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

천국과 너무 거리 먼 기독교 신자들

녹색세상 2008. 3. 4. 20:41
 

김 형, 한 동안 증세가 좋아져 약 안 먹고도 잠이 들곤 했는데 2월초 조그만 접촉 사고가 난 후 도져 약 안 먹고는 잠을 이룰 수가 없네요. ‘고혈압처럼 평생 약을 먹는다고 생각하라’고 해 느긋하게 생각을 하고 있긴 합니다만 그리 쉽게 마음처럼 잘 안 되더라고요. 그래도 약 안 먹고 잠을 잘 수 있었다는 게 어딥니까. 예전에 비하면 엄청나게 좋아진 것이라고 봐야죠.

 

  ▲ 생명의 강을 살리자며 걷는 기도 대열에 동참한 신자들과 이현주 목사.


어제 치료도 할 겸 증상이 어떤지 정신과 주치의사를 찾아갔습니다. 주말에 약 안 먹었더니 날밤을 세워 온 종일 나른한 게 죽을 맛이더군요. 몇 일 이런 고통 겪고 나면 밤이 겁난다는 게 실감이 가죠. 앞에 기다리는 환자가 30대 중반은 족히 넘어 보이는 사람이었는데 아버지인 듯한 분이 시간이 좀 걸린다고 ‘안 나오느냐’고 보채더군요. 전형적인 정신과 환자의 ‘가족가해자’의 모습이 연상되어 안타까웠습니다. 이왕 같이 온 거 조금만 기다리면 될 텐데 그새를 못 기다려 보채는 그 모습을 보며 어떤 양반인가 봤더니 한 성격하게 생긴 얼굴이었습니다. 모두지 웃음이라고는 안 보이는 전형적인 굳은 얼굴, 가족들 고생 꽤나 시킨 사람 같아 보였습니다.


그런데 오늘 오전 자전거로 이곡역을 지나는데 “예수사랑 대구사랑”이란 현수막을 걸어 놓고 있는 노인이 어제 그 분이었습니다. 너무나 어울리지 않는 어제의 모습과 ‘예수사랑’에 저는 온 몸이 어색해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신앙생활을 한다면 먼저 얼굴이 밝아야 할 텐데 전혀 그렇지 않았으니까요. 오려던 사람들이 도로 가겠다는 느낌 외에는 전혀 들지 않았습니다. 저런 분이 “예수 믿고 천당가라”고 한다며 누가 믿을지 의문을 갇지 않을 수 없더구만요 김 형. 저를 다시 돌아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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