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야기

100분토론, ‘양 선생 미 유학 때 쇠고기문제 체감’

녹색세상 2008. 5. 23. 20:53
 

“이명박 대통령을 투자의 고수로 비유한다면 바로 지금 이대통령은 손절매를 할 타이밍이다. 악화된 국민여론을 끝까지 쥐고 갈 생각 말고 손절매한 후 다시 좋은 시기에 투자하길 바란다.”

 

 


22일 밤 방송된 MBC ‘100분토론’에서 시청자 전화연결을 통해 화제가 된 ‘양선생’ 양석우씨. 지난 8일 같은 프로그램에 전화 출연해 ‘쇠고기 잔다르크’로 불리는 미주한인주부 이선영 씨에 이어 이번엔 양씨가 네티즌들 사이에서 화제의 ‘시청자 논객’으로 떠오르고 있다. 양씨는 23일 머니투데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봉건주의 시대에도 민심을 천심이라 했다”며 “민주주의 시대의 자칭 CEO대통령이 자신을 뽑아준 국민들의 의견을 무시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이명박 정부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전날 방송에서 이명박 정부를 자동차회사로 비유해 “국민들은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를 리콜하기 원한다”고 말하며 네티즌들로부터 ‘명쾌하고 절묘한 비유’라는 반응을 이끌었다. 23일 현재 인터넷에서는 그의 발언이 뜨거운 관심을 얻으며 ‘양 선생님 어록’으로 정리돼 등장했다.


양 씨는 이날 인터뷰에서 자신의 전공과 관련된 수학과 경영학 지식을 바탕으로 현 정부의 성장정책을 비유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한미FTA, 국민소득 4만 달러 달성 등 평균을 올리는 것보다는 표준편차와 분산을 줄이는 게 중요하다”며 “한미FTA가 시행될 경우 국민들의 소득 표준편차가 얼마나 벌어질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평소 조용한 편이고 앞에 나서는 성격은 아니라는 양씨. 하지만 그는 1998년부터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있는 조지아주립대 보험계리학과에서 유학생활을 하며 미국산쇠고기의 문제점을 여실히 느껴왔다. 최근 한인회장들이 앞 다투어 미국산쇠고기의 안전성을 말했을 때도 웃음만 나왔다고 한다. 양씨는 “유학시절 고학생으로 지내면서 한 미국인의 집에서는 3년 동안 무료로 지내기도 했다”며 “개인적으로는 미국인들에 대해 나쁜 감정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 쇠고기로 사골국도 여러 번 끓여 먹었는데 한우로 끓였을 때 나오는 국물이 아니었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양씨는 22일 밤 방송을 보다가 갑자기 말하고 싶은 것들이 생각나 수화기를 들었다. 3번의 시도 끝에 결국 전화가 연결됐고 평소 가지고 있던 소신을 가감 없이 털어놨다. 전화연결에 참여하기 이전에도 그는 이 프로그램 시청자게시판에 글을 올려 미국산쇠고기 전면수입의 문제점을 비판했다. 그는 이 글에서 “마리 앙뜨와네트가 ‘빵이 아니면 죽음을 달라’는 시민들에게 ‘고기를 먹으면 되지’라고 한 것처럼 이명박 정부는 ‘싫으면 안 먹으면 되지’라고 한다”고 썼다. 이 글을 본 다른 시청자들은 ‘명쾌한 비유’라며 스크랩을 해 가져갔다. 광주시내에서 작은 학원을 운영하고 있는 양씨는 평소 학생들에게 알기 쉽게 설명하기 위해 비유를 자주 들면서 이 같은 화법이 몸에 배었다고 한다. 끝으로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소감을 물어보자 양씨는 “이대통령이 나를 미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한마디만을 남겼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들과 어린 딸을 둔 평범한 시민 양씨. 기존매체나 전문가들에게 신뢰를 느끼지 못하는 많은 사람들은 양씨 같은 ‘시민논객’의 등장에 뜨겁게 환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