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

물대포가 안전하다는 한승수 총리에게 제안 합니다.

녹색세상 2008. 7. 22. 17:37
 

한승수 국무총리는 18일 경찰의 촛불집회 강경 대응 방침과 관련, “진압 과정에서 물대포가 사용됐는데 이는 다른 어떤 나라의 시위 제어 방법보다 평화적인 진압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한 총리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쇠고기 협상 긴급현안질문에 출석해 “정부는 가능한 최소한의 무력을 사용하면서 시위자들의 폭력적 행위를 제한하려고 노력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앞으로 최루탄을 사용할 의향이 있느냐”는 한나라당 이인기 의원의 질문에 “국민이 생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법과 질서를 지켜나가겠다”며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다만 그는 경찰의 국회의원 폭행 문제에 대해서는 “대단히 유감”이라며 “진상 조사가 진행 중이니 조사가 끝나는 대로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7.18일 뉴시스/이현정 기자)


▲ 지난해 11월초 한미FTA 반대 집회에 참석한 시위대 해산 작전 중 경찰이 무차별적으로 쏘아대던 물대포에 맞아 신체 일부가 시퍼렇게 피멍이 들었다. (사진: 최윤석 블로그)

 

‘물대포, 타국보다 평화적 진압책’이라고 강변한 한승수 총리


연세가 우리 나이로 일흔 셋임에도 불구하고 그 시절 강원도 산골에서 태어나 대학을 졸업하고, 박사학위까지 받고 대학교수까지 했으니 공부도 많이 하셨고, 공직도 두루 지냈으니 이젠 쉬면서 노후를 보내도 될 텐데 의욕이 대단하시네요. 비록 서로가 살아온 방향은 다르지만 삶의 연륜도 누구 못지않으리라 생각하기에 한승수 총리에게 ‘대한민국 주인’인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상머슴’에게 공개 질의와 제안을 하고자 합니다. 위에서 말한 한 총리의 답변 어디에도 “국민의 권리와 생명보다 소중한 게 대한민국에 없다”는 국민존중과, 헌법 제1조에 명시한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기본적인 것조차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섬뜩한 생각이 드는 것은 제가 겁이 많아서가 아닐 것입니다. 마치 전두환 군사독재 정권 때 ‘국보위’ 시절로 시계 바늘이 되돌아 간 게 아닌가 하는 의혹을 지울 수 없습니다.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것에 불과하지 선거를 통해 당선되었다고 해서 권력을 마음대로 휘두르라고 한 법은 지금까지 제 눈으로 보지 못했습니다. 혹 그런 법이 있다면 이 기회에 알려 주시기 바랍니다.

 

국민이 낸 세금으로 먹고 사는 분이니 국민의 요구와 제안에 신속히 답변을 할 의무가 있다는 것 쯤 한승수 총리가 모르지 않을 것입니다. 왜 우리나라의 관료들은 걸핏하면 ‘사과한다’거나 ‘용서를 빈다’는 말 대신 유감(遺憾)이란 말을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유감이란 말을 국립국어원에서 발행한 국어사전에 찾아보면 “마음에 차지 아니하여 섭섭하거나 불만스럽게 남아 있는 느낌.”이라고 적혀 있다는 사실을 알고나 ‘대단히 유감’이란 말을 했는지 한 총리에게 되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손에 든 것이라고는 촛불과 팻말뿐인 평화적인 시위대를 향해 중상의 위험이 있는 물대포를 시민들을 향해 직접 쏜 진압 방식이 “어떤 나라의 시위제어 방법보다 평화적인 진압방법”이라고 분명히 답변을 했는데 그렇다면 한승수 총리와 “평화적인 진압도구”인 물대포를 같이 맞아 볼 것을 제안합니다.

 

한 총리는 1936년 12월 28일 생임에도 불구하고 국무총리직을 수행할 정도면 체력 또한 젊은 사람들 못지않게 좋으리라 생각하니 주저할 이유가 없다고 봅니다. 서울시경 명영수 경비1과장 역시 “물대포는 경찰 사용 장구 가운데 가장 안전하다. 경찰봉보다 안전하다”고 주장하는 등 국민들의 정서와는 너무 거리먼 황당하기 그지없는 주장을 늘어놓아 “그렇게 안전하다면 같이 맞아보고 3차 진료기관에 가서 이상 유무를 확인해 보자”고 제안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묵묵부답입니다. 물대포 직접 사용과 관련해 “직사라는 것은 수압이 기본적으로 제어 고정되기 때문에 신체에 전혀 피해가 없다”며 “살수차의 물이 20미터밖에 나가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직접 실험 확인하지 않을 이유가 없을 것입니다.

 

 

▲ 가능하다면 저런 시위 현장에 같이 뛰어 들어 맞아 보는 것도 더 좋을 것 같다. 한승수 총리와 명영수 서울시경 경비과장의 살신성인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까? (사진:오마이뉴스)

 

 

 총리는 물대포를 직접 같이 맞아보고 의혹을 풀어야 한다.

