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

새로운 진보정당을 꿈꾸는 동지들에게

녹색세상 2008. 2. 20. 22:15

 

‘참패’를 참패로 받아들이지 않은 민주노동당에 실망을 하고 떠나는 사람들이 많다. 과히 썰물처럼 빠져 나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 이상 민주노동당에 미련이 없지만 새로운 진보정당이 ‘도로 민주노동당’이 되지는 않을지 걱정이다. ‘40대 운동권 아저씨’들의 소수령 문화가 판쳐 젊은이들과 여성들이 오기 힘든 곳은 아닐지 정말 걱정이 앞선다. ‘주사파 나쁜 놈들’이라고 떠들지만 ‘무능한 좌파’들에 대한 반성이 안 보이니 발걸음을 옮기기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21세기인 지금까지 복식부기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정책정당을 떠들면서 ‘시장불변가격’이 무슨 말인지도 모르는 게으름으로 ‘정책대안’을 들먹이니 속내를 알고 있는 관료들이 웃는 건 너무나 당연하다. 새로운 진보정당은 인권지수가 높은 정당이지 않으면 안 된다. 약자와 소수자를 무시하지 않고 그들의 권리를 보다 소중하게 여기는 조직일 때 진짜 진보정당이다. 피해자의 인권은 무시하고 가해자의 ‘능력’을 함부로 거론하지 못하는 ‘사랑과 평화’가 넘치는 곳이어야 한다.


그러지 않고 ‘새로운 조직 건설’에 급급해 인권을 무시한다면 이명박과 다를 바 없다. 80년 대 ‘조직보위’를 들먹이며 동지라 부르던 구성원을 몇 이나 날려 버리고도 눈썹 까딱하지 않은 악랄하기 그지없던 풍토와 ‘새 조직 건설 우선’ 논리가 무엇이 다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새로운 진보정당은 폭력이 발붙이지 못하는 곳이어야 한다. 폭력은 폭력일 뿐 거기에 다른 말이 덧붙지 않아야 한다. 폭력은 한두 번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내재화 되어 있어 언제 누구에게 어떤 피해를 줄지 모르기 때문이다.


조직 내의 폭력은 조직의 단결은 커녕 상호 불신을 조장해 붕괴를 가져오기 마련이다. 뿐만 아니라 폭력을 묵인한다면 불이익을 받도록 해야 한다. 우리 사회 곳곳에 깊이 뿌리 내린 ‘침묵의 밀약’은 폭력을 묵인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진보ㆍ보수할 것 없이 철학이나 원칙보다 평소 술자리에 어울린 회수에 따라 판단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새로운 진보정당은 그 알량한 일 보다 사람을 소중하게 여기는 정당이어야 한다. 사람이 일을 하지 일이 일을 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효율성이란 미명 하게 사람을 가벼이 여긴다면 ‘소탐대실’의 결과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급하고 당장 사람 아쉽다고 만만한 사람 끌어다 무작정 일시키는 것도 재고하지 않으면 안 된다. 몇 년 일하다 지쳐나가 떨어지면 내팽개치는 것은 소모품으로 보는 것이지 사람으로 보는 게 아니다. 이것은 특별한 전문 지식이 아니라 상식이다. 상식적인 선에서 생각하고 바라보면 답이 보이건만 거창하게 포장하니 군더더기가 붙어 안 보이는 게 당연하다.