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야기

이명박 정부, ‘민주화투쟁 탄압하던 독재 연상된다’

녹색세상 2008. 5. 22. 19:50

 

“MADE IN USA에 대한 인식이 와르르 무너지는 계기가 됐다. 정부가 지나치게 대미저자세를 취한 것에 국민들이 폭발적으로 분노했다. 전통적인 국가안보는 미국이 필요하지만 국민건강과 행복권 추구에서는 걸림돌이 된다는 것이 코페르니쿠스적인 인식전환이다.”


한완상 전 대한적십자사 총재는 최근 한미 쇠고기 협상파문을 지켜보는 심경을 이같이 전했다. 한 전 총재는 10대 여중고생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문화제에 대해서도 매우 성숙한 시민의식의 발로라고 평가했다. 그는 “10대들이 폭력시위로 나가지 않고 촛불문화제로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이고 있는데도 경찰청장이 옛날식으로 대응하겠다고 나선 것은 매우 어리석은 짓”이라며 “반독재 민주화투쟁을 탄압했던 시대의 관념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못했다”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 “보통 다 터지기 어려운 게 한꺼번에 다 터졌다. 곪은 걸 다 터트리는 건 굉장한 은총일 수 있다.”고 말하는 한완상 박사.(사진:오마이뉴스)

 

민주노총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전면 재개되면 운수노조를 통해 막겠다고 나선 것에 대해서는 “국민정서가 이해하는 범위 안에서 투쟁을 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하고, “문화축제로 성숙한 21세기적 상황에서 20세기적인 노조투쟁으로 자칫 변모되지 않도록 하는 게 좋겠다”고 전했다. 한완상 박사는 곧 취임 100일을 맞이하는 이명박 정부에 대해서도 쓴 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한반도 대운하’ 사업을 대표적인 이명박식 불도저 정책의 본보기라고 꼬집고 “잘못하면 대재앙을 불러올 수 있는 대운하 사업은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명박 정부 내각인선과 관련해 “위장전입이나 부동산투기, 표절을 아주 예사롭게 생각하고 변명하는 사람들은 그동안 편법적 가치관으로 살아왔다는 것을 스스로 고백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이런 사람들이 중용됐으니 MB정부는 선진화도 아니고 실용주의도 아니다, 오히려 후진화요, 편법적 조급주의, 실적주의”라고 비판했다. 이명박 정부는 ‘정치력의 부재, 정치력 결핍증’에 걸렸다고 지적한 한 전 총재는 “국가는 주식회사가 아닌데 스스로 대한민국 주식회사 CEO라고 생각하는 대통령의 인식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아무리 노력해도 먹고 살기 힘든 사람들이 있고, 사회안전망이 있어야 살 수 있는 사람들도 많은데 그 같은 인식으로 국가를 운영한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한 전 총재는 ‘21세기의 경쟁력은 소프트파워’라며 “시대의 흐름을 모른 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불도저식 행정을 빨리 벗어나야 하며 취임 100일도 안에 한꺼번에 터진 이 위기를 오히려 은총의 기회로 여겨서 근본적으로 정책변화를 시도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진보정당은 한완상 박사의 지적을 귀담아 들어야 한다. 천편일율적인 집회와 투쟁 방식에서 대중이 함께하는 투쟁과 문화를 정착하지 않으면 영원한 소수로 전락할지 모른다. 그렇다고 투쟁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대중이 동의하고 함께 하는 투쟁의 방식을 찾자는 것이다. (오마이뉴스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