 

물대포 사용과 관련해 많은 의혹이 있는데 제안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묵묵부답인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습니다. 대한민국의 공직자라면 권력이나 정권보다 나라의 주인인 “국민을 섬기는 게 본연의 임무”라는 것을 모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무책임한 말을 뱉어내는 것은 공직을 수행할 기본자세가 되어 있지 않다고 볼 수 밖에 없습니다. 어떤 권력이나 국가기구도 국민의 권리와 생명보다 우선해선 안 됩니다. 그리고 국가는 ‘국민을 책임져야한다’는 사실도 전제되어야 하고요. “국가를 위해 국민이 충성해야 한다”는 낡아 빠진 유신시절의 향수에 아직 젖어 있지는 않을 줄 모르겠습니다만 언론보도를 통해 한승수 총리의 국회답변을 들어보면 전형적인 기회주의적인 속성이 그대로 묻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처럼 불리할 땐 고개를 숙이다가 자신이 좀 유리하다 싶으면 바로 고개 쳐드는 모습을 보고 있는 국민들의 억장이 얼마나 무너지고 있는지를 알아야 할 것입니다. 언론은 한승수 총리를 향해 ‘진압군 사령관’ 같다고 하던데 저 역시 상당부분 공감을 합니다.


이번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시위와 관련해 국제앰네스티(국제사면위원회)의 노마 강 무이코(Norma Kang Muico) 조사관은 18일 “촛불집회는 전반적으로 평화적으로 진행됐지만 경찰이 과도한 무력을 사용해 진압했다”고 조사 결과를 밝혔습니다. 조사관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지난 2주간에 걸친 조사 내용에 대한 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시위는 대체적으로 평화로웠지만 진압경찰이 군중을 향해 진격하거나 일부 시위대가 경찰차량을 파손하는 등의 폭력사태가 발생했다”며 특히 “경찰은 과도한 무력을 행사하면서 물대포나 소화기 같은 비살상 군중통제장치를 남용했다”고 비판을 하자마자 법무부가 국제앰네스티의 촛불집회 조사 결과 발표에 대해 “시위와 관련된 공권력 행사는 일부 과격한 폭력 행사 등 법질서 파괴 행위를 저지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에서 이뤄진 정당한 조치였다”고 반박을 하는 신속함을 보여주었는데 그 어디에도 ‘왜 국민이 불안해하고, 70여일 넘게 거리로 나온 이유’에 대해 고민하는 흔적은 전혀 찾아볼 수 없더군요.


법무부는 “심야에 수많은 시위자가 단지 청와대로 가지 못하게 한다는 이유로 경찰과 경찰버스에 쇠파이프 등으로 폭력을 행사하는 상황에서 살수차, 소화기 등을 사용한 것은 최소한의 공권력 행사이며 국제적 기준에도 부합한다.”는 황당무계한 주장도 했죠. 국제앰네스티가 요구하는 인권 수준은 기준치가 아니라 최소한의 요건임에도 불구하고 21세기인 지금까지 지키지 않는 것을 대단한 자랑으로 아는 법무부의 ‘인권의식’은 그야말로 낡아빠진 것이라는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고 봅니다. 현행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11조에 의하면 ‘청와대 100미터 앞까지 집회’를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찰과 검찰이 법을 자의적인 해석을 해 500미터가 훨씬 넘는 청운동 사무소 앞에서 어떤 것도 하지 못하게 하는 것 부터가 위법이란 사실은 이제 어지간한 중학생도 알고 있다는 사실을 법무부가 모르고 있지는 않겠죠. 청와대ㆍ법무부와 경찰의 자존심보다 국민의 권리가 우선한다는 기본조차 염두에 두지 않고 있는 자들이 국정운영을 하고 있으니 정말 지나가는 소가 웃을 일이죠.

 

물대포가 안전하다고 한 서울시경 명영수 경비1과장도 같이 하자.


할 말이 너무 많지만 공개적인 제안을 해야 하기에 제 소개를 하겠습니다. 저는 대구시 달서구 이곡동에 사는 1960년생의 신체 건강한 남성으로서 주소는 ‘대구시 달서구 이곡동 성서우체국 사서함4호’이고 누리편지는 ‘bando21@hanmail.net’입니다. 건설노동자로서 하루하루를 어렵게 살아가고 있지만 사랑스런 자식과 조카들의 앞날이 걱정되어 시간이 나면 촛불을 들곤 합니다. 저의 배후는 자식들인데 필요하다면 배후를 조사해도 됩니다. 우리 사회에 진보정당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진보신당에 입당해 작은 힘이나마 보태고 있습니다. 차 없이 생활한지 오래 되었고 자전거로 출퇴근하고 업무를 볼 정도로 체력 또한 남들 못지않습니다. 현재 내과 질환은 없으며 작년 말부터 체중 조절을 해 4개월 사이에 15킬로그램을 줄일 정도로 몸 관리에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한 총리 답변처럼 ‘어느 나라보다 안전한 시위진압장비’인 물대포라면 칠순에 접어든 사람에게도 안전해야 할 것임을 굳이 물어볼 필요조차 없을 것입니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안전한 장비를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 기회에 알릴 겸 같이 맞아보고 이상 유무를 확인해 볼 것을 인터넷이란 공간을 통해 공개적으로 제안합니다. 경비업무의 달인이라고 자타가 공인(?)하는 서울시경 명영수 경비1과장 역시 같은 날 같은 시각에 할 것을 제안합니다. 두 사람이 저와 같이 물대포를 맞아 보고 신체에 대한 이상 유무를 확인해 국민들의 물대포에 대한 많은 의혹을 풀 수 있기를 바랍니다. 답변을 꼭 기다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