예정 기업들은 투자시기를 놓쳐 엄청난 손해를 보았습니다. 사업은 시기가 중요한데 미국의 온갖 방해로 밀리고 말았죠. 사업이 안 될 경우 설비를 뜯어 오지 못하도록 온갖 규제를 강화하는 중국과는 달리 북한은 ‘사업이 안 될 경우 언제라도 기계를 가져 갈 수 있다’는 양해각서를 내 놓고 남한의 자본을 유치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자신들의 자존심마저 접을 정도로 북한의 경제가 어렵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증거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북한의 침략 공세’ 운운하는 돌대가리들은 이러한 기본적인 정세 분석은 아예 할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습니다. 쥐박이 처럼 자신들의 배만 채우면 되니까요.

 

남북 철도 연결은 한 마디로 남북이 서로가 남는 장사입니다. 유럽 쪽으로 수출하는 기업의 경우 배로 운송하면 몇 달이 걸립니다. 기상 조건 악화가 수시로 겹치는 바다의 특성상 제 때 납품 시기를 맞추기 어렵기고 하고, 운송 도중 큰 파도로 인해 바다에 빠뜨리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그렇지만 경의선이나 동해선 철도를 이용할 경우 중국이나 러시아를 거쳐 유럽으로 가면 길어 봐야 2~3주 정도면 가능하다고 합니다. 북한은 자기 영토를 통과하는 열차의 통관료를 받으니 끼니 걱정을 해야 하는 현재 사정으로서는 그야말로 가뭄의 단비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시아 지역의 모든 수출 물량은 물류비용 절감을 위해 한반도 철도를 이용하지 않을 수 없으니 이 보다 더 좋은 장사는 없다고 봅니다. 그러나 문제는 한반도가 전쟁이 끝난 게 아닌 ‘휴전상태’라는 불씨가 늘 살아 있다는 것이죠. 그러기에 정전협정을 폐기하고 ‘평화협정’을 체결하자고 북한이 수시로 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예전에 일제시절부터 낙인이 찍혀 고생을 하신 집안 아제가 계시는데 잘 생긴 얼굴에 좋은 성품으로 집안 모든 사람들로부터 신임이 두터운 분이었습니다. 경의선을 타고 중국 대륙을 지나 러시아로 갈 때 정말 환상적이었다고 합니다. 독립 후 ‘우리나라가 이런 일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졌다는 말씀을 청년시절부터 들었습니다. 부산항과 광양항을 이용하면 유럽으로 가는 물동량의 상당부분을 남북 종단 철도를 이용해 보낼 수 있고, 중국과 러시아 대륙을 이용한 철도 여행 또한 좋은 관광 상품이 될 수 있어 남북한은 ‘꿩 먹고 알 먹는’ 서로가 남는 장사입니다. 그런데 이런 것을 가만 두고 있을 쪽발이들이 아니죠. 난데없이 한-일 해저 터널을 들고 나와 남북 경제 교류에 찬물을 끼얹고 있습니다. 부산항이나 포항항을 거치지 않고 자신들이 바로 하겠다는 것이 일본의 속셈임은 굳이 거론할 필요조차 없습니다. 광양항에는 가장 좋은 곳에 ‘미군전용부두’가 있어 일본의 오끼나와 처럼 전쟁 물자를 실은 배가 언제나 떠 있어 어디로던 전쟁을 하러 갈 준비를 하겠다는 게 미국의 동아시아 전략입니다. 그러기에 우리가 미국과 일본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말이 잠시 어긋난 것 같습니다. 일본이 들고 나온 한-일 해저 터널을 남북한의 교류를 가로 막아 자신들이 떡 고물을 챙기겠다는 발상으로 적극 저지해야 합니다. 현 정권의 실세들이 친일파 후손들이 많기에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명박 정부 출범 후 친일파 후손들이 자기 조상들이 도둑질 한 재산 환수 소송이 급증하고 있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노무현 정권 말기 남북철도 연결 시험 운행이 있었습니만 북한의 경우 계속된 경제난으로 인해 철도 기반 시설이 매우 취약해 남한이 기술과 자본을 투입해 철도 전반에 대한 보강 공사를 해야 합니다. 북한은 인력을 제공하면 서로에게 도움이 되고 그 돈은 해외로 나가지 않고 한반도에 머물러 있으니 이야말로 서로에게 좋은 일입니다. 개성공단 노동자들의 월급은 우리 돈으로 6만원 가량 밖에 안 되니 큰 돈 들이지 않고 가능한 일입니다.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되는 것을 가장 싫어하는 게 미국과 일본이라는 것은 상식을 가진 분들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