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

한미FTA 협상의 주역 김현종, 경제저격수는 아닌지?

녹색세상 2008. 4. 1. 16:57

 

국제 정세를 이해하기 위한 ‘기본적인 시각’이란 질문에 분쟁전문취재 기자인 정문태는 “전 세계 분쟁의 배후에 미국이 있다”는 것만 이해하면 “대부분의 답이 보인다”고 말했다. 사선을 넘다들며 취재를 한다는 것은 언제 목숨이 날아갈지 모르는 위험한 일이다. 그런 생사의 기로에 수시로 서 있은 사람으로서 직접 보고 들으면서 몸으로 익힌 답인 것 같다. 하기야 미국은 전쟁을 파는 장사꾼들이 모든 걸 쥐고 흔드는 ‘군산복합체’ 나라이니 당연하다.

 

 

  ▲우리말 보다 영어를 더 편하게 한다는 통상교섭의 초보자인 김현종을 전격 기용한 노무현의 저의가 의심스럽기만 하다. 

 

전쟁의 원인을 ‘문화의 충동, 종교 간의 갈등’이라고 하는 것은 정세 분석은 커녕 인식의 기본조차 모르는 무식의 극치를 드러내는 것이거나, ‘강자에 의한 수탈’이라는 정식을 덮기 위한 말장난에 지나지 않는다. 미국의 세계전략이 직접 개입인 ‘고강도 전략’에서 간접개입인 ‘저강도 전략’으로 수정을 한지 오래되었다. 저강도 전략 속에는 정치ㆍ경제ㆍ문화를 동원한 합법과 후원의 탈을 쓴 교묘한 방식까지 있음은 국제 정세에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알고 있다.


경제적인 침략에 앞장 선 자들을 ‘경제저격수’라고 부르는데 제3 세계 많은 나라를 속여 수조 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돈을 거들내고, 그 대가로 고액 연봉을 챙기는 전문가들이다. 이들은 세계은행(IBRD)과 미국국제개발처, 다른 해외 원조 기관으로부터 돈을 받아 거대 기업의 금고나 전 세계 천연자원을 손아귀에 쥔 몇몇 가문의 호주머니로 흘러가도록 조종한다. 그 과정에서 경제개발 수치 조작, 회계부정, 선거 조작, 뇌물과 협박을 통한 갈취, 섹스 등 온갖 수단을 동원한다.


이들 경제저격수의 방법이 먹히지 않으면 정보기관의 암살자들이 개입한다. 암살이 실패하면 군대를 동원하는 이른바 ‘고강도전략’을 최후의 수단으로 동원하는데 이라크 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장기전으로 갈 경우 미국 내의 반전여론으로 된서리를 맞곤 한다. ‘존 퍼킨스’가 쓴 ‘경제저격수의 고백’에 자세한 내용이 나와 있다. 경제저격수로 세계 곳곳을 누비며 ‘경제개발’이라는 미끼를 던져 걸려들면 성장률 조작 등을 통해 엄청난 빚을 떠안긴다.


관련 공사는 미국 기업에게만 주도록 하는 수법으로 돈이 미국을 떠나지 않도록 하고, 숫자상으로는 경제가 성장하지만 눈덩이처럼 늘어나는 부채로 인해 영원히 헤어나지 못하도록 해 미국의 경제적인 속국은 물론이요 국제정치에서 거수기 노릇을 하도록 만든 저자의 생생한 체험담이 기록되어 있다. 껍데기는 한국산임에도 외교관인 아버지를 따라 철저하게 미국식 교육을 받아 ‘꿈도 영어로 꾼다’는 한미FTA 협정의 주역 역할을 수행했던 당시 통상교섭본부장 김현종이 ‘경제저격수’의 역학을 수행하지 않았나 하는 의구심을 자아내게 하는 흔적을 발견하기란 어렵지 않다.


김현종은 한미FTA 협상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주미대사로 영전되었다. 자신이 다닌 사립고교의 교장으로 초빙 받은 것을 자랑스럽게 떠들 정도로 철저하게 미국에 젖은 인물이다. 자료의 부족으로 더 깊이 찾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머리 끝 부터 발끝까지 미제인 김현종을 통상교섭본부장으로 전격 채용한 노무현의 저의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통상교섭의 초보자를 책임자로 기용한 나라, 대한민국에 살고 있다는 게 한심스럽기만 하다.


덧 글: 이명박 정권이 들어선 후 삼성법무 책임자로 임명되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한미FTA협상에 삼성을 비롯한 재벌이 깊이 개입했다는 것도 밝혀졌습니다. 이건희의 처남인 홍석현을 유엔사무총장으로 추대했던 것과 김현종이 삼성에 입사한 것이 결코 우연이 아님에 분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