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

국회의원 선거 후의 고민

녹색세상 2008. 3. 6. 15:04
 

총선 준비는 커녕 창당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선거 후의 고민’을 한다는 게 좀 우습기도 하다. 진보신당이 어차피 민주노동당과 경쟁이 불가피한데 지방선거 보다 못한 연말 대선 결과는 국회의원 총선거가 그리 녹록하지 않음을 보여준 구체적인 증거라 하지 아니할 수 없다. 얼굴 팔린 ‘대중스타’가 일부 있긴 하지만 소선거구제 하의 선거가 그리 쉬운 게 아님은 선거에 대해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인정한다. 이 관문을 통과하지 않고는 대중정치인으로 입문이 불가능하다. 당원들의 직선이 아닌 추인 형태의 비례후보 역시 당선이 불투명 하기는 마찬가지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총선 돌입’을 강력하게 주장한 사람들은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으면 안 된다. 시기가 촉박하다는 상황 논리로 밀어 붙여 급조해 봉합한 상태니 잘못하면 깨지지 십상이다. ‘특별당비’ 납부 결의를 하긴 했지만 신당의 밑그림 자체가 제대로 나오지 않은 상태라 얼마나 참여할지도 의문이다. ‘3.16창당, 총선거 후 제대로 창당’을 하기 위해서라도 동의를 구하는데 필요한 조감도 조차 없는 상태에서 선뜻 동참하기가 쉽지 않은 게 분명한 현실이다. 직업군인들이 세상 물정을 전혀 모르듯 직업운동가들 역시 시민들의 정서에 둔감하기는 마찬가지다. 자신의 이러한 한계를 인정한다면 열려 있는 자세로 발전의 가능성이 있지만 ‘경험 많은 내가 잘 안다’며 남의 말 잘 듣지 않는 게 문제다.


대구에서도 3월 12일 창당한다고 하는데 진행과정이 어떻게 되는지 알 길이 없다. 시기에 너무 매달려 가장 중요한 구성원들에게 알리고 동의를 구하는 기본이 빠진 채 진행되는데 얼마나 힘이 실릴지 의문이다. 심상정의 말처럼 ‘총선 후 제대로 된 창당’을 하려면 지역 선거 결과에 대한 책임과 그 후 과정에 대한 기본적인 방향 설정이라고 해야 할 텐데 그런 소식은 전해 듣지 못 했다. ‘투쟁에는 지더라고 조직은 남는다’는 말처럼 선거에서 참패를 당해도 당원 조직만이라도 남아 있어야 하는데 정말 걱정이다. 이런 걱정 당겨 한다고 핀잔 받지는 않을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